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2(목)
 

슬픈 동백

유레아

유레아.jpeg
 


꽃이 피었다

다 죽은 가지에

꽃눈이 피멍처럼 왔다


당신이 내게

왔다 가라는 신호다


계절이 다섯 번 바뀌는 동안

꽃눈 하나 내놓지 못하고

당신 먼 나라 여행 중


가슴으로 풀어내야 할 인사

하고픈 이야기를


마지막 꽃으로 피워내는 당신

붉디붉은 이 꽃이


어쩌면 당신과 나의 마지막

인사일지 모르는데


지난 3년 혼자 누워

봄이 와도 겨울이 와도

피울 수 없던 꽃


겨울 끝자락 발바닥까지 덮은

붉은 동백이여




시작노트


심정지로 쓰러진 시누이

그녀가 있는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몸에 열꽃이 피어서

위험하니 식구들 와서 보고 가라고

그녀의 몸엔 붉은 열꽃이 가득하다


세상의 모든 아픈 이들이 빨리 쾌유되기를 기도한다


봄이 와도 겨울이 와도

피울 수 없던 꽃


겨울 끝자락 발바닥까지 덮은

붉은 동백이여



유레아 시인 약력


2020년 시와편견 여름호에 등단

시사모 동인회 운영위원


<경남 뉴스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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