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위로/손설강 시인
한국디카시학이 뽑은 디카시 한 편
어떤 위로
네가 나였다가
내가 너였다가
너도 괜찮지
나도 괜찮아
_손설강
◐시작노트◑
이태원 참사 이후, 추모 5일 동안 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하얀 국화 한 송이었습니다.
저는 전철을 타고 출근을 합니다. 참사 이후
전철이 덜컹거리거나 승강기 문이 오래 열려 있다고
느껴질 때 가슴이 뛰며 긴장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뉴스로 접한 장삼이사가 이럴진데 유가족 마음은
감히 짐작 할 수 없지요. 그렇게 우울한 나날,
길을 걷다 유난히 구멍이 많이 난 이파리 하나가 발치에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허리 굽혀 주워들고 말을 걸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위로 해주고 싶었습니다.
괜찮다는 말 천부당만부당 하겠지만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기에 그리 썼습니다.
손설강 시인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동인
한국사진문학협회 운영위원
논술학원 원장
현재 [서울 중랑구 평생학습관]
디카시 창작반 출강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