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2-04(일)
 

자전거

 

문지혜

 

바람을 앉힌 낡은 안장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페달이 돌아가면

그리움의 무게

느껴질 때가 있잖아

 

두 번째 꽃이 되는 가을

꽃도 바람을 택할 수 없듯

바람도 어느 꽃에 앉을지 모르는 법인데

바람의 무게로 오늘 내 안장에 앉은 거야

 

금성이 달의 점처럼 보이던 밤

꽃이 된 나무 중

하필 노랗게 질린 은행잎 앞에서

쪼그라져 앉아

만지면 바스러질 듯한 어깨를 하곤

말은 또 한 마디도 없었어

 

누굴 기다리냐는 내 말에

달아나는 달만 쳐다봤어

꽃 따라간 나비처럼

 

◈시작노트◈

 

저보다 훨씬 높은 은행나무

그 아래 구부려 기댄

저 초로의 불면식 사내의 그리움도

나 만큼이나 허름해져 있을까,

생각 드는 무거운 밤

 


문제혜 시인.jpg

 

문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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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8

  • 39439
김현주

문지혜 시인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서 읽을 수 있게 해주셔요! 앞길 응원합니다

댓글댓글 (1)
지혜

김현주   >   감사합니다~~^^

댓글댓글 (1)
김영란

몽환과 열망이 한데 얽힌 문장들이
담백하게 씌어진 시가 참 사모치네예.
'조금 더...' 라는 희망이 시가 되는 비밀은
이미 가슴에 접어둔 꿈이 있다는 뜻이겠지예.
나아갈 길은 좀 멀다해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소녀가 있으니 다행합니더. ^^

댓글댓글 (1)
지혜

김영란   >   감사합니다.항상 응원 보내주셔서 고맙고 시인님 글에서 많이 배웁니다

댓글댓글 (1)
염미애

가을의 정서를 흠뻑 느끼게 해주는 시네요...
너무 좋아요~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시 기대할게요~^^

댓글댓글 (1)
지혜

염미애   >   감사합니다.늘 따뜻한 응원 아끼지 않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더욱 단단한 시로 보답하겠습니다.

댓글댓글 (1)
임수빈

화이팅

댓글댓글 (1)
지혜

임수빈   >   감사합니다~^^

댓글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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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문지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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