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9(일)
 

 교계의 침체된 분위기와 교인 감소, 성경에 대한 무관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교회를 다니고 있으면서도 신앙보다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머무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기적으로는 편안함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앙의 의미 상실과 교회의 역할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흐름과는 달리, 성도들에게 성경을 적극적으로 암송하도록 독려하고 이를 함께 점검하며 ‘면학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교회도 있다. 성경 말씀을 정확히 알고 지키는 것이 신앙의 기준이 된다는 인식 속에서, 이를 스스로 확인하기 위한 과정으로 ‘천국고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회생활도 힘든데 교회에서까지 공부를 해야 하느냐”는 반문도 나온다. 그러나 정작 말씀을 외우고 익히기 시작한 성도들은 “삶이 변화됐다”, “신앙인다운 삶을 살게 돼 기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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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안드레연수원서 실시된 천국고시에서 성도들이 답안을 채워나가고 있다. [사진 제공 = 신천지 안드레지파]


◆ 외우고 점검하며 얻은 소중한 ‘습관’과 ‘변화’

 

 신천지예수교회 안드레지파(지파장 이정우·이하 안드레지파)가 실시하는 ‘천국고시’는 말씀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천국에 이르기 위한 신앙의 기준이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안드레지파 ‘천국고시’ 현장은 서로 다른 출발선 위에 선 성도들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자리였다.

 

 “이 나이에 다시 시험이라니, 처음엔 막막했죠. 하지만 이제는 알겠어요. 천국고시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머릿속이 하얘질 만큼 긴장됐던 시험을 떠올리며 부녀회 성도 하주영(45세·가명)씨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시험을 두고도 누군가는 사랑으로, 다른 누군가는 소망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습관으로 받아들였다.

 

 처음 천국고시를 접했을 때 하 씨는 “백지장이 된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곧 일상 속에서 시험 준비를 이어갔다. 매일 암송 영상을 올리고, 출근길 버스 안에서도 말씀을 되새기는 식이었다. 그는 “반복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졌다. 그 과정에서 신앙인으로서의 습관을 갖추게 됐고, 일상생활에서도 성경 구절이 생각나더라. 진짜 신앙인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자문회 성도 김순복(72세) 씨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잠과의 싸움’을 견뎌야 했다. “시간이 없어 늦은 밤에 공부하다가 졸기도 하고, 영상을 찍으면서도 졸았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천국고시에 도전한 이유를 “말씀을 더 온전히 깨닫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이루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청년회 성도 박정원(29·가명) 씨는 직장 생활 속 틈새 시간을 활용해 시험 준비를 이어갔다. 그는 “직장 업무가 적은 날이나 이동 시간을 활용해 매일 4구절씩 암송했고, 한 장을 완성하면 통으로 반복하며 모의시험으로 틀린 부분을 다시 암송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남은 분기 합격을 위해 서로 격려하며 암송을 챙기고 있다”며, 천국고시를 '나를 이기는 습관'으로 정의했다.

 

◆ 천국고시, 핵심은 ‘성경대로 살아가는 신앙인’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도 세 사람에게 공통된 것은 ‘말씀을 반복하며 익히는 노력’이었다. 천국고시는 요한계시록을 중심으로 말씀을 암기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가 성경대로 창조된 존재인지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말씀을 기준으로 자신을 점검하고, 천국에 나아갈 준비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준비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 씨는 “외워지지 않는 부분 앞에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믿음과 인내를 시험받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다시 마음을 잡았다”고 했다. 김 씨 역시 “이전에 성경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해 부분적으로만 준비했던 것이 실수였다”며 “어설프게 준비해서는 안 된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돌아봤다. 박 씨도 “매일 반복하며 암송하는 과정이 힘들지만, 지나쳤던 구절을 곱씹으며 묵상할 수 있는 시간이라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천국고시는 ‘만만하지 않은 시험’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변화도 함께 따라왔다. 하 씨는 “이전에는 말씀 없이 형식적으로 신앙생활을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설교 중에 익숙한 구절이 나오면 이해와 집중이 훨씬 잘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암기가 생활화되면서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허전할 정도로 습관이 됐고, 신앙의 소망도 더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김 씨 역시 “계시록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합격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암송을 통해 말씀을 묵상하는 재미를 느끼면서 ‘늦지 않았다, 지금 시작하면 된다’는 다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천국고시가 단순히 당락을 가르는 시험이 아님을 보여준다. 계시록 22장 18~19절의 말씀처럼 성경을 가감하지 않는 신앙에 이르기 위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드레지파 내부에서는 이를 순위를 가리는 경쟁이 아니라, 각자가 얼마나 말씀으로 ‘인을 맞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동시에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축제의 시간’이라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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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안드레연수원서 실시된 천국고시에서 성도들이 답안을 채워나가고 있다. [사진 제공 = 신천지 안드레지파]


◆ 참여가 수 갈수록 증가하며 긍정적 변화 지속

 

 실제 참여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번 천국고시에는 총 7,459명이 응시했다. 최근 시험은 전년도 같은 시기와 비교해 응시자 수가 약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레지파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단계적인 목표도 세웠다. 우선 응시자 1만 2000명 달성을 1차 목표로 삼고, 이후 합격자 1만 2000명을 넘어 전 성도가 말씀을 온전히 이해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올해 전 성도가 계시록 통달을 이루겠다는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결과는 달랐지만, 세 사람이 남긴 말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하 씨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했고, 김 씨는 “비록 합격하지 못했지만 끝까지 해보며 다시 도전하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 씨는 “천국고시는 이기는 습관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같은 시험을 두고 한 사람은 ‘사랑’, 또 한 사람은 ‘소망’, 또 다른 한 사람은 ‘습관’이라 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천국고시는 단순한 시험을 넘어 말씀을 삶으로 이어가는 하나의 신앙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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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했던 시험, 결국 신앙을 살렸다’ 안드레지파 천국고시가 남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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