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1(화)

칼럼.기고.기자수첩
Home >  칼럼.기고.기자수첩

실시간뉴스
  • '합천군청 산림과 사람들' 촌각을 다투던 96시간, 우리가 깨어 있었던 91시간
    유정연 합천군 산불담당 주무관 지난달 28일 오후 합천군과 경북 고령군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간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숲(675ha)을 태웠다. 진화를 위해 40여 대가 넘는 헬기가 투입될 정도로 큰 산불이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이 발생한 율곡면 주민들이 연신 고생한다며 지나가는 공무원들에게 손수 만든 곶감, 직접 딴 꿀을 주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산불은 2월 28일 14시 26분 율곡면 노양리 뒷산에서 발생했다. 2월 16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메마른 상태에서 순간최대풍속 7m/s의 강한 남서풍이 불면서 불은 빠르게 번졌다. 산림과 직원들과 산불진화대원들은 28일부터 불이 마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즉시 마을 주변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시설물을 보호하고 30kg이 넘는 물짐을 지고 올라 연기가 피어오르는 현장을 뛰어다니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일반 화재와 달리 산불은 진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 취수원 등 진화 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강풍을 동반하는 밤에는 헬기 진화가 불가능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 야간 진화는 오롯이 투입된 인원들에게만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림은 가파른 산악형으로 즉각적인 접근이 곤란하고 넓게 퍼진 연기와 재로 급변하는 불의 진행 방향에 근접 진화는 아찔한 위험을 동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방공무원이 산불까지 직접 끄는지 알지 못한다. 이번 산불에서도 합천군 산림과 산불 담당자가 중심이 되어 행정안전부, 산림청, 경남도청, 소방서, 경찰서, 함양 국유림 관리사무소, 한국전력, 상하수도, 도로교통, 문화재 관련 부서 등 하루 3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으며 긴박하게 현장과 소통하고 진화작업을 이어갔다. 지난 나흘간 합천군 산림과장을 포함한 25명의 직원들에게 몇 시간의 잠도 허락되지 않았다. 촌각을 다투는 산불 현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오는 연기를 재빨리 파악하고 정확한 곳에 물을 뿌려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한순간도 자리를 비워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불이 나면 가장 먼저 연락을 받고 지도를 보며 헬기를 보낸다. 헬기가 한 차례 물을 뿌린 후 현장에서 직원들이 물짐을 지고 출발한다. 30여 명이 출발하지만 연기가 피어오른 목적지 도착 인원은 10여 명 정도다. 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헤쳐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늦어지는 직원들을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지역에 넓게 퍼진 1,000여 명 넘는 진화작업 동원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세끼 식사와 간식을 챙기는 것 역시 산림과 직원들의 몫이며, 고된 진화작업과 열악한 근무 조건의 불평의 화살받이를 모두 감내하는 것 또한 산림과 직원들의 일이었다. 정대근 산림과장을 비롯한 유정연 산불 담당자와 산림과 직원들이 나흘간 사무실에서,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것은 산림과 직원으로, 산불 담당자로서의 사명감으로 묵묵히 그 책임을 다한 것이다. 이런 내막을 알면 주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감사 인사와 손수 만든 음식들을 전하는지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노력이 소방대원들의 수고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산불을 끄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합천군 800여 명의 공무원, 50여 명의 진화 대원, 400여 명의 사회단체 등 이런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에 우리 모두가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끝으로 모니터 보고 있을테니 눈 잠깐 붙이라는 우리의 권유에 돌아온 산불 담당자의 말에 존경심을 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현장은 추운데 고생이다 아니가 나는 그래도 안에 있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3-06
  • 항공우주청, 서부경남에 유치되어야 하는 이유(상공회의소 회장 서희영)
    스페이스X, 버진 갤럭틱,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에서 민간 우주산업의 시대를 열며 전세계적으로 우주산업의 열기가 뜨겁다. 서희영 상공회의소 회장 반면,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매출액은 3조 9,000억원으로 세계 우주산업시장의 1.1%에 지나지 않으며, 발사체 기술은 미국에 비해 18년 뒤처져 있고, 매년 그 격차는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정책은 연속성이나 장기적인 계획없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진행되었는데, 이는 우주산업을 주도할 전담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에 한발짝 다가서면서 우주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하루빨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항공우주청 설립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항공산업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걸음마 단계의 우주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항공우주청 설립이 필수적인 필요조건이다. 그렇다면 항공우주청의 위치는 어디가 최선인가? 최근 대선 정국과 맞물려 우리나라도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와 같은 항공우주청을 설립해야 한다는 공약이 세간의 이슈가 되면서 대전과 경남의 유치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정치적 논리에 휩쓸려서는 안된다. 정치적 논리보다 국익에 도움이 되고 국가균형발전, 항공우주산업의 시너지효과 창출과 미래성장 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 또, 항공우주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기반이 되는 항공산업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다는 조건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경남은 항공우주산업 관련 연구 인프라가 가장 발달한 곳이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서 국내 항공우주기업의 60% 이상이 입지해 있으며, 누리호 발사에 기여한 업체의 80%가 경남에 집중돼 있다. 그리고 항공우주산업 중심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내 주요 대학교에는 항공우주 관련 학부 과정은 물론 대학원 과정까지 운영 중이다. 실제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시작이자 미래인 대한민국 대표 항공우주기업 KAI가 있고, KAI를 중심으로 KAI 우주센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우주부품시험센터, 국방기술품질원, 경남TP 항공우주센터 등 항공우주산업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연구․지원 기관이 밀집해 있다.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 종합업체인 KAI는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300여개 기업이 만든 부품 조립을 총괄했으며, 발사체의 기본이면서 가장 어려운 1단 추진체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다. 또, KAI는 군용 완제기부터 항공정비(MRO), 민수 기체구조물 제작까지 국내 항공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주 분야, 도심항공교통(UAM), 메타버스 시뮬레이터 개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 항공우주 신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경남은 항공우주산업을 국가주력사업으로 육성해 대한민국을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최적지이고, 그 중에서도 서부경남에 우주항공청이 설립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21
  • 산불예방 최선책은 주민들의 관심입니다.
    사천시 녹지공원과 산림보호팀장 윤용민 올해도 산불발생이 심상찮다.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연일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우리 도내에서만 벌써 약 20여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경남도 전역의 적설량이 전무한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부터 계속된 겨울 가뭄으로 조그마한 불씨에도 산불로 연결될 수 있는 긴박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원인 제공자를 조사해 보면 대부분이 산불 예방 홍보내용과 조심해야한다는 내용은 알고 있지만, 설마 내가 하는 행동이 산불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안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원인 중 90% 이상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산불의 시작은 자그마한 실수에서 비롯되는데, 주로 ‘논·밭두렁 태우기’와 ‘담뱃불’이 산불의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일부 무관심한 시민들에 의해 산불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5월말까지 약 7개월간의 산불예방 활동에도, 산불예방을 위한 지자체 산림당국의 노력에도 산불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다. 산림·소방당국과 지자체의 각별한 주의와 감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관심이 산불예방의 최선책이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산림 또는 산림과 근접한 100m안 지역의 밭두렁이나 폐기물 소각은 일체 금지해야 하고, 입산이 통제된 지역이나 폐쇄된 등산로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둘째, 취사·야영·흡연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산불 예방이나 감시활동은 특정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우리마을의 산불 예방 감시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산불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또,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지체없이 119나 지자체 산림부서 등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불길은 화마로 이어져 수십년간 가꾸어온 아름다운 푸른 산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린다. 한순간의 부주의가 큰 산림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항상 불조심을 생활화하고, 늘 조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18
  • 거창군 부군수 김태희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만이라도’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른바 산불 시즌이 도래했다. 봄철 건조하고 따스한 바람이 지속되는 날씨는 추운 겨울 얼어있던 심신에 생기를 불어넣는 손길로 느껴질 수 있지만,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불청객이 될 수 있다. 거창군 김태희 부군수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불 중 60%가 봄철에 발생했다는 것이 산림청 통계이다.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와 청명·한식에는 성묘객에 의한 실화, 정월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행사 등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원인들이 봄철에 몰려있다. 특히, 2~3월은 농번기 이전 농부산물·쓰레기 불법소각, 4~5월에는 따뜻한 날씨로 등산객과 산나물 채취를 위한 입산객들의 증가로 산불 발생 위험이 가장 높다. 또, 산불의 발생원인은 △입산자·성묘객 실화(37%), △농부산물·쓰레기 소각(29%), △담뱃불 실화(5%)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우리군은 산림연접지역의 주택·문화재 등 주요시설물을 보호하는『대형 산불방지 안전공간 조성사업』과 논·밭두렁 무단 소각 방지를 위한 『목재파쇄기를 이용한 농부산물 파쇄 지원사업』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군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고 소중한 산림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각 마을 단위로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실천으로 군민의 산불 예방 직접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거창군의 12개 읍·면에서는 곳곳에 산불감시원을 배치하여 순찰 및 계도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산림보호법』에 의해 산림이나 산림연접지 논·밭두렁 소각, 입산통제구역 무단침입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통해 경각심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법적, 제도적 노력도 군민들의 참여와 의식 개선 없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 군민 모두가 노력하지 않으면 수십 년간 지키고 가꾸어온 거창군의 아름다운 산림이 한순간의 작은 실수로 순식간에 시꺼먼 잿더미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이 ‘나만이라도’ 하는 책임감으로 바뀌어야 한다. 거창의 산림을 거창군민이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는가. 거창군과 거창군민이 하나가 된 마음으로 산불 예방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군의 산불 발생 제로(zero)화 달성도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09
  • 적신호 켜진 거창 영화관, 전 군민의 관심 절실해…
    거창의 유일한 영화관이 폐관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 등 때문에 자영업자 대부분이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영화관은 정부의 각종 지원에서 배제되어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알고 있다. 문화관광과 실무수습 이아현 주무관 거창의 영화관도 코로나19 이전에 매년 13만 명 이상이 영화를 관람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관람 인원이 75%가 줄어 지금 당장 임대료를 내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거창에서 나고 자란 내게 영화관은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다. 어린 시절 엄마의 손을 잡고 같이 간 중앙시네마에서 본 인생 첫 영화는 <타이타닉>이었다. 일곱 살이었던 나는 금세 잠들어 버려 어떤 내용이었는지 영화에 대한 기억은 없다. 그러나 암실에서 보물찾기 하듯 자리를 찾던 긴장감과 스크린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는 엄마의 젊은 날이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사라진 중앙시네마 앞을 지날 때면 엄마와 함께한 그날의 추억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거창에서 영화관이 사라진 일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도, 부모님이 젊었을 때도 영화관은 없어졌다. 하지만 곧 그 빈자리를 채울 영화관이 생겼고 학창 시절 영화 감상이 나의 취미가 될 만큼 가까이서 문화생활을 즐겼다. 그래서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영화관이 꼭 이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거창군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이 생각은 나뿐만이 아니라 거창군민 대다수가 공감할 거라고 믿는다. 지역에 영화관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거창군민의 문화적 자부심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 군의 유일한 영화관이 사라지게 된다면, 군민들이 상실감을 겪는 것은 물론 다른 지역과의 문화적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 걱정된다. 정부에서는 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영화관이 없는 지역에 작은 영화관 건립 및 운영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금에 대부분 의존해 운영되는 작은 영화관이 현재 거창의 영화관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창에 영화관이 없어지게 되어 영화를 보기 위해 대구나 다른 도시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불편하고 안타깝다.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이 거창에 앞으로도 계속 존립할 수 있도록 군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많은 거창군민이 연말연시 영화 한 편과 함께 가족과 아름다운 추억도 쌓고, 거창 유일의 영화관 살리기에 동참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1-12-27
  • 함양군 농축산과 농정기획담당 홍중근
    풍요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웬지 여유롭고 낭만스럽게 느껴지는 가을의 수식어다. 함양군청 홍중근 농축산과 농정기획 담당 그러나 산골 오지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벼수확이 한창인 다랭이논에서 벼베기와 타작에 일손을 거들어야 하는 수고로 이 같이 낭만적인 가을의 수식어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었다. 어린시설 온가족이 함께 다랑이 논으로 출동하여 낫으로 벼를 베고, 벼를 세우고, 볏단을 이고 지고 아슬아슬한 논두렁을 타고 산비탈 오솔길을 지나 마당에 모아 타작을 해서 비로소 방앗간에 가서 쌀을 찧었다. 그야말로 아흔아홉번의 손을 거쳐 밥상 위에 올라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다랭이논에서 나온 쌀이 진짜 무공해·친환경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논물은 오염원이 없는 청정한 계곡수를 끌어 쓰고, 기계를 사용하지 않으니 기름 노출 걱정도 전혀 없으며, 귀하고 비싼 농약은 사용할 일조차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지금 이런 다랑이논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된 쌀을 판다면 얼마를 받아야 할까? 아흔아홉번 농부의 정성이 담긴 쌀은 얼마나 큰 값을 받을 수 있을까? 우리 함양군에서는 지리산 아래 ‘마천 도마마을 다랑이논 복원’을 위해 올봄 전통방식으로 모내기를 하고 몇일전 전통방식 벼베기 체험 행사를 실시하였다. 농촌의 고령화와 경제 논리에 밀려 휴경과 타작물 재배로 인해 점차 황금들판의 풍경이 사라져 가는 요즘 다랑이논 한가득 벼가 누르게 익어가는 가을의 풍경이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다운 장관인지 이제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벼 수확에 참여한 도시민 체험자들 역시 층층이 쌓인 다랑이논 한가득 황금 물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10월의 따스한 햇살 속에서 수확의 기쁨을 맛보았다. 모내기와 벼베기는 나에게는 힘든 노동에 불과한 것이었으나 다들 행복한 얼굴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함양군이 2023년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다랑이논 사업을 추진한다면 더 넓은 면적에 더 많은 체험객이 참여하여 아름다운 옛 추억을 되새기며, 우리의 전통농업인 다랑이논도 완벽한 복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오늘은 가을햇볕이 유난히 따갑다. 나는 얼마전부터 건강을 위해 타기 시작한 자전거로 그 시절 아버지가 바지게를 지고 걷던 다랭이논 산비탈 오솔길과 논두렁으로 라이딩을 한다. 다랭이논의 추억과 애환을 생각하며....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1-10-25

실시간 칼럼.기고.기자수첩 기사

  • 건협 메디체크연구소, 내시경 통해 발견된 고래회충과(Anisakidae) 유충
    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김인원, 이하 건협) 메디체크연구소는 “2002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에서 수집된 물개회충(Pseudoterranova decipiens sensu stricto)의 분자유전학적 진단(Molecular Diagnosis of Pseudoterranova decipiens sensu stricto Infections, South Korea, 2002‒2020)” 주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EID(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국내 최초로 유전자분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건협 본부 전경 물개회충(Pseudoterranova decipiens)은 고래회충(Anisakis simplex), 바다표범회충(Anisakis pegreffii)과 함께 고래회충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고래회충과(Anisakidae) 기생충으로 국내에서는 1971년 첫 보고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고래회충증(아니사키스증)은 유충에 감염된 해양 어류나 오징어 등을 날것으로 먹거나 잘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었을 때 인체에 감염되는 기생충질환으로 생선회 등을 먹고 약 3-8시간 후 상복부통, 오심, 구토 등의 급성증상이 나타나 식중독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만성화된 일부 환자에서는 충체가 위벽 또는 장벽으로 들어가 호산구성 육아종을 형성하기도 하며 알레르기성 증상도 드물게 나타난다. 이번 연구는 19년간(2002-2020년) 한국건강관리협회 16개 건강증진의원과 국내 병원에서 위·대장내시경을 통해 수집한 고래회충과(Anisakidae)의 유충 중 물개회충으로 의심되는 충체를 선별하여 분자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종 동정을 진행했다. 분석된 유충 모두 기존에 보고된 물개회충의 유전자와 매우 높은 상동성을 나타내어 이를 근거로 물개회충(Pseudoterranova decipiens)으로 동정했다. 고래회충과(Anisakidae) 유충의 진단을 위해서는 유충의 형태학적 분석이 유용하지만 내시경시 충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 유충의 유전자 분석은 종 동정에 필수적이다. 건협 메디체크연구소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자 분석에 사용한 표지자가 유전학적 종 동정 진단에 용이하다는 것을 제시하였고, 국내에서 최초로 유전학적 종 동정을 하고 물개회충속(Pseudoterranova)의 국내 감염양상에 대해 확인하는 성과를 얻었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7-04
  • 위암의 예방과 관리
    김동규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원장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높아 40세 이후부터 2년마다 위장조영검사나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또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암 위험도가 높다는 소견이 나오면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검사에서는 주로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궤양, 위의 선종성 용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위암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위암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식습관, 환경이나 유전, 문화적 요인들이 있다. 위암 유발인자로는 헬리코박터균, 흡연, 술, 가족력, 짠 음식 등이 꼽힌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위산 속에서도 살 수 있는 나선형 세균인 헬리코박터균을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위암 발생에 독립적으로 관여한다고 인정하기에는 아직 의학적 증거가 불충분하지만, 여러 대규모 역학연구에서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높은 나라에서 위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염, 위암 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위암 발생 위험을 3.8배 증가시킨다. 위암은 흡연과도 관련이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위암 발병 위험도가 3배 정도 높다. 우리나라에서 남녀 간 식생활 차이가 별로 없음에도 남자의 위암 발생률이 여자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은 남성의 흡연율이 여성보다 높다는 사실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외에도 음주 등 다른 환경적 요인이 있지만, 담배는 가장 잘 알려진 발암 원인이다. 흡연은 삼가는 게 좋다. 술은 간에 영향을 많이 준다. 과음을 하면 위암 발생 위험이 2배가량 높아진다.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만성위염을 유발해 최종적으로 위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음주를 하더라도 시간을 두고 소량을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모든 질환이나 암이 그렇듯이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는 경우 위암 발생률이 2배로 증가한다.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가족의 생활환경과 식습관이 비슷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위암 발병 위험도가 4.5배가량 높다. 질산염 화합물(가공된 햄, 소시지류 등 가공보관 식품), 탄 음식, 염장 식품들도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위암 치료법 수술로 원발 병소를 완전히 절제하고, 위 주위의 광범위한 림프절절제술을 시행한 후 위장관 재건술을 한다. 수술은 병변 위치와 침윤 정도에 따라 위아전절제술(2/3 절제), 위전절제술 및 합병 절제와 함께 위 주위의 광범위한 림프절절제술을 함께 시행한다. 일부 국한성 표재성 위암에는 내시경 점막절제술이나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을 시도한다. 여러 메타분석에서 보조 항암화학요법이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위암의 근치적 수술 후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권고한다. 수술 전 방사선치료는 국소적으로 시행하는 위암의 근치 절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제한적으로 수술 전에 시행한다. 또 위암의 근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 방사선 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정기 건강검진과 올바른 식습관으로 예방 40세부터 2년에 한 번 권고되는 위내시경 검사는 위암 발병 여부를 확인하는 위암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위암 환자 대부분이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고 우연한 기회에 암을 발견했다고 하는 만큼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매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있다면 매년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위암을 예방하는 올바른 식습관 • 훈제식품을 적게 먹고, 태운 육류나 생선 등을 먹지 말 것 • 소금에 절인 식품, 짠 음식은 피할 것 • 방부제나 식용색소가 적게 든 음식물을 선택할 것 • 딱딱하거나 뜨거운 음식 섭취를 삼갈 것 • 녹황색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을 것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6-30
  • 농지법 강화가 몰고 온 나비효과
    부동산, 특히 농지 매매가 이루어져 취득세를 납부하고도 거래가 취소되어 취득세를 환급해주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는 농지를 등기할 때 필요한 취득자의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이 원활하지 않아 거래가 불가피하게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기 합천군 재무과 세정계장 LH 사태(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부동산 투기사건)를 계기로 작년 농지법이 개정되어 농지취득자격증명서 발급 요건이 강화되었다. 개정된 법률은 농지소유 규제 강화 및 농지의 투기용 취득 억제를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받는 데 필요한 농업경영계획서와 주말 체험영농계획서 서식을 대폭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농업경영의지, 실현가능성 등을 꼼꼼히 심사하고, 제출해야 하는 증빙서류도 이전과 달리 보다 강화되고 구체화된 것이다. 부동산 취득세는 거래가 이루어지면 무조건 내야 하는 세금이다. 그런데 지방세법상 취득으로 보지 않는 사유에 해당될 경우 환급이 되는데 지방세법 시행령에는 취득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부동산 거래 계약해제 신고서를 등록관청에 제출하여야 환급할 수 있게 되어있다. 즉, 매수자가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제때 발급받지 못하거나 안일하게 대처하여 60일 이후에 계약해제 신고서를 제출하게 되면 전 주인에게 계약금과 잔금까지 모두 돌려받더라도 취득세 환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작년 LH사태가 나비효과가 되어 지방세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토지거래 중 특히 전․답 거래 시에는 사전에 농지취득자격이 되는지 본인이 판단하여 매매 계약 체결하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6-20
  • '건협' 메디체크연구소 , 평균 혈당 재현성 및 유용성 확인
    14일, 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김인원, 이하 '건협') 메디체크연구소 나은희 소장(진단검사의학전문의) 연구팀은 ‘건강검진에서 고혈당 관리를 위한 추산 평균 혈당의 재현성과 유용성: 후향적 단면 연구 (The Reproducibility and Usefulness of Estimated Average Glucose for Hyperglycemia Management during Health Checkups: A Retrospective Cross -Sectional Study)’를 SCIE급 국제 학술저널 'healthcare'최근호에 발표했다고 전했다. '건협' 나은희 메디체크연구소장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나 인슐린 생산 부족으로 인한 만성질환으로, 당뇨병과 관련된 대혈관(macrovascular) 또는 미세혈관(microvascular)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혈당 조절이 중요하다. 당뇨병 전단계인 사람들은 당뇨병의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당뇨병으로 진행을 막기 위해 고혈당에 대한 인식과 엄격한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 공복혈당(FPG, Fasting Plasma Glucose)과 당화혈색소(HbA1c)는 임상에서 고혈당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주요 지표이다. 혈당 조절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당화혈색소는 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 수치를 반영하지만, 혈당의 변동성을 측정하지는 않는다. 이번 연구는 당화혈색소에서 계산된 추산 평균 혈당(eAG, Estimated average glucose)의 재현성과 유용성을 확인하고 건강검진에서 평균 혈당과 관련된 인자를 파악한 것이다.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건협' 16개 건강증진의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수검자 중 정상 혈당을 가진 건강인 182,848명과 공복혈당장애(IFG, Impaired Fasting Glucose)가 있는 109,555명, 당뇨병이 있는 35,632명을 대상으로 했다. 모든 대상자에서 공복혈당과 평균 혈당은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r=0.811, P<0.001), 정상인과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들에서는 공복혈당과 평균 혈당의 연관성이 감소했다(P<0.001). 혈당조절이 잘되지 않는 당뇨병(FPG>200mg/dL)이 있는 사람들에서는 평균 혈당과 공복혈당의 차이가 감소하거나 오히려 공복혈당이 평균 혈당보다 높았다. 평균 혈당보다 공복혈당이 더 높은 수검자의 비율은 정상인에서 1.5%에 불과하였으나,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서는 46.3%였다. 평균 혈당의 증가는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일수록, 공복혈당이 높고, 고밀도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P<0.05). '건협' 나은희 메디체크연구소장은 “우리 몸은 아침 공복시 활동에 필요한 당을 야간에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에 의해 생성하고, 생성된 당의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한다.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고혈당에서는 이러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해 심각한 공복 혈당 증가를 일으켜 평균 혈당보다 더 높은 공복혈당을 초래할 수 있다”며 평균 혈당을 통한 변동성을 이해하고, 평균 혈당과 공복혈당의 차이를 확인하여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환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6-14
  •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우리 몸에 예의를 갖추자
    자연재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들, 깨끗하지 않은 공기, 식품 속 해로운 성분 등 우리 몸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는 환경 변화 속에서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항상성 우리 몸에는 생존을 위해 몸속 화학반응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항상성(homeostasis) 이 존재합니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몸에 해로운 것은 없애고, 각 장기가 제 기능을 하도록 몸속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중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해로운 침입자를 감지해 방어하는 선천적인 면역 시스템이 최전방 방어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인간은 호흡하며 공기 속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산화스트레스, 그로 인한 염증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착한 염증 제거 면역세포들도 있어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몸속 장기가 사용할 에너지원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도 우리 몸은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만약 식사를 제때 하지 않고 불규칙하게 음식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영양소를 되도록 많이 흡수하기 위해 호르몬 분비를 늘리기도 합니다. 또 음식을 너무 적게 먹거나 편식을 하면 몸에 꼭 필요한 영양 성분과 콜레스테롤 합성을 늘려 필요한 것을 더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몸은 생존을 위해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 맞게 몸속 균형을 맞추고자 각 장기와 뇌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도 갑작스럽게 생길 수 있는 뇌혈관질환 몸이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실제적인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집에서 매일 저녁 위스키를 4~5잔씩 마시는 정도의 음주습관 이외에는 특별한 건강 위험이 없던 65세 남성이 갑작스럽게 뇌경색으로 응급 시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입원해 검사를 받던 중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소견도 발견되었습니다. 아무 이상도 없던 이 남성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이 남성의 뇌경색 발생 직전의 병력을 알아본 결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직업상 약간의 움직임이 있어 근육량과 체력도 해당 연령대에서 평균 이상은 되는 분이었습니다. 단지 최근 2~3년간 일로 인해 아내와 떨어져 지내면서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늘고 종종 식사를 거르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뇌경색이 발생하기 직전에는 동생 2명이 모두 췌장암, 간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동생들과 함께 병원에 다니느라 육체적으로도 매우 과로한 상태였습니다. 마음이 많이 상한 환자는 뇌경색 발병 하루 전에 평상시보다 과음한 후 자고 일어나 바로 동생의 병원으로 향하던 중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뇌혈관질환은 이분처럼 만성질환이 전혀 없는 건강한 경우에도 심하게 과로하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50세 이상 검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암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도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자신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다고 답한 경우보다 허약하다고 답한 경우 암 관련 사망위험은 1.5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2.5배가량 높았습니다. 반면 여성에서는 건강상태가 매우 좋다고 한 경우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적었지만,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증가했습니다. 또 체력상태가 좋은 남성이 운동을 과하게 하는 경우 심뇌혈관질환 사망위험이 오히려 약간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 연구 결과와 같이 일반적으로 스스로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거나 체력이 좋은 분 중 정신적·육체적 과로가 동반되는 시기에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체력의 한계를 넘을 정도로 휴식 없이 과로가 반복되는 순간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우리 몸 환자는 뇌경색 진단 후 금주했고, 주 3회 정도 규칙적으로 산에 오르는 등 신체활동을 늘리고, 세끼 식사를 충실히 했습니다. 또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물도 잘 복용했습니다.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해 혈전 예방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수술을 위해서 일시적으로 약을 끊어 재발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암이 있다고 해도 1년 정도 수술치료를 미루게 됩니다. 따라서 환자는 전립선암 수치와 MRI 검사를 통해 추적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놀랍게도 뇌경색 발병 6개월 후 전립선암 검사에서 환자의 혈액 내 전립선암 수치가 정상화되었고, 영상검사에서도 전립선암을 의심할 만한 소견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환자는 물론 의사도 놀라워했습니다. 실제로 임상에서 환자를 볼 때,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폐암 의심 병변이나 황반변성의 초기 병변 등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으로 없어지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환자의 생활습관 변화로 인해 체력이 호전되고 이와 더불어 약물치료로 인해 혈관 건강이 좋아진 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없앤 점 등이 환자의 초기 암 의심 병변을 없앤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건강상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해결할 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휴식과 함께 좋지 않은 생활습관 교정,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초기에는 중증질환으로의 진행을 막고 일부는 완치도 가능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 뇌경색 발병은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생활습관 교정 반면 중대한 질병에 걸렸을 때 그 원인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무시하면,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73세 남성은 세 번이나 폐 선암에 걸려 세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마지막에는 예후가 나쁜 폐암이 발견되어 현재 치료를 반복하고 있지만, 경과가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근에는 중대한 질병의 조기진단이 늘어나고 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중증질환 치료 후 생존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집단을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암 생존자의 이차암 발생 위험은 같은 나이와 성별을 가진 일반인의 약 1.1~1.6배 정도 됩니다. 암 생존율이 높은 국가들에서 이차암은 전체 암 발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미국은 16%, 스웨덴은 8.5%에 이르기도 합니다. 중증질환 경험자에서 다른 중증질환 발생 위험이 다소 큰 이유는 유전적인 원인, 치료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임상적으로는 특히 교정 가능한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비만은 유방암 환자에서 반대편 유방암(1.37배), 자궁내막암(1.96배), 대장암(1.89배)의 위험을 높이며, 흡연은 폐암 환자에서 이차암 발생 위험을 3~4배 높입니다. 이는 심뇌혈관질환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암, 심뇌혈관질환에 이환된 경우에는 흡연, 과도한 음주, 비만 및 당대사 이상(인슐린 저항성), 신체활동 부족, 영양 불균형 등 생활습관을 반드시 교정해야 합니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몸속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하는 우리 몸에 휴식과 함께 좋지 않은 것들을 조금만 없애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글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2년 건강소식 4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5-02
  • 미세먼지 민감군이라면 꼭 지켜야 할 생활 수칙
    미세먼지는 피부와 눈, 코, 인후 점막에 물리적 자극을 유발하고 크기가 매우 작아 숨 쉴 때 폐로 흡입되어 호흡기에 영향을 미친다. 또 신체 여러 장기에 산화 손상을 촉진해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이 있거나 어린이와 임산부, 영유아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사 조감도 민감군 1 심뇌혈관질환자 심뇌혈관질환자는 적절한 장소와 시간을 정해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상생활 수칙이다.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부 활동을 삼가고 실내에서 운동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이후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곤란, 지속되는 기침과 같은 호흡기계 증상이 나타나거나 가슴 압박감, 가슴통증, 두근거림, 어지럼증 같은 심혈관계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일단 위의 증상이 나타나면 시간이 지난 후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허혈성심장질환 및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의 약 1/4이 대기오염 노출에 의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비만인 사람들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자 건강 수칙 ㆍ평소 혈압·당뇨·비만 관리하기 ㆍ잊지 말고 약을 먹고 진료 일정 지키기 ㆍ증상 악화 시 바로 진료받기 ㆍ금연하고 간접흡연 피하기 ㆍ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 쓰기 (숨이 차거나 머리가 아프면 바로 제거) 민감군 2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 미세먼지는 폐로 직접 흡입되어 호흡기에 영향을 미치며, 호흡기질환, 천식 증상을 악화시킨다. 또 점막이나 피부를 자극해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성결막염 등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할 수 있어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는 만성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중요 원인 물질로, 만성 호흡기질환자들이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폐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호흡기질환자는 평소 적절한 치료를 받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기존의 치료제를 빠뜨리지 않고 복용하는 등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천식은 미세먼지로 인해 증상이 유발되거나 악화할 수 있으니 평소에 하던 치료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미세먼지의 영향이 6주까지도 지속될 수 있으므로 치료와 관리를 꾸준히 유지한다.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 건강 수칙 ㆍ평소 건강관리와 질환 치료 철저히 ㆍ천식, 만성폐쇄성질환자는 외출 시 증상 완화제 휴대 ㆍ아토피피부염이 있다면 외출 시 보습제 휴대 ㆍ인플루엔자 접종받기 ㆍ의사와 상의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보건용 마스크 착용 (숨이 차거나 머리가 아프면 바로 제거) 민감군 3 임신부·영유아 임신 중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임신부의 건강은 물론 태아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태아나 영유아 시기에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성장 발달이 끝난 후인 성인기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임신부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이 증가하고 태아에게 전달되는 혈류와 산소가 부족해져 임신부에게는 임신성고혈압, 조산, 태아에게는 저체중을 유발할 수 있다. 임신부·영유아 건강 수칙 ㆍ임신성고혈압, 임신중독증 등이 있는 고위험군인지 확인 ㆍ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실외 운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강도를 낮추어 운동 ㆍ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아이와 외출 자제 ㆍ주기적으로 환기하기 민감군 4 어린이 어린이는 신체가 다 발달하지 않았고 신체 활동은 성인보다 활발하므로 미세먼지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어린이는 어른보다 체중당 2.3배 많은 공기를 마시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폐는 생후 7년까지 폐포가 형성되고 청소년기까지 폐 부피가 증가하면서 계속 성장하므로 이 시기에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 기능의 성숙을 방해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어린이는 화학물질 배출 능력이 부족하고 면역력이 약해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 어린이 건강 수칙 ㆍ미세먼지 노출 후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눈이나 피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즉시 의사에게 진찰받기 ㆍ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격렬한 운동 피하기 ㆍ운동이나 야외 놀이 후 손 씻기와 위생관리 철저히 ㆍ충분한 수분 섭취하기 참고 질병관리청 한국건강관리협회 2022년 건강소식 4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4-28
  •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농업부문의 과제
    이갑성 함양군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담당 정부에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각 부문별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고 전 세계가 협력하지 않으면 그 성과를 거두기가 힘든 상황이다. 탄소중립이란 탄소발생을 줄이거나 흡수해 실제 탄소발생량을 ‘0’으로 만드는 활동으로 현재 70여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상황이며 스웨덴,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일부국가는 이미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 역시 2021년 10월 G20 정상회의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계획을 선언한바 있다. 국가 간 무역에 있어서도 탄소발생량이 많은 물품에 대해서 탄소세를 부과하고 있어 앞으로 탄소문제는 세계무역의 흐름을 바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후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계속해서 탄소배출을 해 나간다면 7년 뒤에는 지구온도를 1.5도까지 올라가게 되고 이 온도는 인류생존의 마지노선이라고 한다. 2050년에 지구 평균온도가 3℃정도 올라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북극 빙하가 전부 녹아 해수면의 상승으로 해발이 낮은 섬이나 해안 도시들의 상당수가 물에 잠기고 아마존 숲이 사막화되어 전세계적으로 기후급변으로 농작물들의 생육환경의 악화와 작물별 재배한계선의 변화 등이 예상되고 식량부족사태로 인해 기근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재난을 막기 위한 우리 일상생활 속 탄소배출을 줄이는 일들은 무엇일까. 자동차 타는 것을 줄이고 걷기, 에어컨·전자레인지·헤어드라이기 사용줄이기, 육류섭취 줄이기 등 매일 접하는 일들이다. 농업부문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탄소 농업은 농작물 생장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과 탄소를 토양이나 농작물에 저장하는 방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농업부문에서 탄소배출이 많은 것들은 농기계사용, 난방유 사용, 가축사육증가, 화학비료 사용증가, 토양 경운작업 등 여러 부문에서 발생되고 있다. 온실가스는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 중 화학비료, 유기물 투입을 통해 배출된다. 논에서 벼를 재배할 때는 논에 물을 가두게 되는데 이때 짚 등 투입된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되면서 메탄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벼의 경우 생장기 중 물이 필요 없는 시기에 논물을 빼주기, 볏짚을 봄보다 가을에 투입하기, 작물을 재배하기 전 토양 상태를 체크하여 비료나 퇴비를 필요한 양만 공급하기 등이 있다 또한 한편 과수와 같은 다년생 작물은 탄소 흡수원의 역할을 톡톡히 하므로 재배확대가 필요하고 논밭을 가는 경운작업 최소화하기, 한 농지에서 두 종류 이상의 작물 교대로 재배하기, 바이오차(나무조각숯) 등 유기물을 토양에 첨가해주기 등으로 탄소흡수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 방식은 또한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고 생산량을 늘려 기후변화와 식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농업도 그동안 보편적으로 해왔던 방법들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고투입 집약 농업에서 저투입 지속농업으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한 때다. 그동안 당연하게 해왔던 것들, 이를테면 화학비료·유기질비료 사용, 토양경운작업, 가축사육확대 등 편리함과 효율성만 쫒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농사방법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탄소중립실천에 대한 농업인들의 인식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4-25
  • 한건협 경남지사, 위장약과 소화제 증상에 따라 알맞게 복용하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맵고 짠 음식을 자주 먹는 만큼 소화불량, 속쓰림 같은 위장장애를 앓는 경우가 많다. 위장장애는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이 다양하므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약을 임의로 복용하기보다는 신속한 진료를 통해 질병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도 가볍고 일시적인 위장장애가 나타났을 때 증상별로 집에서 우선 복용할 수 있는 약품을 알아보자.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사 전경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될 때 Q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됩니다. 어떤 소화제를 복용해야 할까요? A 우리가 소화제라고 알고 있는 의약품은 소화효소제입니다. 소화효소제는 음식물의 주요 영양 성분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효소 복합제로, 기름진 음식을 먹었거나 과식 후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식후에 복용하고 위보다 장에서 작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코팅 처리를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부수거나 자르지 말고 통째로 삼킵니다. 생약이 들어간 일부 제품은 위산 분비를 억제하거나 위를 자극하는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위운동을 개선하는 의약품이 있지만 이런 종류의 약품은 대부분 전문의약품입니다. 병원 검사 결과에 별 이상이 없고 속이 더부룩하거나 통증 등 위장장애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면 처방을 받아 복용하며 보통 식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적인 소화불량은 스트레스 등 위장 이외의 문제가 주요 원인일 수 있고, 위나 장에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있을 수 있으므로 소화제를 장기간 복용하기보다는 적절한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속쓰림 증상이 있을 때 Q 식후 또는 빈속에 속쓰림 증상이 나타납니다. 어떤 약을 복용할까요? A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식후 속쓰림 증상은 불규칙한 식사나 자극적인 음식으로 위산이 많이 분비되는 경우에 나타납니다. 지속적이거나 심한 속쓰림은 위점막에 심한 염증이나 궤양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일시적인 속쓰림 증상은 제산제를 복용하면 신속히 완화됩니다. 보통 광고에서 속쓰림 완화를 강조하는 물약 형태의 약품이 대표적인 제산제이고 속이 쓰릴 때만 일시적으로 복용해 증상을 치료하는 대증요법제입니다. 며칠간 계속 복용할 때는 식사에 앞서 빈속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분에 따라 변비나 설사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미 변비, 설사 증상이 있다면 약을 구입할 때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고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일부 성분이 해로울 수 있으므로 주의합니다. 이 외에도 위산 분비를 억제해주는 약품이 있습니다. 이 약품은 거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나 용량이 적고 안전성이 검증된 일부 약품은 약국에서 살 수 있습니다. 보통 하루에 1~2회 복용하며 자기 전이나 기상 직후에 복용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이 약은 일회성으로 복용하기보다 1~2주 정도 지속하여 복용해야 합니다. 1~2주 복용했는데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위내시경 등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위산이 역류하는 경우 Q 잔기침이 계속되어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위산이 역류하여 생기는 증상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빨리 회복할 수 있을까요? A 질문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인후두 역류 질환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이 질환은 속쓰림보다 목 부위 자극으로 인한 기침, 이물감, 쉰목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어 목감기나 기관지 문제로 오인하기 쉬우며 속쓰림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생활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므로, 과식,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식사 후 눕거나 비스듬히 앉지 않는 등 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아울러 규칙적인 식사와 식사 후 활동이 권장됩니다. 또 처방 의약품을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이 질환의 주 치료제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품이지만 일반의약품보다 치료 용량이 큰 전문의약품을 처방받아야 하고 4주 이상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약 복용 도중에 증상이 개선되어도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처방 기간 동안 약을 끝까지 복용해야 합니다. 상복부 통증이 있을 때 Q 최근 상복부 통증이 뻐근하게 나타나는데 이것도 위장장애일까요? A 가슴이나 상복부 통증은 위산 분비 과다와 같은 위장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드물게 심장의 문제도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고령에 이런 증상이 있으면 심장질환이 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으로 장기간 약을 복용하는 경우 주의 깊게 통증 양상을 관찰해야 합니다. 심장 문제로 인한 통증은 활동 시 발생하고 휴식할 때 사라지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휴식 중에도 통증이 있다면 제산제를 복용해 통증이 사라지는지 확인하고 제산제로 개선되지 않는 통증이라면 즉시 병원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가지 약 복용 중 위장약 추가 Q 여러 가지 약을 복용 중인데 속쓰림이 있어 위장약을 추가로 복용해도 될까요? A 복용 중인 약이 위장과 관계없는 치료제라 하더라도 위장약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절염약을 복용하는 경우 관절염약이 위점막을 손상할 수 있으므로 위장장애 치료제를 대부분 같이 처방합니다. 또 어떤 진통제에는 아예 한 알에 위장약 성분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에 현재 복용 중인 약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진료를 받으실 때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증상을 얘기했다면 이미 복용하는 약에 위장장애 치료제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약을 불필요하게 중복하여 복용할 경우 유익함보다 해가 더 클 수 있으므로 약을 여러 가지 복용하고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기 전 본인의 약 처방전을 사진 찍어놓았다가 보여주고 약사의 상담을 받아 중복되지 않게 약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 제산제인 경우, 제산제는 위벽을 코팅하여 다른 약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속쓰림으로 복용하고자 하는 약품은 다른 치료제와 1~2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합니다. 글 정경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한국건강관리협회 2022년 건강소식 4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4-15
  • 종합감기약 바로 알기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국내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은 델타 변이보다 중증도가 낮아 정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동거인을 위한 안내문에 무증상·경증 확진자는 해열제·감기약 복용 등 대증치료를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종합감기약으로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을까? 한국건강괸리협회 경남지사 전경 답부터 말하자면 ‘종합감기약으로 코로나19를 직접 치료할 수는 없지만, 경증인 경우 불편한 증상을 가볍게 할 수 있는 요긴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를 통상 대증요법(대증치료)이라고 한다. 대증치료는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불편한 증상을 해소하는 치료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팍스로비드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고, 인후통이나 호흡기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 진통제나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은 대증치료 방법이다. 대증치료는 임시방편이므로 원인을 치료하는 것보다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불편한 증상을 가라앉히고 몸의 자연 회복을 돕는 방법이므로 원인 질병이 중증이거나 위험한 상태가 아니라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종합감기약에 어떤 증상을 완화해주는 성분이 들어 있기에 가벼운 코로나19 증상에 복용하도록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고 증상에 따라 사용하는 약이 서로 다르고 주의할 점도 달라 각 성분의 특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종합감기약을 복용하기 전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미리 점검해보자. 해열진통제: 열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성분 지난 호에서 알아본 해열진통제 성분이 대부분의 종합감기약에 들어 있다. 특히 몸살, 인후통, 발열 증상에 복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 종합감기약에는 해열진통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감기약을 먹기 전에 해열진통제를 이미 복용했다면 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복용하거나 감기약에 든 해열진통제 성분이 내가 이미 복용한 것과 같은 성분은 아닌지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는 하루 복용하는 최대 용량을 초과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항히스타민제: 콧물·코막힘·재채기 완화 감기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콧물, 코막힘, 재채기이므로 종합감기약에는 이를 완화해주는 대증치료제가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은 ‘알레르기약’과 같은 성분이어서 평소에 비염 치료제나 알레르기약을 복용중이라면 동일 계열의 약을 불필요하게 추가 복용하게 될 수 있다. 이 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졸음, 나른함, 입 마름 등인데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기계를 다루어야 하는 경우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진해거담제: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 배출을 돕는 성분 감기의 주요 증상인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 배출을 도와주는 성분이다. 뇌 내에 있는 기침을 통제하는 부분에 작용해 기침 횟수를 줄여주고 가래를 묽게 하여 잘 배출될 수 있게 해주는 성분이 같이 포함되어 있다. 기침약은 술과 함께 먹었을 때 술의 부작용이 커지므로 금주해야 하고, 거담제는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속이 쓰릴 수 있으므로 식사 후에 복용하는 편이 좋다. 비충혈억제제: 코막힘 해소와 일부 기침에 효과적 코막힘을 개선하고 기침에도 효과가 있는 성분으로, 많은 종합감기약에 들어 있다. 개인차가 있으나 이 성분으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서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고혈압 조절이 잘 안 되거나 과거 뇌졸중 등을 앓아서 혈압 조절이 중요한 환자들은 복용 시 주의해야 하는 성분이다. 기타 추가 성분 일부 종합감기약에는 감기몸살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약(한약) 성분, 비타민 등이 같이 들어 있기도 한다. 이러한 성분이 모두에게 다 좋은 것은 아니고, 특히 생약 성분은 다른 질환으로 약을 먹는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과 상호작용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낮과 밤에 복용하는 약을 분리하여 판매되는 종합감기약은 낮에 복용하는 약에 카페인과 같이 각성 효과가 있는 성분을 추가하여 항히스타민제나 기침약으로 인한 졸음을 줄이고자 하는 경우도 있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여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복용하고, 약을 먹을 때는 다른 카페인 음료는 섭취를 삼가야 한다. 나에게 맞는 종합감기약 고르기 낮에 운전이나 기계를 다루어야 하는 경우 감기약을 복용하는 중에는 위험한 기계 조작이나 장시간 운전은 피해야 한다. 피치 못한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한 카페인이 들어 있는 제품을 복용하는 것이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고혈압 환자 및 뇌졸중을 앓았던 경우 비충혈억제제는 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이 성분이 들어간 약은 피하고 코막힘이 심해 복용해야 한다면 비충혈억제제 성분은 최대한 짧은 기간만 복용한다. 관절염약을 먹고 있는 경우 해열진통제 성분이 관절염약의 성분과 겹칠 수 있으므로 약사와 상의하여 진통제 성분이 들어 있지 않거나 복용하는 약과 다른 계열의 성분이 있는 약을 복용한다. 나이가 많은 경우 해열진통소염제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고, 감기약으로 인한 입 마름,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이나 질환이 있다면 약을 구입하기 전에 약사와 상의한다. 종합감기약의 특징과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살펴보았다. 요약하면, 여러가지 성분이 많이 들어가서 다양한 효과를 가진 약보다 현재 불편한 증상에만 작용할 수 있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현명한 종합감기약 선택 방법이다. 복용 후 남은 약은 약 포장에 쓰여 있는 효능, 효과와 용법, 유효기간을 잘 알 수 있도록 포장지와 함께 보관하는 것이 똑똑한 약 보관법이다. 글 정경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한국건강관리협회 2022년 건강소식 3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4-12
  • '합천군청 산림과 사람들' 촌각을 다투던 96시간, 우리가 깨어 있었던 91시간
    유정연 합천군 산불담당 주무관 지난달 28일 오후 합천군과 경북 고령군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간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숲(675ha)을 태웠다. 진화를 위해 40여 대가 넘는 헬기가 투입될 정도로 큰 산불이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이 발생한 율곡면 주민들이 연신 고생한다며 지나가는 공무원들에게 손수 만든 곶감, 직접 딴 꿀을 주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산불은 2월 28일 14시 26분 율곡면 노양리 뒷산에서 발생했다. 2월 16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메마른 상태에서 순간최대풍속 7m/s의 강한 남서풍이 불면서 불은 빠르게 번졌다. 산림과 직원들과 산불진화대원들은 28일부터 불이 마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즉시 마을 주변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시설물을 보호하고 30kg이 넘는 물짐을 지고 올라 연기가 피어오르는 현장을 뛰어다니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일반 화재와 달리 산불은 진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 취수원 등 진화 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강풍을 동반하는 밤에는 헬기 진화가 불가능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 야간 진화는 오롯이 투입된 인원들에게만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림은 가파른 산악형으로 즉각적인 접근이 곤란하고 넓게 퍼진 연기와 재로 급변하는 불의 진행 방향에 근접 진화는 아찔한 위험을 동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방공무원이 산불까지 직접 끄는지 알지 못한다. 이번 산불에서도 합천군 산림과 산불 담당자가 중심이 되어 행정안전부, 산림청, 경남도청, 소방서, 경찰서, 함양 국유림 관리사무소, 한국전력, 상하수도, 도로교통, 문화재 관련 부서 등 하루 3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으며 긴박하게 현장과 소통하고 진화작업을 이어갔다. 지난 나흘간 합천군 산림과장을 포함한 25명의 직원들에게 몇 시간의 잠도 허락되지 않았다. 촌각을 다투는 산불 현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오는 연기를 재빨리 파악하고 정확한 곳에 물을 뿌려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한순간도 자리를 비워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불이 나면 가장 먼저 연락을 받고 지도를 보며 헬기를 보낸다. 헬기가 한 차례 물을 뿌린 후 현장에서 직원들이 물짐을 지고 출발한다. 30여 명이 출발하지만 연기가 피어오른 목적지 도착 인원은 10여 명 정도다. 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헤쳐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늦어지는 직원들을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지역에 넓게 퍼진 1,000여 명 넘는 진화작업 동원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세끼 식사와 간식을 챙기는 것 역시 산림과 직원들의 몫이며, 고된 진화작업과 열악한 근무 조건의 불평의 화살받이를 모두 감내하는 것 또한 산림과 직원들의 일이었다. 정대근 산림과장을 비롯한 유정연 산불 담당자와 산림과 직원들이 나흘간 사무실에서,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것은 산림과 직원으로, 산불 담당자로서의 사명감으로 묵묵히 그 책임을 다한 것이다. 이런 내막을 알면 주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감사 인사와 손수 만든 음식들을 전하는지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노력이 소방대원들의 수고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산불을 끄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합천군 800여 명의 공무원, 50여 명의 진화 대원, 400여 명의 사회단체 등 이런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에 우리 모두가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끝으로 모니터 보고 있을테니 눈 잠깐 붙이라는 우리의 권유에 돌아온 산불 담당자의 말에 존경심을 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현장은 추운데 고생이다 아니가 나는 그래도 안에 있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3-06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