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2(목)
 
냄비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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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숙 시인

특별식은 아니어도
제철에 나는 사물을 끌어와
냄비 안에 나란히 앉히고
이름표를 달아주었다
 
적당한 레스피에 국물을 붓고
뚜껑을 닫으니 교실 안은 시끌벅적
서로 반장을 할 거라 우기는지
몸싸움이 벌어졌다
 
청각이 예민해진 셰프
끓어오른 거품들
중 약 불 조정에 조용해진 교실 안
후각으로 불러내어 간을 본다
 
그럼 그렇지
첫술에서 제목의 맛이
연신 끄덕이며
교실 문을 여는

♣시작노트♣
도마 위에도 요리 제목이 던져지면 억지로 총총 지지고 볶지 않아도
강 약 불 조정으로 요리는 곧잘 해 미식가 혀에 감길 때가 있다
시 요리도 제목을 툭 던져주면 뚜껑을 열고 얼른 담아 냄비 안 요리처럼 보글보글
쉽게 끓여 낼 수 있으면 좋겠다

◈권오숙 시인 약력◈
1962년  경북 영양 출생
시사모 특별회원
강동시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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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 교실 / 권오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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