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간 말/송재옥 시인
한국디카시학이 뽑은 디카시 한 편
날아간 말
내 안에는 네가 살아
무심히 밷던 그의 말은 자취가 없다
나비야 너도 그러겠지
순간은 진지하나
현실엔 날개가 있으니
_송재옥
♣시작노트♣
말은 누군가의 가슴을 데웠다가 식히곤 한다.
나비가 꽃을 찾아서 이 꽃 저 꽃으로
날아다니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간의 움직임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앉아 있던 때를 자꾸 추억하곤 한다.
살아오면서 많은 이야기와 긴 시간의
아름답고 슬프거나 아픈 감정들이 날개를
폈다 접고는 했다.
우주 만물은 항상 생사와 인과가 끊임없이
변하여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않다는
이치를 알면서도 달콤했던 순간을 간직했기에
살아가는 힘이 된다.
나비가 꿀을 찾아서 이 꽃 저 꽃으로 날아다녔다.
그 아름다운 장면을 보면서
나를 기쁘게 했던 말들을 생각하니 그것은
저 나비와 같다 싶은 생각이 스쳤다.
날아간 말이라도 그 힘으로 여기까지 살아오지 않았을까?
기왕이면 나의 말을 나비처럼 우아하고
예쁜 몸짓으로 날게 해야겠다.
송재옥 시인
시사모,한국디카시인모임 회원
순수문학으로 등단
5인디카시집 [사방팔방]
e-book 작은 시집 [저문 날의 삽화]
제8회 이병주하동 국제문학제 디카시공모전 가작
중랑문인협회, 디카시마니아,디카시세상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