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1-2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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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군청 산림과 사람들' 촌각을 다투던 96시간, 우리가 깨어 있었던 91시간
    유정연 합천군 산불담당 주무관 지난달 28일 오후 합천군과 경북 고령군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간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숲(675ha)을 태웠다. 진화를 위해 40여 대가 넘는 헬기가 투입될 정도로 큰 산불이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이 발생한 율곡면 주민들이 연신 고생한다며 지나가는 공무원들에게 손수 만든 곶감, 직접 딴 꿀을 주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산불은 2월 28일 14시 26분 율곡면 노양리 뒷산에서 발생했다. 2월 16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메마른 상태에서 순간최대풍속 7m/s의 강한 남서풍이 불면서 불은 빠르게 번졌다. 산림과 직원들과 산불진화대원들은 28일부터 불이 마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즉시 마을 주변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시설물을 보호하고 30kg이 넘는 물짐을 지고 올라 연기가 피어오르는 현장을 뛰어다니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일반 화재와 달리 산불은 진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 취수원 등 진화 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강풍을 동반하는 밤에는 헬기 진화가 불가능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 야간 진화는 오롯이 투입된 인원들에게만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림은 가파른 산악형으로 즉각적인 접근이 곤란하고 넓게 퍼진 연기와 재로 급변하는 불의 진행 방향에 근접 진화는 아찔한 위험을 동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방공무원이 산불까지 직접 끄는지 알지 못한다. 이번 산불에서도 합천군 산림과 산불 담당자가 중심이 되어 행정안전부, 산림청, 경남도청, 소방서, 경찰서, 함양 국유림 관리사무소, 한국전력, 상하수도, 도로교통, 문화재 관련 부서 등 하루 3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으며 긴박하게 현장과 소통하고 진화작업을 이어갔다. 지난 나흘간 합천군 산림과장을 포함한 25명의 직원들에게 몇 시간의 잠도 허락되지 않았다. 촌각을 다투는 산불 현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오는 연기를 재빨리 파악하고 정확한 곳에 물을 뿌려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한순간도 자리를 비워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불이 나면 가장 먼저 연락을 받고 지도를 보며 헬기를 보낸다. 헬기가 한 차례 물을 뿌린 후 현장에서 직원들이 물짐을 지고 출발한다. 30여 명이 출발하지만 연기가 피어오른 목적지 도착 인원은 10여 명 정도다. 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헤쳐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늦어지는 직원들을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지역에 넓게 퍼진 1,000여 명 넘는 진화작업 동원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세끼 식사와 간식을 챙기는 것 역시 산림과 직원들의 몫이며, 고된 진화작업과 열악한 근무 조건의 불평의 화살받이를 모두 감내하는 것 또한 산림과 직원들의 일이었다. 정대근 산림과장을 비롯한 유정연 산불 담당자와 산림과 직원들이 나흘간 사무실에서,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것은 산림과 직원으로, 산불 담당자로서의 사명감으로 묵묵히 그 책임을 다한 것이다. 이런 내막을 알면 주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감사 인사와 손수 만든 음식들을 전하는지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노력이 소방대원들의 수고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산불을 끄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합천군 800여 명의 공무원, 50여 명의 진화 대원, 400여 명의 사회단체 등 이런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에 우리 모두가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끝으로 모니터 보고 있을테니 눈 잠깐 붙이라는 우리의 권유에 돌아온 산불 담당자의 말에 존경심을 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현장은 추운데 고생이다 아니가 나는 그래도 안에 있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3-06
  • 항공우주청, 서부경남에 유치되어야 하는 이유(상공회의소 회장 서희영)
    스페이스X, 버진 갤럭틱,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에서 민간 우주산업의 시대를 열며 전세계적으로 우주산업의 열기가 뜨겁다. 서희영 상공회의소 회장 반면,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매출액은 3조 9,000억원으로 세계 우주산업시장의 1.1%에 지나지 않으며, 발사체 기술은 미국에 비해 18년 뒤처져 있고, 매년 그 격차는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정책은 연속성이나 장기적인 계획없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진행되었는데, 이는 우주산업을 주도할 전담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에 한발짝 다가서면서 우주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하루빨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항공우주청 설립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항공산업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걸음마 단계의 우주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항공우주청 설립이 필수적인 필요조건이다. 그렇다면 항공우주청의 위치는 어디가 최선인가? 최근 대선 정국과 맞물려 우리나라도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와 같은 항공우주청을 설립해야 한다는 공약이 세간의 이슈가 되면서 대전과 경남의 유치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정치적 논리에 휩쓸려서는 안된다. 정치적 논리보다 국익에 도움이 되고 국가균형발전, 항공우주산업의 시너지효과 창출과 미래성장 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 또, 항공우주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기반이 되는 항공산업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다는 조건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경남은 항공우주산업 관련 연구 인프라가 가장 발달한 곳이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서 국내 항공우주기업의 60% 이상이 입지해 있으며, 누리호 발사에 기여한 업체의 80%가 경남에 집중돼 있다. 그리고 항공우주산업 중심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내 주요 대학교에는 항공우주 관련 학부 과정은 물론 대학원 과정까지 운영 중이다. 실제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시작이자 미래인 대한민국 대표 항공우주기업 KAI가 있고, KAI를 중심으로 KAI 우주센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우주부품시험센터, 국방기술품질원, 경남TP 항공우주센터 등 항공우주산업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연구․지원 기관이 밀집해 있다.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 종합업체인 KAI는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300여개 기업이 만든 부품 조립을 총괄했으며, 발사체의 기본이면서 가장 어려운 1단 추진체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다. 또, KAI는 군용 완제기부터 항공정비(MRO), 민수 기체구조물 제작까지 국내 항공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주 분야, 도심항공교통(UAM), 메타버스 시뮬레이터 개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 항공우주 신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경남은 항공우주산업을 국가주력사업으로 육성해 대한민국을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최적지이고, 그 중에서도 서부경남에 우주항공청이 설립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21
  • 산불예방 최선책은 주민들의 관심입니다.
    사천시 녹지공원과 산림보호팀장 윤용민 올해도 산불발생이 심상찮다.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연일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우리 도내에서만 벌써 약 20여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경남도 전역의 적설량이 전무한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부터 계속된 겨울 가뭄으로 조그마한 불씨에도 산불로 연결될 수 있는 긴박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원인 제공자를 조사해 보면 대부분이 산불 예방 홍보내용과 조심해야한다는 내용은 알고 있지만, 설마 내가 하는 행동이 산불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안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원인 중 90% 이상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산불의 시작은 자그마한 실수에서 비롯되는데, 주로 ‘논·밭두렁 태우기’와 ‘담뱃불’이 산불의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일부 무관심한 시민들에 의해 산불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5월말까지 약 7개월간의 산불예방 활동에도, 산불예방을 위한 지자체 산림당국의 노력에도 산불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다. 산림·소방당국과 지자체의 각별한 주의와 감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관심이 산불예방의 최선책이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산림 또는 산림과 근접한 100m안 지역의 밭두렁이나 폐기물 소각은 일체 금지해야 하고, 입산이 통제된 지역이나 폐쇄된 등산로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둘째, 취사·야영·흡연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산불 예방이나 감시활동은 특정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우리마을의 산불 예방 감시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산불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또,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지체없이 119나 지자체 산림부서 등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불길은 화마로 이어져 수십년간 가꾸어온 아름다운 푸른 산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린다. 한순간의 부주의가 큰 산림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항상 불조심을 생활화하고, 늘 조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18
  • 거창군 부군수 김태희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만이라도’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른바 산불 시즌이 도래했다. 봄철 건조하고 따스한 바람이 지속되는 날씨는 추운 겨울 얼어있던 심신에 생기를 불어넣는 손길로 느껴질 수 있지만,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불청객이 될 수 있다. 거창군 김태희 부군수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불 중 60%가 봄철에 발생했다는 것이 산림청 통계이다.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와 청명·한식에는 성묘객에 의한 실화, 정월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행사 등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원인들이 봄철에 몰려있다. 특히, 2~3월은 농번기 이전 농부산물·쓰레기 불법소각, 4~5월에는 따뜻한 날씨로 등산객과 산나물 채취를 위한 입산객들의 증가로 산불 발생 위험이 가장 높다. 또, 산불의 발생원인은 △입산자·성묘객 실화(37%), △농부산물·쓰레기 소각(29%), △담뱃불 실화(5%)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우리군은 산림연접지역의 주택·문화재 등 주요시설물을 보호하는『대형 산불방지 안전공간 조성사업』과 논·밭두렁 무단 소각 방지를 위한 『목재파쇄기를 이용한 농부산물 파쇄 지원사업』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군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고 소중한 산림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각 마을 단위로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실천으로 군민의 산불 예방 직접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거창군의 12개 읍·면에서는 곳곳에 산불감시원을 배치하여 순찰 및 계도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산림보호법』에 의해 산림이나 산림연접지 논·밭두렁 소각, 입산통제구역 무단침입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통해 경각심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법적, 제도적 노력도 군민들의 참여와 의식 개선 없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 군민 모두가 노력하지 않으면 수십 년간 지키고 가꾸어온 거창군의 아름다운 산림이 한순간의 작은 실수로 순식간에 시꺼먼 잿더미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이 ‘나만이라도’ 하는 책임감으로 바뀌어야 한다. 거창의 산림을 거창군민이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는가. 거창군과 거창군민이 하나가 된 마음으로 산불 예방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군의 산불 발생 제로(zero)화 달성도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09
  • 적신호 켜진 거창 영화관, 전 군민의 관심 절실해…
    거창의 유일한 영화관이 폐관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 등 때문에 자영업자 대부분이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영화관은 정부의 각종 지원에서 배제되어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알고 있다. 문화관광과 실무수습 이아현 주무관 거창의 영화관도 코로나19 이전에 매년 13만 명 이상이 영화를 관람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관람 인원이 75%가 줄어 지금 당장 임대료를 내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거창에서 나고 자란 내게 영화관은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다. 어린 시절 엄마의 손을 잡고 같이 간 중앙시네마에서 본 인생 첫 영화는 <타이타닉>이었다. 일곱 살이었던 나는 금세 잠들어 버려 어떤 내용이었는지 영화에 대한 기억은 없다. 그러나 암실에서 보물찾기 하듯 자리를 찾던 긴장감과 스크린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는 엄마의 젊은 날이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사라진 중앙시네마 앞을 지날 때면 엄마와 함께한 그날의 추억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거창에서 영화관이 사라진 일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도, 부모님이 젊었을 때도 영화관은 없어졌다. 하지만 곧 그 빈자리를 채울 영화관이 생겼고 학창 시절 영화 감상이 나의 취미가 될 만큼 가까이서 문화생활을 즐겼다. 그래서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영화관이 꼭 이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거창군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이 생각은 나뿐만이 아니라 거창군민 대다수가 공감할 거라고 믿는다. 지역에 영화관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거창군민의 문화적 자부심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 군의 유일한 영화관이 사라지게 된다면, 군민들이 상실감을 겪는 것은 물론 다른 지역과의 문화적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 걱정된다. 정부에서는 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영화관이 없는 지역에 작은 영화관 건립 및 운영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금에 대부분 의존해 운영되는 작은 영화관이 현재 거창의 영화관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창에 영화관이 없어지게 되어 영화를 보기 위해 대구나 다른 도시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불편하고 안타깝다.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이 거창에 앞으로도 계속 존립할 수 있도록 군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많은 거창군민이 연말연시 영화 한 편과 함께 가족과 아름다운 추억도 쌓고, 거창 유일의 영화관 살리기에 동참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1-12-27
  • 함양군 농축산과 농정기획담당 홍중근
    풍요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웬지 여유롭고 낭만스럽게 느껴지는 가을의 수식어다. 함양군청 홍중근 농축산과 농정기획 담당 그러나 산골 오지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벼수확이 한창인 다랭이논에서 벼베기와 타작에 일손을 거들어야 하는 수고로 이 같이 낭만적인 가을의 수식어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었다. 어린시설 온가족이 함께 다랑이 논으로 출동하여 낫으로 벼를 베고, 벼를 세우고, 볏단을 이고 지고 아슬아슬한 논두렁을 타고 산비탈 오솔길을 지나 마당에 모아 타작을 해서 비로소 방앗간에 가서 쌀을 찧었다. 그야말로 아흔아홉번의 손을 거쳐 밥상 위에 올라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다랭이논에서 나온 쌀이 진짜 무공해·친환경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논물은 오염원이 없는 청정한 계곡수를 끌어 쓰고, 기계를 사용하지 않으니 기름 노출 걱정도 전혀 없으며, 귀하고 비싼 농약은 사용할 일조차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지금 이런 다랑이논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된 쌀을 판다면 얼마를 받아야 할까? 아흔아홉번 농부의 정성이 담긴 쌀은 얼마나 큰 값을 받을 수 있을까? 우리 함양군에서는 지리산 아래 ‘마천 도마마을 다랑이논 복원’을 위해 올봄 전통방식으로 모내기를 하고 몇일전 전통방식 벼베기 체험 행사를 실시하였다. 농촌의 고령화와 경제 논리에 밀려 휴경과 타작물 재배로 인해 점차 황금들판의 풍경이 사라져 가는 요즘 다랑이논 한가득 벼가 누르게 익어가는 가을의 풍경이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다운 장관인지 이제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벼 수확에 참여한 도시민 체험자들 역시 층층이 쌓인 다랑이논 한가득 황금 물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10월의 따스한 햇살 속에서 수확의 기쁨을 맛보았다. 모내기와 벼베기는 나에게는 힘든 노동에 불과한 것이었으나 다들 행복한 얼굴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함양군이 2023년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다랑이논 사업을 추진한다면 더 넓은 면적에 더 많은 체험객이 참여하여 아름다운 옛 추억을 되새기며, 우리의 전통농업인 다랑이논도 완벽한 복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오늘은 가을햇볕이 유난히 따갑다. 나는 얼마전부터 건강을 위해 타기 시작한 자전거로 그 시절 아버지가 바지게를 지고 걷던 다랭이논 산비탈 오솔길과 논두렁으로 라이딩을 한다. 다랭이논의 추억과 애환을 생각하며....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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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지혈증약 올바르게 복용하기
    용인세브란스병원 정경주 약제팀장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남자 23.1%, 여자 21%로 10여 년 전과 비교해 2배가량 증가했다.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 또한 14.5%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지혈증은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이므로 고혈압, 당뇨병과 함께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통상 고지혈증만 앓는 사람보다 고혈압이나 당뇨, 복부비만 등이 함께 있는 사람이 많고, 이러한 경우 ‘대사증후군’이 있다고 한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공복혈당장애(또는 당뇨), 고중성지방, 낮은 HDL-콜레스테롤 등 5가지 항목 중 3가지 이상을 앓고 있는 경우를 일컫는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확률은 더 높아진다. 이렇듯 혈중의 지질 수치는 더 위험한 질환의 신호이기도 하므로 이 질환에 대하여 알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 고지혈증이란? 고지혈증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지질 성분이 혈액 내에 존재하면서 혈관 벽에 쌓이고 염증이 생겨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큰 상태를 말한다.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혈액 내에 특정 지질이 증가하여 고지혈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비만(특히 내장비만)이나 당뇨병, 식습관, 음주 등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다. 고지혈증은 약물치료와 함께 식사 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중심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지혈증 치료에는 미국이나 유럽의 치료 지침을 참고하며, 국내에서는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 발행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 지침’을 참고한다. 2022년 9월 발표된 개정 지침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다고 분류되는 관상동맥질환자,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3개 이상 동반한 당뇨환자, 표적장기손상 환자 등은 저밀도콜레스테롤(이하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55 미만으로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어, 이전보다 LDL-콜레스테롤 관리 기준이 더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고지혈증약 올바른 복용법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품 중 대표 주자는 소위 ‘스타틴’이라고 불리는데, 이 계열의 약품 성분명이 스타틴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 약은 혈중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주로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중성지방 수치도 일부 떨어뜨린다. 약의 종류와 용량에 따라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범위가 다르므로, 의사는 그 기준을 참고해 환자의 질환과 위험도에 따라 약의 종류와 용량을 정해 처방한다. 약품에 따라 저녁에 복용하는 것이 좋은 약품(로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 또는 아무 때나 일정한 시간에 복용하는 약품(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등)으로 나뉘고 하루에 한 번 복용한다. 약을 복용하는 동안 지질수치, 간기능, 근육 효소를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하는데, 이 약품을 복용하는 동안 드물게 근육 관련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을 복용하는 중에 근육통이 있다면 진료를 거쳐 검사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변비, 복통, 당뇨, 무력감이 발생할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장기간 복용해도 문제가 없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품이다. 다만, 다른 의약품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다른 질환으로 진료를 받을 때는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음을 진료 의사에게 알린다. 또 약을 복용하면서 불편한 증상이 생긴 경우 다음 진료 시 의사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틴과 함께 사용하여 LDL-콜레스테롤 저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약으로 ‘에제티미브’라는 성분의 약이 있다.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 스타틴과 복합제로 더 많이 사용하며,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재흡수를 막아서 효과를 발휘한다. 위장관 부작용 이외에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비교적 안전한 약품이다. 이 외에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 사용하는 약품으로 ‘피브레이트’ 제제가 있다. 이 약품은 간기능 이상, 피부발진, 어지러움, 근육통, 소화불량, 복통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스타틴과 같이 복용하면 근육 관련 부작용이 더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약을 먹는 동안 주의해서 살펴보고, 이전에 없던 증상이 생기거나 불편한 증상이 있는 경우 의사와 상의한다. 고지혈증 예방 수칙 많은 만성질환이 생활습관 교정을 필요로 하지만, 그중에서도 고지혈증은 식습관 개선, 운동, 체중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식사요법을 살펴보면, 탄수화물 섭취량을 적정 수준(1일 섭취 열량의 65% 이내)으로 유지하고 식이섬유를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은 1일 섭취 열량의 30% 이내에서 섭취하되, 포화지방은 7% 이내로 줄이고 불포화지방으로 섭취한다. 콜레스테롤 섭취량도 적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포화지방을 비롯한 에너지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LDL-콜레스테롤이 상승할 수 있고, 고탄수화물 식사나 과음을 하면 중성지방이 상승할 수 있다. 음식물은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만 섭취하고 통곡물, 채소류, 콩류와 생선 등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 고지혈증 환자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체중을 조절하고 칼로리를 소모하기 위해 유산소운동을 주 5회, 하루 30분 이상 실시하고, 근력 강화 운동 주 2~3회와 유연성 운동 주 2~3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물론, 체중을 줄여야 하는 경우에는 고강도 운동이 필요하다. 고지혈증 이외에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앞에서 언급한 대사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복부비만, 특히 내장비만이 되지 않도록 더욱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글 정경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한국건강관리협회 2022년 건강소식 11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11-24
  • “마창진 졸속 행정통합으로 10년 주민갈등 유발한 박완수식 행정통합을 반대한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부울경특별연합추진특위가 8일 오전 10시30분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특별연합 도민토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끝내기 무섭게 박완수 지사가 반박문을 냈다. 반박문에는 더불어민주당이 김경수 전 지사 때는 행정통합을 주장할 때는 가만있다가 박완수 지사 자신이 행정통합을 주장하자 반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담고 있다. 분명히 밝히지만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김경수 전 지사 시절에도 박완수 지사 때도 행정통합을 반대한 적이 없다. 부울경 3개 단체장의 부울경특별연합 해체 선언 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10월 13일 자 논평에서 “특별연합과 행정통합은 서로 배치하는 사업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있는 하나의 사업이다”, “부울경메가시티는 행정통합을 최종목표로 하되, 특별연합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가능하다”라고 밝힌바 있다. 오히려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지난 10월18일 지역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의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밝히지 않았던가? 박완수 지사는 전임 지사의 흔적지우기에 혈안이 되어 형식적 절차와 의회기능을 무시한 채 일방통행 식 행정 독주를 넘어, 도민의 의견을 듣고 경남 발전의 실익을 제대로 따져보자는 우리의 요구를 ‘억지주장’으로 매도하며 편 가르기에 앞장서고 있지 않은가? 우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박완수 지사에게 강력히 경고한다. “전임지사 흔적지우기를 당장 중단하고, 부울경특별연합을 정상추진하라. 330만 도민의 눈과 귀가 지켜보고 있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11-08
  • 소아청소년 비만, 누구 탓일까?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인혁 교수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과체중을 포함하면 25%정도다.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 4명 중 1명꼴이며 코로나19로 활동이 제한되면서 비만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 치료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다.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하기 쉽지 않다. 소아청소년 비만의 원인과 특징을 알아보자. 진료실에서 매일 비만 환자를 만나지만 때때로 이들을 대하고 치료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의사로서 병을 진단하고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때는 환자를 대하기가 편하지만, 비만은 치료 방법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비만 문제로 찾아오는 환자를 대할 때면 마음이 무겁다. 적게 먹기 비만 치료가 어려운 것은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생활 습관 중에서도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 어제까지 두 그릇씩 먹던 밥을 오늘부터 한 그릇만 먹기로 바꾸면 되는데 불가능에 가깝다. 매일 먹던 간식을 줄이는 것도 강한 저항에 부딪치기 일쑤다. 음식 조절이 좋은 방법이란걸 알지만 실제 매일매일 실천하려면 아이들과 끼니마다 혹은 간식을 선택할 때마다 싸워야 하는 부모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식사 습관을 바꾸는 건 그 아이가 속한 가정의 생활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아이만 식습관을 바꿔서는 안 되고 부모와 아이의 형제자매까지 한꺼번에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가족들은 즐겁게 치킨을 시켜 먹는데 비만한 아이만 못 먹게 하는 건 지속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며 아이와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 이처럼 가족 모두가 함께 바뀌지 않으면 ‘적게 먹기’를 실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많이 움직이기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불릴 만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 한 가지는 아이들이 많이 움직이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놀 때도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단 인터넷상에서 만나 게임을 한다. 밖에 나가 공놀이를 하려고 해도 축구·야구·농구 클럽에 들어가야 할 수 있다. 고학력을 강요하는 시대는 학교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아이가 비만하다고 해도 혹은 비만과 연관된 질병이 진행하고 있다고 해도 학원 수업을 빼가면서 운동을 시키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아이들도 몸을 움직이는 것보단, 인터넷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걸 더 좋아한다. 많이 움직이면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움직이지 않는 삶에 익숙한 아이를 오늘부터 갑자기 움직이게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많이 움직이기’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소아청소년 비만 진료실에 들어온 소아청소년의 비만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비만이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비만한 아이의 가정이 가지고 있는, 혹은 비만한 아이가 속한 사회가 가진 질병의 결과일 수 있다. 비만한 아이는 희생자일 뿐이다. 가정의 경우 아이와 부모의 관계 문제가 비만으로 나타날 수 있고, 부모의 식생활 패턴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해져 비만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우리나라 가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부모 모두 비만할 경우 자녀의 비만율은 54%, 부모 중 한 명이 비만한 경우 29%, 부모 모두 비만하지 않은 경우에는 18%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만한 것은 아이지만 치료 대상은 부모, 그 가정의 문화 혹은 그 사회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소아청소년 비만을 치료하기 어렵다.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 비만은 생물학적, 유전적, 문화적, 사회적, 진화적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 여기서는 정말 단적으로 진료실에서 관찰되는 부분만 강조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아청소년 비만을 바라보는 성인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의 시작은 비만한 아이 자신도 노력해야 하지만 일차적으로는 부모와 그 가족, 이차적으로는 그 아이를 둘러싼 환경, 학교나 사회에서도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60~80%가 성인 비만으로 연결된다는 강력한 증거가 많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5년, 10년 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고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비만 치료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이 나와 있다. 수많은 다이어트 식품과 음식, 운동과 건강을 지키는 데 필요한 다양한 인프라가 조성되어 있다. 안타까운 점은 이익이 되는 부분에는 적극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는 눈을 감아버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정크푸드 광고, 학교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호식품 등에 대해서는 자유시장경제에 맡겨버린다. 아이들을 둘러싼 상황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만에 서서히 젖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비만한 소아청소년을 만났을 때 단순히 저 아이가 게으르거나 먹을 것을 너무 좋아해서 뚱뚱해졌나보다 하고 넘기기보다는 우리가 함께 어떤 노력을 해야 아이들이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비만한 아이와 이야기하다 보면 알게 된다. 비만 치료가 이 아이 한 사람의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것을. 글 정인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2년 건강소식 10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11-03
  • '조용한 사직'이라니?
    '조용한 사직'이라니? 허성원 신원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바람이 심상치 않다. MZ세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중국과 미국을 거쳐 세계로 퍼지고 있다고 한다. 사직이라 하지만 실제로 퇴사하는 건 아니고, 규정을 지키면서 정해진 시간 동안 주어진 일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직장 문화이다.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여 정신 건강과 삶의 질을 더 추구하며, 직장의 업무 방해를 목적으로 하는 태업이나 준법투쟁과는 다르다. 아무래도 소득이 줄게 될 것이니, 그에 맞추어 쓰고자 하는 소비문화도 함께 하게 된다. 중국어로는 반듯이 드러눕는다는 뜻의 탕핑(躺平)이라 한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노동력의 약 절반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직장인은 개인의 행복을 유보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혹은 미덕으로 여겼다. 치즈 조각을 보상받기 위해 무한히 달리는 쥐 경주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에 대한 반동으로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등장하였다. '조용한 사직'은 좀 과격한 워라밸의 모습이다. 이에 대해 몇 가지 불편한 점이 느껴진다. 첫째는 일과 삶을 무리하게 나누려는 인식이다. 워라밸은 일과 삶을 각각 저울의 양 끝에 올려놓고 치우침이 없도록 하자는 말이다. 그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일은 삶이 아니고 삶은 일이 아니며, 한 쪽은 행복이고 다른 쪽은 고통이라는, 그런 이분법적 사고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 논리는 일과 삶을 서로 반대편에 서서 대척하는 가치라고 보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어찌 삶에서 일이 완전히 분리될 수 있는가. 일이 삶의 의미나 행복의 동기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둘째는 열정의 문제다. 조용한 사직은 일에 대한 열정을 버리라고 강요한다. 그런데 열정 없는 직장인을 원하는 기업이 있는가. 그런 열정 없는 조직원들로 이루어진 조직이 경쟁력을 지키며 생존할 수 있기는 한가. 그렇기에 결국 조용한 사직은 개인이나 조직의 지속가능성에 치명적이며, 그래서 오래 지켜지기 어렵다. 셋째, 아무리 좋게 표현해도 조용한 사직은 불성실에 가깝다. “지극히 성실하면서도 남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자는 아직 없었으며, 성실하지 않으면서 남을 감동시키는 자 역시 아직 없었다.” 맹자의 말이다. 직장은 사람들을 널리 만나고 그 관계가 성숙되는 곳이다. 불성실한 자가 어찌 좋은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겠으며, 좋지 않은 인간관계로 어찌 행복을 보장 받겠는가. 넷째는 가장 중요한 ‘일의 의미’다. 솔제니친의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서, 주인공 슈호프는 벽돌을 쌓는 일을 맡는다. 모르타르가 혹한에 얼지 않도록 반죽 팀과 벽돌쌓기 팀은 손발을 맞춰 빠르게 작업해야 한다. 양 팀 사이에 은근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이제 슈호프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눈부신 햇살을 받고 있는 눈 덮인 벌판도, 신호를 듣고 몰려나와 작업장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죄수들도, 아침부터 파고 있던 구덩이를 아직껏 파지 못하고 또 그곳으로 걸어가는 죄수들도..“ 그렇게 혼신의 노력으로 일을 끝내고 나서도 슈호프는 일터를 그저 떠나지 못한다. ".. 쌓아 놓은 벽을 살펴보지 않고는 그냥 갈 수가 없는 성미다. 그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서서 쑤욱 훑어본다. 그만하면 괜찮다. 이번에 벽을 따라서 왼쪽, 오른쪽을 번갈아 가며 휜 곳이 없나를 살핀다. 그의 눈 한쪽은 수준기나 진배없다. 반듯하다! 솜씨가 예전 그대로다." 그 절망의 환경에서 슈호프는 그토록 신명을 바쳐 일한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경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의 의미’였다. 벽돌공인 슈호프에게 있어 벽돌쌓기는 정체성인 동시에 자존적 행위이다. 그 ‘의미’가 있었기에 그는 잠시나마 죄수로부터 해방되어 영혼의 자유를 누렸다. 그래서 슈호프에게 있어 일은 곧 삶이요 존재의 이유다. 이처럼 ‘일의 의미’는 자존적 인간만이 누리는 고귀한 가치다. 그것의 박탈은 큰 고통을 수반한다. 그리스 신화의 시지프스는 바위를 코린토스 산에 굴려 올리는 벌을 받는다. 다 올린 바위는 아래로 굴러 떨어지니, 다시 굴려 올려야 한다. 그 의미 없는 일이 무한 반복되는 가혹한 형벌이다. 그런데 ‘조용한 사직’은 자신의 ‘일의 의미’를 스스로 버리거나 박탈하려 애쓰는 노릇이 아닌가. 일의 의미를 잃은 직장생활은 시지프스의 형벌에 비유될 수 있다. 스스로의 자존을 자해적으로 파괴하면서 삶과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니, 진정 불가해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11-02
  • ‘책임회피’ 이상민 행안부 장관 사퇴하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연일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하고 있다. 진보당 경남도당 로고 이 장관은 처음엔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인 것은 아니었다"고 했었고, 어제도 "경찰과 소방 인력 배치 부족이 사고 원인이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155명이 사망한 최악의 참사에 대한 안일한 인식에다가 '행정 공백'을 부정하는 것인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이태원 참사는 정부와 지자체가 사전에 대비만 충분히 했어도 막을 수 있던 참사였다. 이 장관은 참사 당일 현장에 경찰 인력을 증원 배치했다고 했지만, 배치된 경찰관들은 마약 등 범죄 예방에 치중했을 뿐이다. 수많은 인파가 비좁고, 가파른 골목에 밀집되었음에도 경찰은 시민을 보호하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 정부는 축제 주최 측이 없다는 변명을 하고 있지만, 재해와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헌법에 적시된 국가의 의무다. 이 장관은 책임 회피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섣부른 예측이나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미리 대처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상식적인 질문에 '선동'이라는 딱지를 붙이며 '침묵'을 강요하는 파렴치한 발상이다. 대체 누가 어떤 선동을 했다는 것인가. '행정 공백'이라는 참사의 본질을 흐리고, 자신에게 쏠리는 화살을 돌리려는 시도였다면,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할 뿐이다. 이 장관의 발언을 옹호한 대통령실도 어이없긴 마찬가지다. 국민의 생명을 무한 책임지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로, 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존재 이유는 없다. 책임 회피에 급급한 이 장관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 무엇보다 참사에 대해 경찰과 지자체 책임론이 커지고 있는 지금, 재난 안전 총괄 부처인 행안부 장관이 '인력 배치'와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다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이 장관은 지금 당장 사퇴하라!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11-01
  • “뜬금없다. 부울경 특별연합 해체하고,초광역 경제동맹을 출범시킨다?”
    특별연합과 행정통합은 서로 배치하는 사업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있는 사실상 하나의 사업이다. 부울경메가시티는 행정통합을 최종목표로 하되, 특별연합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가능하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3년간 공든탑이 국민의힘 한 단체장의 어깃장에서 시작해 결국 무너지는 광경을 770만 부울경 시도민은 똑똑히 보았다. 어제(10월 12일) 오후 부울경 국민의힘 3개 광역단체장들이‘부울경특별연합’해체에 합의하고, 대신‘부울경초광역경제동맹’을 결성하고 부산과 경남은 2026년 지방선거 전까지 행정통합 하겠다는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초광역경제동맹의 실질적 내용과 구체적인 계획은 눈을 씻고 들여다보아도 찾아볼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9월 19일 박완수 경남지사의 부울경특별연합 탈퇴 선언에 김두겸 울산시장의 동참 선언이 있은 후, 지역민과 여론의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내놓은 응급카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내년 1월 정식 출범을 앞뒀던 부울경특별연합은 단계적이고 온건한 통합절차를 담고 있다. 3개 시도가 '특별연합'을 만들어 부울경의 시너지 효과가 빨리 날 수 있는 광역대중교통망이나 동북아 물류산업, 관광산업 등을 중심으로 성공 모델로 만든 뒤 그 성과를 가지고 '행정통합'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특별연합과 행정통합은 서로 배치되는 사업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있는 사실상 하나의 사업이라는 뜻이다. 반면, 부울경 단체장들이 합의한 초광역경제동맹은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뜬금없고 허황된 몽상이다. ‘경제동맹’을 실질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기초공사가 ‘특별연합’ 건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단지 전임 시도지사의 공약이기 때문에 지역민의 눈을 가리기 위한 허언을 남발하고 있을 뿐이다. MB정부 당시 초광역경제권 구상자의 당사자로 메가시티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와 추진의지가 높아, 중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던 박형준 부산시장도 결국 당파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그가 짊어져야할 과제다. 국민의힘 3개 단체장의 부울경 특별연합 해체합의는 그동안 민주당이 국가균형발전과 부울경 부흥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부울경메가시티를 좌초시키려는 몽니다. 뿐 아니라 울산을 제외한 경남과 부산이 2026년 행정통합을 한다고 선언했다. ‘부울경메가시티’의 최종목표는 행정통합이다. 그런데 특별연합의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세 명 단체장끼리의 합의로 행정통합 시점까지 적시하며 약속한 것이다. 2026년을 행정통합 시점으로 적시했다는 것은 그해 지방선거 때까지 통합을 완료하고 경남과 부산은 통합선거를 치르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국민의힘 3개 단체장들에게 경남과 부산의 행정통합 프로세스와 주민 동의 절차 및 도민들과 약속 이행방안을 공개 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10월 중 부울경특별연합추진특위를 출범해, 이름뿐인 ‘초광역경제동맹’의 허상을 밝히고 부울경특별연합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전문가, 시민단체, 시민들로 구성된 범도민공론화위원회 요구 등 초당적인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을 밝힌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10-13
  • '한건협' 경남지부, 독감‧코로나19 동시유행 대비, 독감예방접종 권장
    독감예방접종 장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가을·겨울철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의 동시유행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는 모두 호흡기 감염병이고 증상이 비슷하여 자칫 혼동될 수 있다. 하지만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전 예방접종을 받으면 코로나19와 혼동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인플루엔자는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지만 지난 9월 16일 질병관리청은 2022년 37주(9.4.∼9.10.)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이 외래환자 1천명 당 5.1명으로, 유행기준(4.9명)을 초과하면서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 38℃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환자 인플루엔자(독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하여 감염되어 생기는 병으로, 일반적으로 고열(38∼40℃), 마른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 쇠약감, 식욕부진 등 전신증상을 보인다. 만성기관지염이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심혈관계질환의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어르신, 소아, 만성질환자 등은 폐렴 등 합병증이 잘 발생하여 이로 인해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이들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강조하고 있다. '한건협' 경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임상용 원장(영상의학전문의)은“독감(인플루엔자)은 해마다 유행이 달라지기 때문에 예측되는 균주를 포함한 독감 백신을 매년 접종해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 등으로 독감이 지난해에 비해 기승을 부릴 수 있어 특히 독감(인플루엔자)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 임신부, 만 65세이상 어르신은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 대상자로 지원기간 내 지정의료기관 및 보건소를 방문하여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한건협' 건강증진의원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외에도 동시 접종하면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 감소효과가 있는 폐렴구균 예방접종,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에 걸리기 쉬운 대상포진 예방접종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9-26
  • 도민을 위한 밥솥 버리기에 동참하는 국민의 힘 경남도의원들, 박완수도정 2중대인가?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대변인 한상현 지난 23일, 국민의 힘 경남도의원 일동 명의로 발표된 입장문은 박완수 지사가 일으킨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행위였다. 안 그래도 성급한 도지사의 판단으로 인해 당황스러움을 느끼던 차에, 같은 정당 소속 도의원들이 나서서 성급하게 힘을 실어주는 것도 모자라, 정당한 비판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려는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만큼 박 지사가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한 것인가? 입장문에 쓰인 공격적 단어와 문장은 사실상 국민의 힘에게 ‘누워서 침 뱉기’와도 같은 말이기에 다시 되돌려 줄 수밖에 없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과연 누가 먼저 하였는가? 어려운 과정을 거쳐 새롭게 출범한 특별연합에 공식적으로 반대한 것은 박완수 지사이고, 그 사유 및 내어놓은 대안을 볼 때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도민의 의견을 여러 경로로 수렴하여 2년 넘게 진행된 일을 뒤집기 위해 2달간 ‘졸속’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졸속’으로 입장을 낸 쪽은 누구인가? 도와 도의회가 번갈아 가며 도민들을 정신없게 만들고 있다. 아울러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억지스러운 ‘명분’을 내세우는 것 역시 박 지사가 보인 행동이다. 이에 대해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원들이 누구보다 냉철한 시각으로 화살을 도정에 돌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분법적 진영 논리에 젖어 ‘본질’을 놓치고 있는 쪽 역시 국민의 힘이다. 박 지사 의지를 추켜세워주기 위해, 그동안 추진되어 온 과정과 결과물을 ‘일부의 의지’로 폄훼하는 것은 정당한가? 국민의 힘은 지속적으로 ‘옥상옥’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면서 부울경특별연합이 마치 경남도정 위에 ‘군림’하는 듯한 표현을 쓰고 있는데, 특별연합은 도민의 먹거리를 마련하는 수평적인 ‘밥솥’ 개념일 뿐, 결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다. 아울러 박완수 지사는 도민을 위해 이미 준비된 밥솥을 ‘어떻게 더 잘 쓸까, 어떻게 보완할까’의 문제가 아니라 ‘새 밥솥이지만 안 쓰고 버리겠다’는 것을 전제로 일방적 주장을 펴고 있다. 소멸 위기에서 지역을 살릴 골든타임을 날릴 수도 있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일을 저질러 놓고 조용히 넘어갈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인가? 계속 그와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면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앞으로 더 허심탄회하고 깊은 토론의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지만, 9월 23일 국민의 힘 도의원들의 입장문 속에 담긴 몇 가지 내용에 대해 아래와 같이 먼저 반박해 두는 바이다. 첫째, 특별연합은 예산 낭비가 아니라 더 큰 예산으로 돌아오는 일이다. 국민의 힘은 특별연합 운영비로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간다며 과장된 표현을 사용했지만, 지난 3월 경남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 비용을 균특회계광역협력계정 신설이나 지방교부세 확대로 충당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특별연합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이행 차원에서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고, 다른 시도에서 먼저 실행할 경우 재정지원 선점의 기회를 빼앗길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사무가 추가되는 만큼 부울경 3개 시도가 분담할 초기 비용이 필요하다 해도, 결과적으로 중앙정부 지원을 더 유도하여 도민들의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경남의 희생이나 손해라는 표현을 함부로 쓰며 결과를 예단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오히려 박완수 지사의 연합 탈퇴로 인해 우리 도민들이 받아야 할 이익이 다른 시도로 넘어갈까봐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운영비 이외의 사업비 부문의 경우에는 기존에 이미 초광역사업으로 도비에 편성되어 있던 것으로, 갑자기 새롭게 추가되는 예산이 아니다. 경남도에서 하던 사업을 특별연합에 위임하여 3개 시도가 함께 추진한다는 점이 다르지만, 그 과정에서 중앙정부를 향한 협상력이 커져 역시 추가로 사업 예산을 선점할 수 있다. 즉 3개 시도의 협력으로 시너지를 일으켜 각 시도의 이익이 확대되는 것이므로, 결국 ‘특별연합’이라는 밥솥으로 도민의 밥그릇에 더 많은 밥을 담아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는 예산 뿐 아니라 인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처음에는 파견으로 시작하겠지만, 더 새로운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지역 일자리 확대나 지역 정치(행정)의 목소리 확대와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지, 경남에서 무조건 희생을 하거나 인력이 낭비되거나 하는 차원이 아니다. 물론, 앞으로 특별법 제정이나 규약 정비를 통해 예산권을 더 많이 확보해 나가고 중앙 각 부처와 협상도 해 나가야 하겠지만, 시작 단계에서 무조건 겁을 내거나 부정적으로만 볼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민선 7기 도정과 11대 도의회는 자신들을 위해 특별연합을 출범시킨 것이 아니라 ‘도민의 실익’을 위해 책임을 진 것이다. 국민의 힘은 특별연합 규약을 ‘급히 통과시켰다’라고 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특별연합은 2020년 12월 10일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던 순간부터 ‘메가시티를 위한 실행 단계’로 공식 인정을 받았고 법안에 명시되어 있다. 그 당시 국민의 힘 의원들도 적극 찬성하였음을 잊었는가? 심지어 대선 국면에서는 국민의 힘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초광역협력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국토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하였고(의안번호10821), 이는 2022년 1월 4일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이러한 과정이 모여 3개 시도의 ‘규약안 승인’이라는 구체적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국회와 중앙정부가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좋은 기회를 동력으로 삼아 4월에 특별연합을 출범시키지 않았다면, 메가시티를 향해 실무적으로 뛸 수 있는 협의체 모델을 구경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중앙의 사업을 끌어오고 한 푼이라도 더 지역으로 가져와야 하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논리를 의식하여 의결을 미룰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단언컨대 이것은 당리당략과 무관하며, 11대 도의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마무리해야 할 일이기도 했다. 4월에 전국에서 첫 번째 특별연합으로 출범하여 주목을 받으면서, 당장 부울경이 국회와 협상할 일들이 많이 생겼다. 먼저 초광역 사무 18개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위임받은 국가위임사무 3개는 기존처럼 중앙에만 맡겨 놓으면 결코 성과가 크지 않은 사업들이다. 중앙정부는 수도권 챙기듯이 지방을 세심하게 챙기지 않으므로, 우리가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더 많은 것을 챙길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을 어떻게 더 미룰 수 있다는 것인가? 한편, 최근 부산시당에서는 양쪽 정당 모두 ‘연합체 출범’을 전제로 초광역협력 산학융합지구 육성 사업 등 다양한 영역의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의 적극적 협조를 구하는 등 열정을 보이고 있다. 경남은 지금 무엇을 하고 어디에 있는가? 박 지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물론 단기적으로도 경남의 ‘실익’을 놓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지 심히 걱정되는 바다. 셋째, 인구비례로 특별연합 의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역균형발전의 대원칙’에 어긋나는 발언이다. 국민의 힘 도의원 입장문 속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 중 하나는 ‘인구비례’에 따라 경남의 의원들이 더 많이 특별연합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지방 국회의원이나 지방정부 인력 자체는 수도권과의 인구비례로 지금보다 계속 더 줄어들어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 정치가 사라질 수도 있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지역균형발전인가? 그동안 해 왔던 주장과 모순되는 일이다. 3개 시도가 공동 사무를 맡아 일하게 되고 비용도 기본적으로는 동일하게 부담하는 것인데, 오직 의사결정 인원에서만 우리 경남이 더 많아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기는 어렵다. 그런 발상 때문에 울산의 참여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서로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 인원 조절이나 세부 규약 조정은 특별연합 의회 구성 이후 수정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며 해결해야 할 일인데, 무조건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스럽다. 또, 인구비례 개념을 우리 내부에 적용하면 서부경남과의 균형에도 맞지 않게 된다. 오히려 역발상으로 의원동수 균등 배분을 경남 안에서 먼저 적용하면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9명의 파견 도의원을 3:3:3 (동부:중부:서부)로 나누어 메가시티 관련 업무에서 서부경남이 소외되지 않고 반드시 사업 분야에 포함되도록 조정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넷째, 경직된 소지역주의로는 행정통합과 메가시티 실현이 불가능하다. 경남 국민의 힘은 ‘무조건 경남에 사무소를 둔다고 명시하라!’는 식의 발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것이 관철되지 않아 탈퇴가 당연하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런 좁은 마인드와 경직된 태도로는 앞으로 초광역협력에 있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 없으리라 본다. 당연히 우리는 경남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협력 사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방소멸’이라는 국가 최대의 난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 취사선택할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다. 경남에 특별연합 사무소를 설치할 확률이 가장 높지만, 우리가 가져오더라도 일단 유연한 자세와 합리적인 표현이 필요하다. 그래서 ‘3개 시도의 중심지’라는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던 것이다. 아울러 단기적 이익과 장기적 이익을 구분할 필요도 있다. 서울보다 경기도가 크게 성장했듯이 경남 역시 장기적으로는 부산보다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높지만, ‘당장 지금’ 내놓아야 한다는 식의 성급한 생각은 곤란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점,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작은 부분에 집착하여 그것만 강조하면서 도민들이 얻을 ‘더 큰 이익’을 부디 무시하지 말라. 요컨대 국민의 힘은 다수 의석을 앞세워 정당한 비판의 목소리를 막지 말라. 또한 우리가 손해를 본다거나 서부 경남이 소외된다는 주장은 메가시티의 구상과 특별연합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잘못된 정보이므로, 이러한 편견을 도민들에게 함부로 심어주어서는 곤란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성급한지 되묻고 싶다. 그동안 차근차근 밟아온 과정을 무시하고 성급하게 특별연합을 버리려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메가시티, 행정통합은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부디 경솔한 결정을 접고, 경남의 미래와 도민의 이익을 위해 부울경특별연합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한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9-26
  • 박완수 지사는 차라리 메가시티에 반대한다고 솔직하게 말하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로고 우려했던 일이 결국 벌어지고 말았다. 전국 첫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출범하여 큰 기대를 받았던 '부울경 특별연합'을 박완수 경남지사가 좌초시키려 하고 있다. 19일 발표한 '부울경 특별연합 실효성 분석 용역' 결과 발표 및 이에 대한 경상남도 입장문에 의하면 박완수 지사는 특별연합에서 경남은 빠지겠다고 사실상 공식 선언을 해 버린 셈이다. 수년간 지역의 정치인과 경제인이 머리를 맞대고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루어낸 결과물을 엎어버리는 결정을 하면서 박완수 지사는 오직 독단적이고 성의 없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오늘 발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박완수 지사는 도민과 지역의 이익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게다가 다양한 주체의 생각을 제대로 경청하지도 않은 채 경솔하게 결론을 내렸다. 경남의 불참으로 인해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 사업이 이대로 멈추게 된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현재 경남의 수장인 박 지사가 져야 할 것이다. 부울경특별연합은 2019년 김경수 전 지사의 제안으로 시작된 후 수년간 국회와 정부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준비된 사업이며, 지난 2022년 4월 19일 문재인 정부로부터 특별지자체로 승인받아 출범하였다. 그와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초광역 지역정부(메가시티)’에 포함된 사업이기도 하다. 적어도 이 사업만큼은 소속 정당과 진영논리를 초월하여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적 공감대도 폭넓게 이루어져 있는 상태였다. 박완수 지사 역시 그 과정에 대해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인데, 대체 무슨 이유로 5개월만에 성급히 좌초시키려는 것인가? 더 한심한 것은 박완수 지사의 주장이 조삼모사 식으로 도민을 속이는 일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박 지사는 ‘메가시티를 하겠다, 행정통합을 하겠다’면서 ‘특별연합은 하지 않겠다’라는 억지스럽고 해괴한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면서 ‘재정 문제, 인력 문제’ 등을 들며 현재 규약과 제도에 한계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박 지사에게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메가시티에 반대한다’라고 솔직하게 말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 차마 메가시티를 반대한다는 말은 도민의 비난이 두려워 못 하면서, 마치 찬성하는 척 순서를 뒤바꾸어 행정통합을 내세우는 것은 매우 비겁한 태도이다. 박 지사의 주장이 얄팍한 발상이자 구차한 핑계에 지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울경특별연합은 행정통합 및 메가시티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이다. 목표를 설정하고 실제 실행을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안이기도 하다. 박 지사는 ‘목표는 같지만 절차는 필요 없다’라는 주장을 하는 셈인데, 이는 ‘성공하고 싶지만 노력은 안 하겠다, 시험에 합격하고 싶지만 과정은 생략하겠다’는 식의 안이한 발상일 뿐이다. 재정이나 인력 수급의 문제가 있고 규약에 미비점이 있다면, 일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국회와 정부를 설득하고 더 발로 뛰어 보완하면 된다. 타지역이 반대한다는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타지역도 함께 가도록 설득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둘째, 행정통합을 먼저 하겠다는 말이야말로 ‘허울 좋은’ 선언에 불과하다. 박 지사는 4년 후 9기 도정에서 행정통합을 실현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웠다. 이것이 이렇게 가벼운 말로 실현될 수 없을 것임을 모르는 도민은 없다. 장기적으로 추진해도 어려운 과제일 뿐 아니라, 도민 설득 과정과 충분한 준비기간이 더 필요하다. 대구경북, 전남광주 등에서 행정통합 논의를 먼저 시작했지만 계속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이유를 박 지사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박 지사는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이 흐지부지되기를 바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셋째, 김경수 전 지사가 주장한 부울경메가시티는 이명박 정부를 포함한 과거의 여러 정부에서 시도했던 것과는 프로세스의 차이가 확연한 사업이다. 과거에는 중앙정부에서 먼저 정책이 발표되고 지방이 따라오라는 식의 업-앤-다운 방식이었고 결국 지방에서 호응하지 않아 실현되지 않았던 것에 비해, 부울경 메가시티 정책은 지역의 요구를 바탕으로 아래에서 위로 정책 제안을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특별연합’의 필요성도 제기된 것이며, 결국 지난 대선에서도 주요 후보들이 모두 핵심 공약으로 선택했던 것이다. 이제 와서 이것을 뒤엎는 것은 도민 전체가 아닌 정치인 개인만을 위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며 되돌아보기 바란다. 넷째, 부울경메가시티는 정치를 위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남’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 새 도정 출범 이후 급히 실시된 최근 용역 결과, 즉 단기간 연구물에 도민들은 속지 않는다. 부산에만 이익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이미 있었고, 서부경남 소외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정채적 대안도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행정통합을 실현하는 긴 과정 동안 박 지사는 과연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부울경이 함께 뛰며 국가 및 민간 사업을 지역으로 가져오는 일은 당장 시작해도 할 일이 매우 많다. 어떤 것이 더 시간을 낭비하는 일인지 숙고하기 바란다. 박완수 도정에 다시 한번 경고한다. ‘문제가 있고 부족한 점이 있어서 못 하겠다’라는 말만 겨우 하는 것이면서 그럴듯하게 폼만 잡는 일은 지양하기 바란다. 이전 도정을 깎아내리는 것에 치중하지 않고 과거의 토대 위에서 더 발전시켜 성과를 낸다면 본인의 업적이 될 수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도민의 이익>이라는 대의에 찬물을 끼얹는 행보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9-19
  • 자식같이 키운 벼 갈아엎은 농민들의 피눈물
    경남 농민들이 추수를 앞두고 자식같이 키운 벼를 갈아엎었다. 오늘 함안 가야읍 들녘에 모인 농민들은 고개를 숙이고 익어가는 나락 앞에서 쌀값 폭락! 농업생산비 폭등! 이대로는 못 살겠다고 외쳤다. 피와 땀으로 키운 벼를 트랙터로 갈아엎을 수밖에 없는 농민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버렸을 것이다. 진보당 경남도당로고 쌀은 우리의 생명이며 주권이다. 쌀값은 농민들의 목숨값이며, 식량주권의 위기는 대한민국의 위기이다. 45년 만에 최대로 폭락한 쌀값 앞에 농민들은 쌀농사를 포기하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농민들의 쌀값 대책 촉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국 농산물을 무차별 수입하여 농산물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쌀값 대폭락은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가 쌀값 결정권을 완전히 시장에 넘기고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다. 수입쌀에 대해서는 수입량과 판매가격을 정부가 통제하면서 국내 쌀의 생산량과 가격은 시장에 방치하는 이중적 태도를 고치지 않는 한 쌀값을 안정시킬 수 없다. 진보당경남도당은 우리 농업을 무시하고 농민들의 절규를 외면하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며, 근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 식량이 무기가 되는 세상이 멀지 않은 듯하다. 불안정한 식량위기 시대에 식량주권 확보, 쌀값 안정을 위한 대책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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