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의 꿈
최재우 시인
억새의 꿈
최재우
오늘, 새벽녘 눈을 뜨자마자
지나간 이별이 생각나는 건
슬픈 꿈을 꾼 탓이고
갈바람이 꽃을 흔들어
또다시 피어나게 하는 건
그리운 꿈을 꾼 까닭이다
산등성이 넘어야 볼 수 있는
저녁노을의 마지막 모습은
늘 아름답기를 원한다
가랑잎이 가득 쌓인 틈에서
은빛 억새가 고개를 들고
아침 햇살처럼 날아 가려한다
가물고 낮은 물가로 내려와
하늘을 바라보고 타는 목을 축이려는
억새는 천수天水를 기다리다
지쳐 잠들었던 아주 긴 꿈이었다
꿈에서 깨어나 꿈틀거리며
상처를 추스르고 노래를 부른다
바람이 부는 꿈을 꾼 날에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담대함으로
<시작노트>
잠을 청한다
불면의 밤에 깊은 잠을 자려고 하지만
쉽게 잠들지 못한다
언제부터인지 원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더 이상 급할 것도 없으며 조바심마저 잠재워버린 꿈
"꿈을 가지면 시간이 천천히 간다"는 말을 믿는다
꿈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함을 다시 알게 된다
<최재우 시인 약력>
서울 출생
. 시사모 동인
. 한국 디카 시인 모임 회원
. 시사모 작품상 디카 시부분 수상
. 시사모 동인지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공저
ㆍ 2020제 3회 경남 고성
국제 한글 디카시 공모전 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