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남자/김명의 시인
시사모가 뽑은 좋은 시 한 편
엄마의 남자
김명의
엄마랑 함께 목욕을 마치고
속옷을 건네기위해
서랍을 열었네
비와이씨 상표가 붙은 남자팬티
양말 한 켤레 상표도 뜯지 않고 있네
엄마는 동거하는 남자가 있네
자식들 몰래
서랍을 열고 닫으며
남자를 기억하고 꺼내어보네
등에 꽂히는 시선에 눈 돌리니
영정 사진속의 아버지가 웃네
슬그머니 서랍을 닫네
♣시작노트♣
부부로 맺어지려면 억겁의 인연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어머니의 그리움을
곁에서 지켜보노라면 그것을 깨닫습니다.
서랍 속에 숨겨둔 아버지의 속옷이며 양말을
볼때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 곁의 인연들을 변함없이 사랑하자는
김명의 시인
인천 거주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