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쇼/박주영 시인
한국디카시학이 뽑은 디카시 한 편
우주쇼
먹고 먹히고
사는 일이 다 그렇지
마음 곧추세우고
서서히 빠져나오는
저 환장할 희열
박주영
♣시작노트♣
어린 작가의 개인전에 축하해 주러 갔습니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세상의 잣대로
노파심을 안고 갔습니다.
몇십 년을 그 자리에서 성장하질 못하고, 욕심만
내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그러나 기우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아무리 봐도 이해되지 않는
작품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힘든 일을 힘들어하지 않고 즐기고, 매듭 없이
찬찬히 풀어낸 것을 보며 부끄러웠습니다.
사는 것이 아무리 먹고 먹히는 일이라지만,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마음의 빛과
삶의 색깔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누적된 어두운 터널 같은 시간을, 어린 작가를
통해 탈출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박주영 시인
시사모,한국디카시인모임 동인
2020년 [뉴스N제주] 신춘문예 디카시 당선
디카시집 [돋아라, 싹] 출간
동인지 [고흐가 귀를 자른 이유] 외 다수 공저
제1회 한국디카시학 작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