•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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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가네  
김장구

양포가는 길섶 야산 
불 지르더니 
기어이 내 가슴에 옮겨 붙여놓고
갈바람에 온통 불이 탄다

은행잎 길가에 납작 엎드리고
낙엽은 가을 산허리에 선혈을 낭자하게 흩뿌려
앙상한 가지로 서 있는
나무 앞에서 고백성사를 한다

꾸룩 꾸룩
울음 울던 까마귀 떼
하얀 구름 듬성듬성 만장을 세워 놓고
전깃줄에 줄지어 앉아
마지막 떠나는 가을을 애도한다

낙엽 타는 냄새 산허리 감싸고
연기 하늘 높이 피어오르는데
너무 매워 눈물 뚝뚝 흘린다

내 가슴 아직
불타고 있는데
삭풍은 무심히
대문 밖에서 서성거린다.

◈김장구 시인 약력◈

경주시 거주
시사모 특별회원
시사모 동인지 <내 몸을 글을 써다오>
<푸른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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