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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군청 산림과 사람들' 촌각을 다투던 96시간, 우리가 깨어 있었던 91시간
    유정연 합천군 산불담당 주무관 지난달 28일 오후 합천군과 경북 고령군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간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숲(675ha)을 태웠다. 진화를 위해 40여 대가 넘는 헬기가 투입될 정도로 큰 산불이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이 발생한 율곡면 주민들이 연신 고생한다며 지나가는 공무원들에게 손수 만든 곶감, 직접 딴 꿀을 주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산불은 2월 28일 14시 26분 율곡면 노양리 뒷산에서 발생했다. 2월 16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메마른 상태에서 순간최대풍속 7m/s의 강한 남서풍이 불면서 불은 빠르게 번졌다. 산림과 직원들과 산불진화대원들은 28일부터 불이 마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즉시 마을 주변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시설물을 보호하고 30kg이 넘는 물짐을 지고 올라 연기가 피어오르는 현장을 뛰어다니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일반 화재와 달리 산불은 진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 취수원 등 진화 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강풍을 동반하는 밤에는 헬기 진화가 불가능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 야간 진화는 오롯이 투입된 인원들에게만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림은 가파른 산악형으로 즉각적인 접근이 곤란하고 넓게 퍼진 연기와 재로 급변하는 불의 진행 방향에 근접 진화는 아찔한 위험을 동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방공무원이 산불까지 직접 끄는지 알지 못한다. 이번 산불에서도 합천군 산림과 산불 담당자가 중심이 되어 행정안전부, 산림청, 경남도청, 소방서, 경찰서, 함양 국유림 관리사무소, 한국전력, 상하수도, 도로교통, 문화재 관련 부서 등 하루 3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으며 긴박하게 현장과 소통하고 진화작업을 이어갔다. 지난 나흘간 합천군 산림과장을 포함한 25명의 직원들에게 몇 시간의 잠도 허락되지 않았다. 촌각을 다투는 산불 현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오는 연기를 재빨리 파악하고 정확한 곳에 물을 뿌려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한순간도 자리를 비워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불이 나면 가장 먼저 연락을 받고 지도를 보며 헬기를 보낸다. 헬기가 한 차례 물을 뿌린 후 현장에서 직원들이 물짐을 지고 출발한다. 30여 명이 출발하지만 연기가 피어오른 목적지 도착 인원은 10여 명 정도다. 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헤쳐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늦어지는 직원들을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지역에 넓게 퍼진 1,000여 명 넘는 진화작업 동원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세끼 식사와 간식을 챙기는 것 역시 산림과 직원들의 몫이며, 고된 진화작업과 열악한 근무 조건의 불평의 화살받이를 모두 감내하는 것 또한 산림과 직원들의 일이었다. 정대근 산림과장을 비롯한 유정연 산불 담당자와 산림과 직원들이 나흘간 사무실에서,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것은 산림과 직원으로, 산불 담당자로서의 사명감으로 묵묵히 그 책임을 다한 것이다. 이런 내막을 알면 주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감사 인사와 손수 만든 음식들을 전하는지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노력이 소방대원들의 수고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산불을 끄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합천군 800여 명의 공무원, 50여 명의 진화 대원, 400여 명의 사회단체 등 이런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에 우리 모두가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끝으로 모니터 보고 있을테니 눈 잠깐 붙이라는 우리의 권유에 돌아온 산불 담당자의 말에 존경심을 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현장은 추운데 고생이다 아니가 나는 그래도 안에 있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3-06
  • 항공우주청, 서부경남에 유치되어야 하는 이유(상공회의소 회장 서희영)
    스페이스X, 버진 갤럭틱,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에서 민간 우주산업의 시대를 열며 전세계적으로 우주산업의 열기가 뜨겁다. 서희영 상공회의소 회장 반면,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매출액은 3조 9,000억원으로 세계 우주산업시장의 1.1%에 지나지 않으며, 발사체 기술은 미국에 비해 18년 뒤처져 있고, 매년 그 격차는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정책은 연속성이나 장기적인 계획없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진행되었는데, 이는 우주산업을 주도할 전담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에 한발짝 다가서면서 우주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하루빨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항공우주청 설립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항공산업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걸음마 단계의 우주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항공우주청 설립이 필수적인 필요조건이다. 그렇다면 항공우주청의 위치는 어디가 최선인가? 최근 대선 정국과 맞물려 우리나라도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와 같은 항공우주청을 설립해야 한다는 공약이 세간의 이슈가 되면서 대전과 경남의 유치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정치적 논리에 휩쓸려서는 안된다. 정치적 논리보다 국익에 도움이 되고 국가균형발전, 항공우주산업의 시너지효과 창출과 미래성장 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 또, 항공우주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기반이 되는 항공산업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다는 조건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경남은 항공우주산업 관련 연구 인프라가 가장 발달한 곳이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서 국내 항공우주기업의 60% 이상이 입지해 있으며, 누리호 발사에 기여한 업체의 80%가 경남에 집중돼 있다. 그리고 항공우주산업 중심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내 주요 대학교에는 항공우주 관련 학부 과정은 물론 대학원 과정까지 운영 중이다. 실제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시작이자 미래인 대한민국 대표 항공우주기업 KAI가 있고, KAI를 중심으로 KAI 우주센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우주부품시험센터, 국방기술품질원, 경남TP 항공우주센터 등 항공우주산업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연구․지원 기관이 밀집해 있다.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 종합업체인 KAI는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300여개 기업이 만든 부품 조립을 총괄했으며, 발사체의 기본이면서 가장 어려운 1단 추진체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다. 또, KAI는 군용 완제기부터 항공정비(MRO), 민수 기체구조물 제작까지 국내 항공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주 분야, 도심항공교통(UAM), 메타버스 시뮬레이터 개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 항공우주 신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경남은 항공우주산업을 국가주력사업으로 육성해 대한민국을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최적지이고, 그 중에서도 서부경남에 우주항공청이 설립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21
  • 산불예방 최선책은 주민들의 관심입니다.
    사천시 녹지공원과 산림보호팀장 윤용민 올해도 산불발생이 심상찮다.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연일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우리 도내에서만 벌써 약 20여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경남도 전역의 적설량이 전무한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부터 계속된 겨울 가뭄으로 조그마한 불씨에도 산불로 연결될 수 있는 긴박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원인 제공자를 조사해 보면 대부분이 산불 예방 홍보내용과 조심해야한다는 내용은 알고 있지만, 설마 내가 하는 행동이 산불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안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원인 중 90% 이상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산불의 시작은 자그마한 실수에서 비롯되는데, 주로 ‘논·밭두렁 태우기’와 ‘담뱃불’이 산불의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일부 무관심한 시민들에 의해 산불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5월말까지 약 7개월간의 산불예방 활동에도, 산불예방을 위한 지자체 산림당국의 노력에도 산불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다. 산림·소방당국과 지자체의 각별한 주의와 감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관심이 산불예방의 최선책이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산림 또는 산림과 근접한 100m안 지역의 밭두렁이나 폐기물 소각은 일체 금지해야 하고, 입산이 통제된 지역이나 폐쇄된 등산로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둘째, 취사·야영·흡연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산불 예방이나 감시활동은 특정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우리마을의 산불 예방 감시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산불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또,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지체없이 119나 지자체 산림부서 등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불길은 화마로 이어져 수십년간 가꾸어온 아름다운 푸른 산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린다. 한순간의 부주의가 큰 산림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항상 불조심을 생활화하고, 늘 조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18
  • 거창군 부군수 김태희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만이라도’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른바 산불 시즌이 도래했다. 봄철 건조하고 따스한 바람이 지속되는 날씨는 추운 겨울 얼어있던 심신에 생기를 불어넣는 손길로 느껴질 수 있지만,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불청객이 될 수 있다. 거창군 김태희 부군수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불 중 60%가 봄철에 발생했다는 것이 산림청 통계이다.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와 청명·한식에는 성묘객에 의한 실화, 정월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행사 등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원인들이 봄철에 몰려있다. 특히, 2~3월은 농번기 이전 농부산물·쓰레기 불법소각, 4~5월에는 따뜻한 날씨로 등산객과 산나물 채취를 위한 입산객들의 증가로 산불 발생 위험이 가장 높다. 또, 산불의 발생원인은 △입산자·성묘객 실화(37%), △농부산물·쓰레기 소각(29%), △담뱃불 실화(5%)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우리군은 산림연접지역의 주택·문화재 등 주요시설물을 보호하는『대형 산불방지 안전공간 조성사업』과 논·밭두렁 무단 소각 방지를 위한 『목재파쇄기를 이용한 농부산물 파쇄 지원사업』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군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고 소중한 산림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각 마을 단위로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실천으로 군민의 산불 예방 직접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거창군의 12개 읍·면에서는 곳곳에 산불감시원을 배치하여 순찰 및 계도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산림보호법』에 의해 산림이나 산림연접지 논·밭두렁 소각, 입산통제구역 무단침입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통해 경각심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법적, 제도적 노력도 군민들의 참여와 의식 개선 없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 군민 모두가 노력하지 않으면 수십 년간 지키고 가꾸어온 거창군의 아름다운 산림이 한순간의 작은 실수로 순식간에 시꺼먼 잿더미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이 ‘나만이라도’ 하는 책임감으로 바뀌어야 한다. 거창의 산림을 거창군민이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는가. 거창군과 거창군민이 하나가 된 마음으로 산불 예방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군의 산불 발생 제로(zero)화 달성도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09
  • 적신호 켜진 거창 영화관, 전 군민의 관심 절실해…
    거창의 유일한 영화관이 폐관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 등 때문에 자영업자 대부분이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영화관은 정부의 각종 지원에서 배제되어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알고 있다. 문화관광과 실무수습 이아현 주무관 거창의 영화관도 코로나19 이전에 매년 13만 명 이상이 영화를 관람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관람 인원이 75%가 줄어 지금 당장 임대료를 내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거창에서 나고 자란 내게 영화관은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다. 어린 시절 엄마의 손을 잡고 같이 간 중앙시네마에서 본 인생 첫 영화는 <타이타닉>이었다. 일곱 살이었던 나는 금세 잠들어 버려 어떤 내용이었는지 영화에 대한 기억은 없다. 그러나 암실에서 보물찾기 하듯 자리를 찾던 긴장감과 스크린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는 엄마의 젊은 날이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사라진 중앙시네마 앞을 지날 때면 엄마와 함께한 그날의 추억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거창에서 영화관이 사라진 일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도, 부모님이 젊었을 때도 영화관은 없어졌다. 하지만 곧 그 빈자리를 채울 영화관이 생겼고 학창 시절 영화 감상이 나의 취미가 될 만큼 가까이서 문화생활을 즐겼다. 그래서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영화관이 꼭 이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거창군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이 생각은 나뿐만이 아니라 거창군민 대다수가 공감할 거라고 믿는다. 지역에 영화관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거창군민의 문화적 자부심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 군의 유일한 영화관이 사라지게 된다면, 군민들이 상실감을 겪는 것은 물론 다른 지역과의 문화적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 걱정된다. 정부에서는 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영화관이 없는 지역에 작은 영화관 건립 및 운영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금에 대부분 의존해 운영되는 작은 영화관이 현재 거창의 영화관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창에 영화관이 없어지게 되어 영화를 보기 위해 대구나 다른 도시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불편하고 안타깝다.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이 거창에 앞으로도 계속 존립할 수 있도록 군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많은 거창군민이 연말연시 영화 한 편과 함께 가족과 아름다운 추억도 쌓고, 거창 유일의 영화관 살리기에 동참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1-12-27
  • 함양군 농축산과 농정기획담당 홍중근
    풍요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웬지 여유롭고 낭만스럽게 느껴지는 가을의 수식어다. 함양군청 홍중근 농축산과 농정기획 담당 그러나 산골 오지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벼수확이 한창인 다랭이논에서 벼베기와 타작에 일손을 거들어야 하는 수고로 이 같이 낭만적인 가을의 수식어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었다. 어린시설 온가족이 함께 다랑이 논으로 출동하여 낫으로 벼를 베고, 벼를 세우고, 볏단을 이고 지고 아슬아슬한 논두렁을 타고 산비탈 오솔길을 지나 마당에 모아 타작을 해서 비로소 방앗간에 가서 쌀을 찧었다. 그야말로 아흔아홉번의 손을 거쳐 밥상 위에 올라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다랭이논에서 나온 쌀이 진짜 무공해·친환경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논물은 오염원이 없는 청정한 계곡수를 끌어 쓰고, 기계를 사용하지 않으니 기름 노출 걱정도 전혀 없으며, 귀하고 비싼 농약은 사용할 일조차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지금 이런 다랑이논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된 쌀을 판다면 얼마를 받아야 할까? 아흔아홉번 농부의 정성이 담긴 쌀은 얼마나 큰 값을 받을 수 있을까? 우리 함양군에서는 지리산 아래 ‘마천 도마마을 다랑이논 복원’을 위해 올봄 전통방식으로 모내기를 하고 몇일전 전통방식 벼베기 체험 행사를 실시하였다. 농촌의 고령화와 경제 논리에 밀려 휴경과 타작물 재배로 인해 점차 황금들판의 풍경이 사라져 가는 요즘 다랑이논 한가득 벼가 누르게 익어가는 가을의 풍경이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다운 장관인지 이제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벼 수확에 참여한 도시민 체험자들 역시 층층이 쌓인 다랑이논 한가득 황금 물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10월의 따스한 햇살 속에서 수확의 기쁨을 맛보았다. 모내기와 벼베기는 나에게는 힘든 노동에 불과한 것이었으나 다들 행복한 얼굴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함양군이 2023년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다랑이논 사업을 추진한다면 더 넓은 면적에 더 많은 체험객이 참여하여 아름다운 옛 추억을 되새기며, 우리의 전통농업인 다랑이논도 완벽한 복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오늘은 가을햇볕이 유난히 따갑다. 나는 얼마전부터 건강을 위해 타기 시작한 자전거로 그 시절 아버지가 바지게를 지고 걷던 다랭이논 산비탈 오솔길과 논두렁으로 라이딩을 한다. 다랭이논의 추억과 애환을 생각하며....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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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멱장기수(冪將棋手)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멱장기수’는 한 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장기수를 말하는데 자칫 창원시가 이에 해당되는 논란에 휩싸일 것 같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해 11월, 추위와 더위에 노출된 창원지역 3000여 명 대리기사들을 위해 비바람을 피할 쉼터를 마련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그리고 6500만원 시비를 들여 4개월 만인 지난 3월 8일 유흥가가 밀집 된 상남동 인근 한 공용주차장 한 켠에 50㎡ 규모 이주노동자 ‘쉼터’를 조성하고 개소식을 가졌다. 대리기사들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고마운 일일게다. 또 시민들 입장에서는 든든한 견인차 역활을 하는 안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한 층 더 깊어졌을 것이다. ‘쉼터’ 내부에는 대리기사들을 위해 전신안마기 2대, 발마사지기 5대, 족욕기 2대, 냉·난방기 1대, 혈압체크기, 소파 2개, 탁자, 싱크대, 컴퓨터 1대 등이 설치 돼 안 시장의 따뜻한 배려를 말해주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3년 전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조성으로 효율성이 확대돼 각 지역마다 2~3곳 ‘쉼터’가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창원시는 서울에 이어 기초자치단체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장돼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창원쉼터’ 조성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각지에서 대리운전 관계자 100여 명이 벤치마킹 차원에서 방문, ‘쉼터’를 둘러본 사람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모두 안 시장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 나돌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이 시설이 얼마나 부러웠으면 이구동성으로, 돌아가면 창원시 정책을 자신들의 거주지 시장·군수에게 건의해 ‘쉼터’개설을 부추긴다고 했을까? 안 시장은 이날 개소식에서 시설 상황을 지켜 본 후 제1, 제2 ‘쉼터’를 조성하겠다. 장기적으로 이동노동자 복지지원 프로그램(건강, 법률, 금융상담 등) 확대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창원지역 3000여 명 대리운전기사들은 안 시장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감동을 숨기기 않고 진심어린 고마운 박수를 보냈다. ‘쉼터’를 관리하고 있는 이창우 경남대리운전노조 지부장은 “개소식 후 현재까지 1일 평균 30여 명 대리운전기사들이 방문한다. 이들은 지친 몸을 안마기에 맡겨 피로를 풀고 쾌적한 마음으로 콜을 기다리고 있다. 예전에는 밖에서 서성이며 추위와 싸우고 더위를 피해 ATM이 설치된 은행에서 콜을 기다렸다”고 전하면서 “다시 한 번 안 시장에 대한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운영 실태다. 이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시근무자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무자 월급이 지급돼야 하지만 1일 근로 수준의 경남대리운전노조 입장에서는 불가능한 상태다.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방안은 간부급 11명이 날짜를 정해 오후 6시~9시까지 3시간 봉사 근무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전 2시부터 5시까지는 지부장 이 씨 혼자 도맡는 방안이다. ‘쉼터’는 현재 그렇게 운영 중 이라고 한다. 이에 경남대리운전노조는 안타까운 현실을 수 차례 시 건의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담당자는 “올해는 예산이 없어 안된다”는 말만 앵무새 처럼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11명 봉사자들 말에 따르면 별다른 직업 없이 대리운전에 전념하는 처지에서 3시간 봉사는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이 지부장 경우 새벽 시간을 혼자 관리한다는 것은 이미 생계 한계를 벗어났다는 지론이다. 더구나 경제침체와 김영란법이 맞물리면서 유흥시장은 바닥을 치고 있다. 이로 인해 밤 11시면 콜 수행은 거의 막을 내리는 시간이기에 초저녁 ‘쉼터’봉사는 치명적이라고 11명 봉사자들은 재차 주장했다. 안타까운 현실은 또 있다. ‘쉼터’를 방문하는 대리기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커피와 물이다. 재정적 도움이 전무한 상태에서 커피와 물을 구비하는 자체가 커다란 어려움이란다. 이 문제는 ‘쉼터’를 아끼는 기사들이 전 날 수입 중 개인적으로 어렵사리 커피를 구입해 비치해 놓는다고 한다. 자! 이쯤되면 이제는 창원시가 나서 줄 차례 아닌가? 지부장 이 씨는 “많다면 많은 액수일지 모르겠지만 원활한 쉼터 운영을 위해 시가 한 달 300만원만 지원해 준다면 타시에 모범이 되는 ‘쉼터’를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얼마나 애절하고 간곡한 바람인가? 창원시 강영희 의원도 “현재 ‘쉼터’ 상황은 상근 인력이 없는 등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효성이 없는 사업이 될 우려가 높다”면서 “‘쉼터’ 운영에 있어 상근인력 배치 등 세밀한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작지만 효율적으로 크게 활용되고 있는 ‘창원쉼터’는 타 도·시 사람들이 탐내는 창원의 자랑스러운 시설 아닌가? 그리고 이렇게 보람된 일을 추진한 안 시장의 위상은 한층 더 높아졌다. 그런데 이를 포기하려는가? 강 의원 말처럼 11명 간부들이 3시간 봉사 과부화로 ‘쉼터’ 문을 열지 못하게 될 경우, ‘쉼터’ 개장은 전시효과로 끝날 것이고 쉼터 문을 열든 닫든 나몰라라 하는 안상수 창원시장은 멱장기수(冪將棋手)로 내몰리며 언론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19-06-15
  • 조금만 참아!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야!
    참으로 2016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혼란스러운 해였던 것 같다. 저 성장에 침체된 경제는 활로를 찾지 못했고, 팍팍해진 삶에 청년은 ‘헬조선’을 말했고, 신혼부부는 출산을 두려워하고 중·장년은 노후 공포를 절감했다. ‘워렌버핏’이 2006년도에 한국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5년 후에는 국영기업체란이 유로, 포스코만 빼고는 전부매각 철수하였다. 이유는 한국의 성장 동력인 젊은이들의 저출산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2차 대전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문턱에 다가선 유일한 나라, 원조를 받다가 원조를 해주게 된 나라, 세계에서 7번째로 ‘30-50클럽(1인당 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에 가입한 나라란 얘기는 민망할 정도로 퇴색했다.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내수시장과 고용의 어려움은 물론, 창업정신은 오간데 없고 오직수성(守城)하는데만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이들은 의욕을 잃고 분노만 쌓여가는 것 같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는 4색 당파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 혈투를 벌이고 있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 재정지출 중 1/3 이상이 복지재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절대부족이라 야단인게 현실 아닌가? 누가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우리 모두가 나서지 않으면 더 없는 추락만 있을 법하다. ‘위기의 한국’ 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난 1998년 IMF상황과 2007년 글로벌 경제위기상황이 또 다시 우리 눈앞에 닥친 현실이 되고 말았다. 2016년은 우리에게 이 나라의 문제가 무엇인지 낱낱이 알려 준 고마운 해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모든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이토록 총체적인 위기에 놓였다는 것은 그 만큼 큰 기회를 만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그만 참아!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야! 우리 모두가 위기 의식을 인식하고 있기에 과거의 IMF와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해 낸 경험을 토대로 제 분야에서 참고, 인내하고, 다시 기다려보는 지혜를 모아서 ‘30-50클럽’ 문턱에서 좌절하지 말고 힘과 지혜를 모은다는 생각으로 2017년 새해를 열고 싶다. 나와 내 가정과 내 직장 우리 모두와 후대들을 위해서 함께 헤쳐 나가자!
    • 칼럼.기고.기자수첩
    2019-06-07
  • AGAIN 창원, 다시 한번 더 도약을
    1970년 마산수출자유지역을 국내 첫 외국인전용 공단으로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1974년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창원을 기계산업 중심의 국가산단으로 지정해 본격적인 가동으로 수출전진기지이면서 제조업의 메카이며, 기계산업의 요람지라고 불릴 정도로 번성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바로미터로서 역할을 해온지 44년이 돼가면서 공단 노후화와 피로도가 쌓이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게 진행 돼 가고 있기에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저 막막한 실정입니다. 이에 (사)한국중소기업협업진흥협회와 (재)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에서 ‘이대로 창원 주저 앉을 수 없다’는 절박함의 구호아래 2018년도 상반기에는 ‘제4차산업혁명과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이해’ 12주 무료 강좌를 시행했고, 하반기에는 ‘창업과 기업가정신’이라는 주제로 4주간 무료 강좌를 시행했으며. 2019년도에는 1년 과정 매월 둘째주 수요일 무료 강좌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관내 기업인들 및 창업스타트기업과 특히 창업 2세대(차세대)경영인들을 중점적으로 초청해 강좌를 통해 교감대도 늘리고 있습니다. 백절불요(百折不撓) 유지경성(有志竟成) ‘백 번 꺾일지언정 휘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어떠한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과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으로, 뜻을 올바르게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아무리 주변 환경이 어렵고 힘들지라도 우리 다함께 다시 한번 더 열정과 창업정신으로 ‘AGAIN 창원’ ‘다시 한번 더 도약을’ 시도하는 민간차원의 바람을 일으키며 분위기를 함께 하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참여와 배움으로서 함께하며 미래를 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금모으기운동 및 함께 이겨내면서 우리 모두가 슬기롭게 대처했으며,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속에서 다시 찾아온 어려움에도 잘 극복 했기에, 현재 또 다시 위기상황이지만 우린 몇 차례 경험을 통해서 훈련이 되어있기에 분명코 잘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혁신을 통한 변해야 살아 남는다’ 이제부터는 제2세대(차세대)경영인들이 도전과 창업정신을 펼쳐가기를 바라며 기존의 창업주세대들은 조언과 뒤를 받쳐주는 역할과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는 것이 시대에 맞으리라 여기며, 많은 강좌도 찾아가서 듣고, 보고, 느끼며 서로 정보공유와 과거의 경험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잘 헤쳐 나가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함께 극복해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19-06-07
  • 他生之緣(타생지연)과 이청득심(以聽得心)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곧 他生之緣(타생지연) ‘他 다를 타’·‘生 날 생’·‘之 갈 지’·‘緣 인연 연’ 타생의 인연(因緣)이라는 뜻으로, 불교(佛敎)에서 낯모르는 사람끼리 길에서 소매를 스치는 것 같은 사소(些少)한 일이라도 모두가 전생(前生)의 깊은 인연(因緣)에 의(依)한 것임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태어나서 수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진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 모두가 모습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심지어 마음까지 나하고 다르다. 이를 두고 천태만상(千態萬象)이라고도 한다. 세상 사물이 한결같지 않고 각각 모습과 모양이 다름을 이르는 말이다. 이같은 인간관계 여건속에서 현재 삶의 기쁨과 슬픔을 느끼도록 하는 특정 관계가 행복을 줄지 혹은 고통을 줄지 장담할 수 없는 문제다. 이러한 불확실한 인간관계에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그 속에서 불행과 고통을 줄이기 위한 자신만의 배려있는 정체성이 인간관계를 이어가는 노하우로 거듭난다. 대부분 사람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일정한 반응양식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부당한 행동을 해서 화가 날 때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각자만의 대응방법이 있다. 이를 두고 우리는 ‘인간관계 기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귀를 기우려 들으면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마디로 ‘모두 내 마음과 같지 않다’는 생각이 앞선 나머지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공존하는 것이다. 싫든 좋든 서로 감정을 교류하고 상호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세상 이치가 돼 버렸다. 인간관계에 관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비결은 말 잘하는 솜씨가 아니라 잘 들을 줄 아는데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효과적인 경청을 위해 상대방 이야기에 적절히 공감하고 반응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은 수동적 자세이며, 듣는 태도에 오감을 사용해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은 능동적 경청이라고 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 그것이 맞는지 틀린지 속으로 판단하며 반응 없이 듣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마음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듣기만 하면 미리 판단하고 상대방의 말에서 부정적인 것, 비판 적인 것, 불쾌한 것부터 귀에 들어 올 수 있다. 부디 경청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 서로를 추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신영의 ‘공감’이라는 책에 소개된 ‘경청’에 대한 한자어 풀이는 매우 인상적이다. 들을 청(聽)자의 부수 하나 하나를 살펴보면, 귀 이(耳)자 밑에 임금 왕(王)자가 있고, 오른 쪽에는 열십(十) 아래에 눈 목(目)자를 옆으로 눕혀놓고, 그 밑에 한 일(一)자와 마음 심(心)자가 차례로 놓여 있다. ‘열개의 눈과 하나의 마음’이라는 부제에서 처럼 듣는 다는 것은 왕과 같은 귀, 즉 매우 커다란 귀를 갖고 집중해서 마음의 눈을 가지고 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경청은 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입으로 손으로 표현하며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단어 하나 하나에 시시비비를 가리기 이전에 상대방이 지금 어떤 심정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 지를 간파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 성격과 행동이 아무리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내 손을 한 번 들여다보자 다섯 손가락 길이가 각기 다르다. 그렇지만 길이가 각기 다른 손가락들은 오히려 특정한 쓰임새가 있다. 결론은 내 육신의 손가락도 각기 다른데 남끼리 만나면 어떻겠는가? 남끼리 만나 어느 정도 융합되면 그것은 성공이다. 각기 다른 손가락의 쓰임새 처럼 분명 상대도 쓰임새가 따로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인간관계’ 기술을 동원해 상대와 융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연마해야 한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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