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4(토)
 

 정부여당에서 ‘서울메가시티, 메가서울’을 언급하면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화두로 던졌다.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단어이기도 하고, 분노와 조롱을 부르는 일이기도 하다. 

 

한상현의원.jpg

더불어민주당 한상현(경남도의원)

 

 대한민국 전체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국정 운영자들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생각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은 거리낌 없이 이슈 한복판에 던지고 있다. 강서 패배와 지지율 추락에 대한 성급한 반작용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우리 국토 면적의 11.8%밖에 되지 않는 수도권에 50%가 넘는 인구가 빽빽하게 모여 살고 있다.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쏠려 침몰 위기에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배를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미 사람과 짐으로 꽉 차 있는 구역을 어떻게 나눌지 ‘방 나누기’에 먼저 몰두하겠다고 한다. 무엇이 우선순위이고 어떻게 해야 국민을 살릴 수 있는지 고민조차 보이지 않는다.

 

 지방의 관점에서 볼 때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든 서울이 김포에 편입되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대책 없고 무책임한 발언들이 오가는 사이 지방의 소멸시계는 빨라져만 가고 지역민들의 삶은 날로 힘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할 뿐이다.

 

 ‘메가서울’을 던진 정부여당은 지방을 달래듯 냉큼 ‘지방시대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지방에도 권역별로 7개 메가시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으나,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몇 가지 중요한 이유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3년여 간의 착실한 준비절차를 거쳐 추진하던 부울경메가시티를 억지논리로 단번에 뒤집은 것은 윤석열정부와 국힘 자치단체장들이다. 

 

 어느 정부가 추진하든간에 메가시티 조성에는 법적, 행정적 절차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정성들여 쌓아온 시간을 단숨에 짓밟을 수 있는 사람들임을 보여준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말로만 다시 지방메가시티를 추진한다는 약속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2· 지난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윤석열 대통령은 김경수도정에서 추진해 온 특별연합 형태의 부울경메가시티를 긍정적으로 수용하였고 초광역발전을 지향한다고 여러 차례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어느새 그 단어는 국힘과 대통령에게서 멀어졌다. 본인들 입으로 말한 것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키지 않은 일이 비단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렇게 뒤집어놓고 엉뚱하게 ‘서울메가시티’를 주장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뻔뻔하다,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3· 양쪽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비교적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경북 ‘군위’의 ‘대구’ 편입도 3년이 걸렸다. 연합 체제의 메가시티를 버리고 신속히 행정통합을 이루겠다던 경남 박완수 지사의 계획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던진 ‘메가서울’이 N년 후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동안 보여준 무책임한 모습으로 볼 때 다음 정권으로 넘기거나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이번 일을 보면 정부여당이 ‘메가시티’의 개념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가시티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권, 생활권 형성’이다. 선심 쓰듯 행정구역으로 편입시켜 주거나 무조건 합병하는 것은 메가시티 취지와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서울이 서울 인접 도시를 편입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연구도 안 된 상태’임을 지적한다. 이미 연구가 충분히 진행된 부울경메가시티도 무시한 정부인데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윤석열 정부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국민의 절반은 지방에 살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여기저기 함께 메가시티를 추진한다’라는 말 자체가 결국 지방을 버린다는 말을 의미하게 된다.

수도권 인구 집중을 분산시키고 지방을 살리는 것이 먼저다.

 

 전국 최초로 출범을 앞두고 있던 부울경메가시티 약속을 지키는 것이 먼저다.

 

 이미 ‘큰 곳’을 ‘더 크게’ 만들고 상대적으로 ‘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지방을 구색 맞추기로 이용하지 말라.

함부로 던진 ‘서울메가시티’를 당장 철회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균형발전을 고민해 줄 것을 촉구한다.

 


태그

BEST 뉴스

전체댓글 0

  • 85859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부울경메가시티 버리더니 서울메가시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