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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군청 산림과 사람들' 촌각을 다투던 96시간, 우리가 깨어 있었던 91시간
    유정연 합천군 산불담당 주무관 지난달 28일 오후 합천군과 경북 고령군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간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숲(675ha)을 태웠다. 진화를 위해 40여 대가 넘는 헬기가 투입될 정도로 큰 산불이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이 발생한 율곡면 주민들이 연신 고생한다며 지나가는 공무원들에게 손수 만든 곶감, 직접 딴 꿀을 주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산불은 2월 28일 14시 26분 율곡면 노양리 뒷산에서 발생했다. 2월 16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메마른 상태에서 순간최대풍속 7m/s의 강한 남서풍이 불면서 불은 빠르게 번졌다. 산림과 직원들과 산불진화대원들은 28일부터 불이 마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즉시 마을 주변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시설물을 보호하고 30kg이 넘는 물짐을 지고 올라 연기가 피어오르는 현장을 뛰어다니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일반 화재와 달리 산불은 진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 취수원 등 진화 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강풍을 동반하는 밤에는 헬기 진화가 불가능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 야간 진화는 오롯이 투입된 인원들에게만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림은 가파른 산악형으로 즉각적인 접근이 곤란하고 넓게 퍼진 연기와 재로 급변하는 불의 진행 방향에 근접 진화는 아찔한 위험을 동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방공무원이 산불까지 직접 끄는지 알지 못한다. 이번 산불에서도 합천군 산림과 산불 담당자가 중심이 되어 행정안전부, 산림청, 경남도청, 소방서, 경찰서, 함양 국유림 관리사무소, 한국전력, 상하수도, 도로교통, 문화재 관련 부서 등 하루 3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으며 긴박하게 현장과 소통하고 진화작업을 이어갔다. 지난 나흘간 합천군 산림과장을 포함한 25명의 직원들에게 몇 시간의 잠도 허락되지 않았다. 촌각을 다투는 산불 현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오는 연기를 재빨리 파악하고 정확한 곳에 물을 뿌려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한순간도 자리를 비워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불이 나면 가장 먼저 연락을 받고 지도를 보며 헬기를 보낸다. 헬기가 한 차례 물을 뿌린 후 현장에서 직원들이 물짐을 지고 출발한다. 30여 명이 출발하지만 연기가 피어오른 목적지 도착 인원은 10여 명 정도다. 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헤쳐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늦어지는 직원들을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지역에 넓게 퍼진 1,000여 명 넘는 진화작업 동원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세끼 식사와 간식을 챙기는 것 역시 산림과 직원들의 몫이며, 고된 진화작업과 열악한 근무 조건의 불평의 화살받이를 모두 감내하는 것 또한 산림과 직원들의 일이었다. 정대근 산림과장을 비롯한 유정연 산불 담당자와 산림과 직원들이 나흘간 사무실에서,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것은 산림과 직원으로, 산불 담당자로서의 사명감으로 묵묵히 그 책임을 다한 것이다. 이런 내막을 알면 주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감사 인사와 손수 만든 음식들을 전하는지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노력이 소방대원들의 수고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산불을 끄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합천군 800여 명의 공무원, 50여 명의 진화 대원, 400여 명의 사회단체 등 이런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에 우리 모두가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끝으로 모니터 보고 있을테니 눈 잠깐 붙이라는 우리의 권유에 돌아온 산불 담당자의 말에 존경심을 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현장은 추운데 고생이다 아니가 나는 그래도 안에 있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3-06
  • 항공우주청, 서부경남에 유치되어야 하는 이유(상공회의소 회장 서희영)
    스페이스X, 버진 갤럭틱,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에서 민간 우주산업의 시대를 열며 전세계적으로 우주산업의 열기가 뜨겁다. 서희영 상공회의소 회장 반면,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매출액은 3조 9,000억원으로 세계 우주산업시장의 1.1%에 지나지 않으며, 발사체 기술은 미국에 비해 18년 뒤처져 있고, 매년 그 격차는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정책은 연속성이나 장기적인 계획없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진행되었는데, 이는 우주산업을 주도할 전담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에 한발짝 다가서면서 우주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하루빨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항공우주청 설립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항공산업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걸음마 단계의 우주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항공우주청 설립이 필수적인 필요조건이다. 그렇다면 항공우주청의 위치는 어디가 최선인가? 최근 대선 정국과 맞물려 우리나라도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와 같은 항공우주청을 설립해야 한다는 공약이 세간의 이슈가 되면서 대전과 경남의 유치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정치적 논리에 휩쓸려서는 안된다. 정치적 논리보다 국익에 도움이 되고 국가균형발전, 항공우주산업의 시너지효과 창출과 미래성장 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 또, 항공우주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기반이 되는 항공산업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다는 조건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경남은 항공우주산업 관련 연구 인프라가 가장 발달한 곳이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서 국내 항공우주기업의 60% 이상이 입지해 있으며, 누리호 발사에 기여한 업체의 80%가 경남에 집중돼 있다. 그리고 항공우주산업 중심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내 주요 대학교에는 항공우주 관련 학부 과정은 물론 대학원 과정까지 운영 중이다. 실제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시작이자 미래인 대한민국 대표 항공우주기업 KAI가 있고, KAI를 중심으로 KAI 우주센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우주부품시험센터, 국방기술품질원, 경남TP 항공우주센터 등 항공우주산업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연구․지원 기관이 밀집해 있다.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 종합업체인 KAI는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300여개 기업이 만든 부품 조립을 총괄했으며, 발사체의 기본이면서 가장 어려운 1단 추진체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다. 또, KAI는 군용 완제기부터 항공정비(MRO), 민수 기체구조물 제작까지 국내 항공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주 분야, 도심항공교통(UAM), 메타버스 시뮬레이터 개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 항공우주 신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경남은 항공우주산업을 국가주력사업으로 육성해 대한민국을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최적지이고, 그 중에서도 서부경남에 우주항공청이 설립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21
  • 산불예방 최선책은 주민들의 관심입니다.
    사천시 녹지공원과 산림보호팀장 윤용민 올해도 산불발생이 심상찮다.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연일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우리 도내에서만 벌써 약 20여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경남도 전역의 적설량이 전무한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부터 계속된 겨울 가뭄으로 조그마한 불씨에도 산불로 연결될 수 있는 긴박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원인 제공자를 조사해 보면 대부분이 산불 예방 홍보내용과 조심해야한다는 내용은 알고 있지만, 설마 내가 하는 행동이 산불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안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원인 중 90% 이상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산불의 시작은 자그마한 실수에서 비롯되는데, 주로 ‘논·밭두렁 태우기’와 ‘담뱃불’이 산불의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일부 무관심한 시민들에 의해 산불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5월말까지 약 7개월간의 산불예방 활동에도, 산불예방을 위한 지자체 산림당국의 노력에도 산불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다. 산림·소방당국과 지자체의 각별한 주의와 감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관심이 산불예방의 최선책이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산림 또는 산림과 근접한 100m안 지역의 밭두렁이나 폐기물 소각은 일체 금지해야 하고, 입산이 통제된 지역이나 폐쇄된 등산로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둘째, 취사·야영·흡연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산불 예방이나 감시활동은 특정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우리마을의 산불 예방 감시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산불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또,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지체없이 119나 지자체 산림부서 등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불길은 화마로 이어져 수십년간 가꾸어온 아름다운 푸른 산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린다. 한순간의 부주의가 큰 산림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항상 불조심을 생활화하고, 늘 조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18
  • 거창군 부군수 김태희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만이라도’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른바 산불 시즌이 도래했다. 봄철 건조하고 따스한 바람이 지속되는 날씨는 추운 겨울 얼어있던 심신에 생기를 불어넣는 손길로 느껴질 수 있지만,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불청객이 될 수 있다. 거창군 김태희 부군수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불 중 60%가 봄철에 발생했다는 것이 산림청 통계이다.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와 청명·한식에는 성묘객에 의한 실화, 정월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행사 등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원인들이 봄철에 몰려있다. 특히, 2~3월은 농번기 이전 농부산물·쓰레기 불법소각, 4~5월에는 따뜻한 날씨로 등산객과 산나물 채취를 위한 입산객들의 증가로 산불 발생 위험이 가장 높다. 또, 산불의 발생원인은 △입산자·성묘객 실화(37%), △농부산물·쓰레기 소각(29%), △담뱃불 실화(5%)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우리군은 산림연접지역의 주택·문화재 등 주요시설물을 보호하는『대형 산불방지 안전공간 조성사업』과 논·밭두렁 무단 소각 방지를 위한 『목재파쇄기를 이용한 농부산물 파쇄 지원사업』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군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고 소중한 산림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각 마을 단위로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실천으로 군민의 산불 예방 직접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거창군의 12개 읍·면에서는 곳곳에 산불감시원을 배치하여 순찰 및 계도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산림보호법』에 의해 산림이나 산림연접지 논·밭두렁 소각, 입산통제구역 무단침입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통해 경각심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법적, 제도적 노력도 군민들의 참여와 의식 개선 없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 군민 모두가 노력하지 않으면 수십 년간 지키고 가꾸어온 거창군의 아름다운 산림이 한순간의 작은 실수로 순식간에 시꺼먼 잿더미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이 ‘나만이라도’ 하는 책임감으로 바뀌어야 한다. 거창의 산림을 거창군민이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는가. 거창군과 거창군민이 하나가 된 마음으로 산불 예방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군의 산불 발생 제로(zero)화 달성도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09
  • 적신호 켜진 거창 영화관, 전 군민의 관심 절실해…
    거창의 유일한 영화관이 폐관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 등 때문에 자영업자 대부분이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영화관은 정부의 각종 지원에서 배제되어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알고 있다. 문화관광과 실무수습 이아현 주무관 거창의 영화관도 코로나19 이전에 매년 13만 명 이상이 영화를 관람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관람 인원이 75%가 줄어 지금 당장 임대료를 내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거창에서 나고 자란 내게 영화관은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다. 어린 시절 엄마의 손을 잡고 같이 간 중앙시네마에서 본 인생 첫 영화는 <타이타닉>이었다. 일곱 살이었던 나는 금세 잠들어 버려 어떤 내용이었는지 영화에 대한 기억은 없다. 그러나 암실에서 보물찾기 하듯 자리를 찾던 긴장감과 스크린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는 엄마의 젊은 날이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사라진 중앙시네마 앞을 지날 때면 엄마와 함께한 그날의 추억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거창에서 영화관이 사라진 일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도, 부모님이 젊었을 때도 영화관은 없어졌다. 하지만 곧 그 빈자리를 채울 영화관이 생겼고 학창 시절 영화 감상이 나의 취미가 될 만큼 가까이서 문화생활을 즐겼다. 그래서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영화관이 꼭 이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거창군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이 생각은 나뿐만이 아니라 거창군민 대다수가 공감할 거라고 믿는다. 지역에 영화관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거창군민의 문화적 자부심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 군의 유일한 영화관이 사라지게 된다면, 군민들이 상실감을 겪는 것은 물론 다른 지역과의 문화적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 걱정된다. 정부에서는 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영화관이 없는 지역에 작은 영화관 건립 및 운영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금에 대부분 의존해 운영되는 작은 영화관이 현재 거창의 영화관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창에 영화관이 없어지게 되어 영화를 보기 위해 대구나 다른 도시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불편하고 안타깝다.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이 거창에 앞으로도 계속 존립할 수 있도록 군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많은 거창군민이 연말연시 영화 한 편과 함께 가족과 아름다운 추억도 쌓고, 거창 유일의 영화관 살리기에 동참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1-12-27
  • 함양군 농축산과 농정기획담당 홍중근
    풍요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웬지 여유롭고 낭만스럽게 느껴지는 가을의 수식어다. 함양군청 홍중근 농축산과 농정기획 담당 그러나 산골 오지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벼수확이 한창인 다랭이논에서 벼베기와 타작에 일손을 거들어야 하는 수고로 이 같이 낭만적인 가을의 수식어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었다. 어린시설 온가족이 함께 다랑이 논으로 출동하여 낫으로 벼를 베고, 벼를 세우고, 볏단을 이고 지고 아슬아슬한 논두렁을 타고 산비탈 오솔길을 지나 마당에 모아 타작을 해서 비로소 방앗간에 가서 쌀을 찧었다. 그야말로 아흔아홉번의 손을 거쳐 밥상 위에 올라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다랭이논에서 나온 쌀이 진짜 무공해·친환경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논물은 오염원이 없는 청정한 계곡수를 끌어 쓰고, 기계를 사용하지 않으니 기름 노출 걱정도 전혀 없으며, 귀하고 비싼 농약은 사용할 일조차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지금 이런 다랑이논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된 쌀을 판다면 얼마를 받아야 할까? 아흔아홉번 농부의 정성이 담긴 쌀은 얼마나 큰 값을 받을 수 있을까? 우리 함양군에서는 지리산 아래 ‘마천 도마마을 다랑이논 복원’을 위해 올봄 전통방식으로 모내기를 하고 몇일전 전통방식 벼베기 체험 행사를 실시하였다. 농촌의 고령화와 경제 논리에 밀려 휴경과 타작물 재배로 인해 점차 황금들판의 풍경이 사라져 가는 요즘 다랑이논 한가득 벼가 누르게 익어가는 가을의 풍경이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다운 장관인지 이제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벼 수확에 참여한 도시민 체험자들 역시 층층이 쌓인 다랑이논 한가득 황금 물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10월의 따스한 햇살 속에서 수확의 기쁨을 맛보았다. 모내기와 벼베기는 나에게는 힘든 노동에 불과한 것이었으나 다들 행복한 얼굴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함양군이 2023년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다랑이논 사업을 추진한다면 더 넓은 면적에 더 많은 체험객이 참여하여 아름다운 옛 추억을 되새기며, 우리의 전통농업인 다랑이논도 완벽한 복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오늘은 가을햇볕이 유난히 따갑다. 나는 얼마전부터 건강을 위해 타기 시작한 자전거로 그 시절 아버지가 바지게를 지고 걷던 다랭이논 산비탈 오솔길과 논두렁으로 라이딩을 한다. 다랭이논의 추억과 애환을 생각하며....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1-10-25

실시간 칼럼.기고.기자수첩 기사

  • 신천지교회, 해명자료
    26일, 신천지교회는 정읍살인사건으로 기독교언론과 자칭 이단전문가의 악의적 여론 조작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두 명의 무고한 생명을 빼앗은 정읍살인사건 범인을 옹호하고 살인 책임을 피해자에 돌린 CBS, 국민일보 등 기독교언론과 자칭 이단전문가 주장이 명백한 거짓임이 확인됐다. SBS 시사고발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는 지난달 아내와 처남 부부에게 칼을 휘둘러 아내와 처남댁을 살해한 노 모 씨(49)의 이른바 ‘정읍살인사건’의 범행 이유를 찾는 내용을 지난 22일 방영했다. 중상을 입은 채 인터뷰에 응한 처남에 따르면 살해된 누나는 결혼 초기부터 남편 노 씨의 폭력성, 의처증, 다혈질, 성도착증 등으로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살해된 아내의 지인 역시 범인 노 씨의 성도착증을 증언하며 아내가 10여 년 동안 가장 노릇을 했으며 몇 번이나 이혼을 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22일_방송된_SBS_‘궁금한_이야기Y’에서_아내와_처남댁이_살해된_이른바_‘정읍살인사건’이_전형적인_집착에_의한 범죄 증언 장면 아내가 가정법률상담소에서 이혼 문제를 상담받은 당일 남편이 살인을 저질렀고, 남편은 처남 부부가 아내의 이혼을 돕는다는 이유로 범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방송에 출연한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이별범죄”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이번 범죄가 성도착증, 의처증에 빠진 폭력적인 남편에 의해 아내와 무고한 처남부부가 끔찍한 피해를 당한 천인공노할 사건이며 종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이 드러난 것이다. 22일_방송된_SBS_‘궁금한_이야기Y’에서_아내와_처남의_아내가_살해된_이른바_‘정읍살인사건’이_전형적인_집착에 의한 범죄 증언 장면 그러나 앞서 CBS 노컷뉴스는 범인인 남편에게 ‘아내가 신천지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냐’고 유도 질문을 하고 이를 기사화했다. 이어 국민일보는 지난달 28일 “피해자가 신천지를 다니지 않았다면 이런 불상사가 없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범죄자로부터 피해자의 아픔이 느껴졌다’는 내용의 자칭 이단 전문가 칼럼을 게재했다. 또, 지난 22일 CBS 노컷뉴스와 국민일보는 범인에게 상담을 해준 오 모 목사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면서 “신천지 때문에 가족이 망가졌다”는 범인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 사건 발생 이후 충분히 사실관계를 확인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노컷뉴스, 국민일보 등 기독교 언론이 또다시 범죄자와 이단 상담 목사의 주장만 보도한 것은 신천지예수교회를 비방하는 내용은 허위보도라도 상관없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자칭 이단 전문가라는 이단 상담 목사 역시 자신에게 상담을 요청해온 범죄자와 그의 가정에 대한 현실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후 상당 시간이 흘렀음에도 사실관계 확인은커녕 여전히 범죄자의 주장만 대변하고 있다. 범인에 대한 이단전문가 상담이 결국 ‘신천지 때문에 가정이 망가졌다’는 자신들의 주장에만 집착한 비전문가의 마녀사냥이었다는 사실이 정확하게 확인된 셈이다. 가정 내 약자인 부녀자에게 가해지는 가정폭력 사건을 종교문제를 덧씌워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꾸는 방식은 기독교 방송과 자칭 이단 전문가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신천지예수교회 자체 조사시 이단 상담 목사와 연관된 가정폭력 및 무력을 사용한 개종 강요 등으로 회복 불가능에 이르는 가정이 매년 100건씩 발생하고 있다. 아무리 돈벌이가 중요하지만 두 명의 무고한 생명을 빼앗고 두 가족의 생을 송두리째 망친 흉악범을 옹호하는 자칭 이단전문가와 CBS 노컷뉴스, 국민일보는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선량한 국민의 목숨을 지키고 이 땅에 법적, 종교적, 사회적 상식을 올바로 세우기 위해 신앙인의 최소한의 도리마저 내팽겨 치는 세력들의 책임을 묻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7-26
  • 진보당, 대우조선 하청 노사 협상 타결
    22일, 진보당 경남도당은 대우조선해양 노사 파업 극적 타결과 관련해 논평을 전했다. 진보당 경남도당 로고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파업 51일째 하청업체 노사가 협상을 타결했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 정부가 공권력 투입을 예고하면서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가 컸던 만큼 노사 잠정 합의안 도출을 환영한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엄중하다. ‘이대로 살순 없지 않겠습니까’ 이 절규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만의 분노가 아니다. 모든 하청노동자, 비정규직의 외침이며, 불평등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요구일 것이다. 0.3평 감옥과 같은 철장에 자신을 스스로 가두면서까지 하청노동의 참담한 현실을 알린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에 죄송함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하청노동자들과 연대하며, 하청노동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도 최선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진보당경남도당은 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하는 노력에 함께 힘을 모을 것이며, 하청노동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으로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7-22
  • 여름철 잦은 복통과 설사 알맞은 약 복용법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전경 여름은 다른 계절에 비해 복통, 설사가 많이 발생하는 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장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중 약 40%가 여름철에 몰려 있고 월별로는 8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통과 설사의 원인에 따라 대표적인 대처 방법을 알아보자. 감염성 복통·설사 오염된 음식물이나 식수를 섭취했을 때 생기는 위장관 질환으로, 원인균을 살펴보았을 때 여름철에는 주로 세균이 많고, 겨울철에는 바이러스로 인한 경우가 많은 편이다.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많이 발생하고 일부 세균에 의한 장염은 1급 감염병으로 분류될 만큼 전염력이 높다. 감염성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복통과 설사는 감염균이 없는 경우에 비해 구토가 더 많이 발생하고 이어지는 다량의 설사가 특징이다. 구토와 설사가 심한 경우가 많아 탈수 현상이 발생하기도 쉽다. 일반적으로 잠복기가 짧을수록 구토 같은 상부 위장관 증상이 심하고, 잠복기가 길수록 설사 등 하부 위장관 증상이 심하다. 이런 경우 집에 상비약으로 보관하는 지사제를 먹으면 원인균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시간을 오히려 늦춰 증상이 더 오래갈 수 있으므로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면 안 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한나절 정도 설사를 하고 서서히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금 지켜보면서 물이나 보리차,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한다. 구토, 설사 등 증상이 심하거나 2일 이상 설사가 있는 경우에는 병원 진료를 받아 탈수를 예방하기 위한 치료를 해야한다. 주의해야 할 점 의사 표현이 어려운 어린이나 연로한 노인은 구토와 설사로 탈수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만일 구토, 설사가 있고 이로 인해 물도 잘 섭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변을 반나절 이상 보지 않았다면 탈수를 의심해보아야 한다. 이때는 병원을 찾아 원인균을 확인하고 진단에 따른 치료와 함께 수액을 주사로 맞거나, 전해질 용액을 복용해 탈수를 교정해야 한다. 증상과 중증도에 따라서 세균성 장질환으로 확진되면 항생제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일부 식중독균은 만성질환자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는 매우 위험하다. 예를 들어 비브리오패혈증은 오염된 해산물을 먹거나 오염된 바닷물에 피부 상처가 노출되는 경우 감염될 수 있고, 만성 간질환자 등 고위험 환자는 감염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병원성 대장균(특히 장출혈성 대장균)은 오염된 식품과 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고 후유증 없이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환자에게서 용혈성빈혈, 신장 기능 부전 등 용혈성요독증후군 합병증이 진행되면 치명률이 3~5%에 이르므로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다. 따라서 심한 복통과 혈변성 설사가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감염성 복통·설사의 예방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결이 중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동안 감기, 장염, 눈병 등 전염성질환이 감소한 것은 거리두기와 철저한 손 씻기의 공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거리두기가 헤제되어 이동과 외식이 늘고 있으므로 모두 손 씻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감염성 복통·설사는 원인이 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따라 전파되는 음식이나 전파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덜 익힌 고기와 어패류 등을 통해 식중독균이 전파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장균 등 대부분은 생채소와 껍질째 먹는 과일, 식수 때문에 전파되기도 하고 오염된 손과 식기에 의해서도 전파된다. 음식물의 종류와 상관없이 위생과 청결이 매우 중요하고 채소 등 그냥 먹을 수 있는 식품도 충분히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비감염성 복통·설사 비감염성 복통·설사는 감염성 장질환에 비해 증상이 덜하고 구토 증상이 없거나 약한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설사와 복통을 완화하기 위한 상비약을 복용해도 되는데, 지사제는 장의 움직임을 줄여 설사를 멈추게 하는 종류보다 수분이나 독소를 흡착하고 점액량을 늘려 장운동을 정상화하는 흡착형 제품을 권장한다. 흡착형 지사제는 보통 현탁액 형태로 시판되는데, 설사가 멎으면 더 복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바로 중단한다. 아울러 복통을 줄여주는 약(진경제)을 같이 복용할 수 있으나 일반적인 진통제와 달리 내장의 평활근에 작용하는 약이므로 졸음, 어지러움, 입마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질환을 앓고 난 뒤에는 식욕 저하나 탈수 증상으로 인한 기력 감퇴 등을 호소할 수 있고 소화력 또한 저하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이후에도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소량씩 자주 섭취하고 보리차 등 음료를 충분히 마시면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 외에도 처방받은 정장제(유산균제)가 있다면 처방 기간 꾸준히 복용하거나 복용하던 유산균제가 있다면 평소 먹던 양보다 2배 정도 늘려 며칠간 충분히 복용하는 것도 장내 유익한 미생물을 다시 채워주고,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7-22
  • 합천주민 무시하는 부산 물공급 일방추진 결사 반대한다!!
    정화섭 합천군 상책면 주민자치위원장 물! 생명의 근원.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도시가 형성되고, 식수 및 공장용수 등 물 사용처가 늘어나면서 계절적, 지역적으로 일정치 않은 물을 어떻게 모아서 활용하는가가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지역적으로 구분된 지자체에서 물 문제는 정치적 논리까지 확대되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양상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합천. 그 속에 합천의 젖줄인 황강. 황강은 인구 5만이 대대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신선한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근원이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황강 광역취수장 설치 계획과 관련하여 합천군민의 한사람으로 강력 반대한다. 2년 전부터 시작된 취수장 설치문제는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지역주민의 동의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군민 동의없이 정부는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기획재정부 ‘황강물 부산공급 사업’이 예비타당성(예타)통과 했다고 하면서 ‘부산시만 30년 숙원사업 해결 물꼬를 텄다’고 크게 보도되고 연이어 합천물이 부산에 공급되는 양 부산지역 언론들이 보도했다. 합천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으로서 분노를 금치 못한다.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물부터 마시는 언론은 부산시민들을 현혹하고 지자체간 싸움을 부추긴다. 책임져야 한다 지금 합천댐에 와보라. 바닥이 드러나 황폐하기 그지없다. 89년 댐건설 이후 유량 부족으로 황강하상 밀림화 현상이 진행중이고 하류지역은 농업용수 부족으로 영농에 애로가 있다. 황강줄기 18개소에서 농번기 양수 활동을 하면 하류지역 청덕면은 때아닌 농번기에 갈수기를 겪을 정도다. 과거 30년간 합천댐 평균 저수율이 54%로 이를 기준으로 볼때 일 19만톤이 취수 가능하다고 추정되는데 45만톤의 물을 가져가면 합천군은 메마른 지역으로 바뀐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 내 친척들이 살고 있는 하류 지역에 같이 먹어야 한다는 건 동의하지만 주민의견을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추진은 안된다. 1996년 황강취수장 설치계획에 대해 합천군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사업 철회되고 타지역 취수원 확보계획이 검토되다가 해당지역 반대로 다시 우리 지역으로 온다는 건 합천군민으로 자존심을 짓밟는 가혹한 행위다. 20년 8월 합천댐 과다 방류로 인한 인재는 우리 군민 모두가 합천댐 수량관리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상수원보호구역 등 추가 규제없이 기존 시설로 한다고 하지만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지 않았는가? 더 맑은 물을 먹기 위해 상류지역 규제는 불을 보듯 뻔하다. 현재에도 황강은 자연생태 1등급으로 묶여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이 또한 취수원으로 지정되면 더 강화될 것이다 이제라도 주민동의 없이 일방통행 정책 추진은 5만 합천군민의 생존이 달린 문제로 결국 보고만 있지 말아야 한다. 전 군민의 단결로 합천군의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7-22
  • 합천군민 동의없는 일방적인 황강취수장 설치 ‶절대 안돼!″
    문정욱 합천읍 청년회장 지난 7월 1일 부산지역 모 일간지에 “합천·창녕 물 부산 공급 길 열렸다... 2조 원대 예타 통과” 낙동강 먹는 물 공급체계 정부 사업 확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접했다. 핵심내용이 합천 황강 복류수와 창녕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부산과 동부 경남에 하류 평균 90만t을 공급할 수 있는 취수시설·관로 102.2㎞를 2025년에 착공해 2028년까지 준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합천군과는 아무런 논의도 없이 기획재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켜 정부사업으로 확정하고 밀어붙이기식 사업을 진행시키려 하고 있다. 합천군민들이 반발하는 것이 정부의 이같은 계획이 합천군민들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조건부 의결한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에는 사업을 착공하기 전까지 주민 동의를 구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럼, 주민동의가 조건부 의결인 만큼 합천군민이 결사 반대하는 취수장 건설을 아무리 정부사업이라도 과연 추진할 수 있을까? 만약, 주민 동의없이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된다면 1996년의 상황이 또다시 재현될지 모른다. 합천군민은 1996년 부산시에 50만t을 공급하는 황강취수장 건설을 강력히 반대하며 백지화시킨 저력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깨끗한 물을 마셔야 된다. 물을 공급받아 수혜를 입는 대도시 주민들은 물은 공공재인데 같이 나눠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왜! 합천군민들이 목숨걸고 물 공급을 반대하는지는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합천군민의 생존권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황강을 끼고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이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군민 생활이 불편해지는 고통은 감수하더라도 농업용수 고갈로 농․축산업 생산기반을 붕괴시키고 황강 주변지역 개발이 불가능해져 재정자립도가 최하위권에 있는 합천의 지역소멸로 이어질지 모를 일이다. 합천의 브랜드슬로건은 ‘水려한 합천’이다. 황강, 합천호의 맑은 물과 수려한 경관의 고장 합천군을 표현한 말이다. 합천군민이 황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함축하는 말일 것이다. 합천군의 젖줄인 황강 물을 이용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앞서 합천군민들에게 먼저 의사를 물어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7-08
  • 건협 메디체크연구소, 내시경 통해 발견된 고래회충과(Anisakidae) 유충
    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김인원, 이하 건협) 메디체크연구소는 “2002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에서 수집된 물개회충(Pseudoterranova decipiens sensu stricto)의 분자유전학적 진단(Molecular Diagnosis of Pseudoterranova decipiens sensu stricto Infections, South Korea, 2002‒2020)” 주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EID(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국내 최초로 유전자분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건협 본부 전경 물개회충(Pseudoterranova decipiens)은 고래회충(Anisakis simplex), 바다표범회충(Anisakis pegreffii)과 함께 고래회충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고래회충과(Anisakidae) 기생충으로 국내에서는 1971년 첫 보고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고래회충증(아니사키스증)은 유충에 감염된 해양 어류나 오징어 등을 날것으로 먹거나 잘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었을 때 인체에 감염되는 기생충질환으로 생선회 등을 먹고 약 3-8시간 후 상복부통, 오심, 구토 등의 급성증상이 나타나 식중독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만성화된 일부 환자에서는 충체가 위벽 또는 장벽으로 들어가 호산구성 육아종을 형성하기도 하며 알레르기성 증상도 드물게 나타난다. 이번 연구는 19년간(2002-2020년) 한국건강관리협회 16개 건강증진의원과 국내 병원에서 위·대장내시경을 통해 수집한 고래회충과(Anisakidae)의 유충 중 물개회충으로 의심되는 충체를 선별하여 분자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종 동정을 진행했다. 분석된 유충 모두 기존에 보고된 물개회충의 유전자와 매우 높은 상동성을 나타내어 이를 근거로 물개회충(Pseudoterranova decipiens)으로 동정했다. 고래회충과(Anisakidae) 유충의 진단을 위해서는 유충의 형태학적 분석이 유용하지만 내시경시 충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 유충의 유전자 분석은 종 동정에 필수적이다. 건협 메디체크연구소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자 분석에 사용한 표지자가 유전학적 종 동정 진단에 용이하다는 것을 제시하였고, 국내에서 최초로 유전학적 종 동정을 하고 물개회충속(Pseudoterranova)의 국내 감염양상에 대해 확인하는 성과를 얻었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7-04
  • 위암의 예방과 관리
    김동규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원장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높아 40세 이후부터 2년마다 위장조영검사나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또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암 위험도가 높다는 소견이 나오면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검사에서는 주로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궤양, 위의 선종성 용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위암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위암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식습관, 환경이나 유전, 문화적 요인들이 있다. 위암 유발인자로는 헬리코박터균, 흡연, 술, 가족력, 짠 음식 등이 꼽힌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위산 속에서도 살 수 있는 나선형 세균인 헬리코박터균을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위암 발생에 독립적으로 관여한다고 인정하기에는 아직 의학적 증거가 불충분하지만, 여러 대규모 역학연구에서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높은 나라에서 위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염, 위암 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위암 발생 위험을 3.8배 증가시킨다. 위암은 흡연과도 관련이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위암 발병 위험도가 3배 정도 높다. 우리나라에서 남녀 간 식생활 차이가 별로 없음에도 남자의 위암 발생률이 여자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은 남성의 흡연율이 여성보다 높다는 사실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외에도 음주 등 다른 환경적 요인이 있지만, 담배는 가장 잘 알려진 발암 원인이다. 흡연은 삼가는 게 좋다. 술은 간에 영향을 많이 준다. 과음을 하면 위암 발생 위험이 2배가량 높아진다.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만성위염을 유발해 최종적으로 위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음주를 하더라도 시간을 두고 소량을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모든 질환이나 암이 그렇듯이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는 경우 위암 발생률이 2배로 증가한다.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가족의 생활환경과 식습관이 비슷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위암 발병 위험도가 4.5배가량 높다. 질산염 화합물(가공된 햄, 소시지류 등 가공보관 식품), 탄 음식, 염장 식품들도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위암 치료법 수술로 원발 병소를 완전히 절제하고, 위 주위의 광범위한 림프절절제술을 시행한 후 위장관 재건술을 한다. 수술은 병변 위치와 침윤 정도에 따라 위아전절제술(2/3 절제), 위전절제술 및 합병 절제와 함께 위 주위의 광범위한 림프절절제술을 함께 시행한다. 일부 국한성 표재성 위암에는 내시경 점막절제술이나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을 시도한다. 여러 메타분석에서 보조 항암화학요법이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위암의 근치적 수술 후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권고한다. 수술 전 방사선치료는 국소적으로 시행하는 위암의 근치 절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제한적으로 수술 전에 시행한다. 또 위암의 근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 방사선 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정기 건강검진과 올바른 식습관으로 예방 40세부터 2년에 한 번 권고되는 위내시경 검사는 위암 발병 여부를 확인하는 위암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위암 환자 대부분이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고 우연한 기회에 암을 발견했다고 하는 만큼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매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있다면 매년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위암을 예방하는 올바른 식습관 • 훈제식품을 적게 먹고, 태운 육류나 생선 등을 먹지 말 것 • 소금에 절인 식품, 짠 음식은 피할 것 • 방부제나 식용색소가 적게 든 음식물을 선택할 것 • 딱딱하거나 뜨거운 음식 섭취를 삼갈 것 • 녹황색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을 것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6-30
  • 농지법 강화가 몰고 온 나비효과
    부동산, 특히 농지 매매가 이루어져 취득세를 납부하고도 거래가 취소되어 취득세를 환급해주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는 농지를 등기할 때 필요한 취득자의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이 원활하지 않아 거래가 불가피하게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기 합천군 재무과 세정계장 LH 사태(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부동산 투기사건)를 계기로 작년 농지법이 개정되어 농지취득자격증명서 발급 요건이 강화되었다. 개정된 법률은 농지소유 규제 강화 및 농지의 투기용 취득 억제를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받는 데 필요한 농업경영계획서와 주말 체험영농계획서 서식을 대폭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농업경영의지, 실현가능성 등을 꼼꼼히 심사하고, 제출해야 하는 증빙서류도 이전과 달리 보다 강화되고 구체화된 것이다. 부동산 취득세는 거래가 이루어지면 무조건 내야 하는 세금이다. 그런데 지방세법상 취득으로 보지 않는 사유에 해당될 경우 환급이 되는데 지방세법 시행령에는 취득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부동산 거래 계약해제 신고서를 등록관청에 제출하여야 환급할 수 있게 되어있다. 즉, 매수자가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제때 발급받지 못하거나 안일하게 대처하여 60일 이후에 계약해제 신고서를 제출하게 되면 전 주인에게 계약금과 잔금까지 모두 돌려받더라도 취득세 환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작년 LH사태가 나비효과가 되어 지방세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토지거래 중 특히 전․답 거래 시에는 사전에 농지취득자격이 되는지 본인이 판단하여 매매 계약 체결하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6-20
  • '건협' 메디체크연구소 , 평균 혈당 재현성 및 유용성 확인
    14일, 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김인원, 이하 '건협') 메디체크연구소 나은희 소장(진단검사의학전문의) 연구팀은 ‘건강검진에서 고혈당 관리를 위한 추산 평균 혈당의 재현성과 유용성: 후향적 단면 연구 (The Reproducibility and Usefulness of Estimated Average Glucose for Hyperglycemia Management during Health Checkups: A Retrospective Cross -Sectional Study)’를 SCIE급 국제 학술저널 'healthcare'최근호에 발표했다고 전했다. '건협' 나은희 메디체크연구소장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나 인슐린 생산 부족으로 인한 만성질환으로, 당뇨병과 관련된 대혈관(macrovascular) 또는 미세혈관(microvascular)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혈당 조절이 중요하다. 당뇨병 전단계인 사람들은 당뇨병의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당뇨병으로 진행을 막기 위해 고혈당에 대한 인식과 엄격한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 공복혈당(FPG, Fasting Plasma Glucose)과 당화혈색소(HbA1c)는 임상에서 고혈당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주요 지표이다. 혈당 조절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당화혈색소는 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 수치를 반영하지만, 혈당의 변동성을 측정하지는 않는다. 이번 연구는 당화혈색소에서 계산된 추산 평균 혈당(eAG, Estimated average glucose)의 재현성과 유용성을 확인하고 건강검진에서 평균 혈당과 관련된 인자를 파악한 것이다.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건협' 16개 건강증진의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수검자 중 정상 혈당을 가진 건강인 182,848명과 공복혈당장애(IFG, Impaired Fasting Glucose)가 있는 109,555명, 당뇨병이 있는 35,632명을 대상으로 했다. 모든 대상자에서 공복혈당과 평균 혈당은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r=0.811, P<0.001), 정상인과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들에서는 공복혈당과 평균 혈당의 연관성이 감소했다(P<0.001). 혈당조절이 잘되지 않는 당뇨병(FPG>200mg/dL)이 있는 사람들에서는 평균 혈당과 공복혈당의 차이가 감소하거나 오히려 공복혈당이 평균 혈당보다 높았다. 평균 혈당보다 공복혈당이 더 높은 수검자의 비율은 정상인에서 1.5%에 불과하였으나,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서는 46.3%였다. 평균 혈당의 증가는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일수록, 공복혈당이 높고, 고밀도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P<0.05). '건협' 나은희 메디체크연구소장은 “우리 몸은 아침 공복시 활동에 필요한 당을 야간에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에 의해 생성하고, 생성된 당의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한다.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고혈당에서는 이러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해 심각한 공복 혈당 증가를 일으켜 평균 혈당보다 더 높은 공복혈당을 초래할 수 있다”며 평균 혈당을 통한 변동성을 이해하고, 평균 혈당과 공복혈당의 차이를 확인하여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환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6-14
  •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우리 몸에 예의를 갖추자
    자연재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들, 깨끗하지 않은 공기, 식품 속 해로운 성분 등 우리 몸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는 환경 변화 속에서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항상성 우리 몸에는 생존을 위해 몸속 화학반응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항상성(homeostasis) 이 존재합니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몸에 해로운 것은 없애고, 각 장기가 제 기능을 하도록 몸속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중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해로운 침입자를 감지해 방어하는 선천적인 면역 시스템이 최전방 방어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인간은 호흡하며 공기 속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산화스트레스, 그로 인한 염증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착한 염증 제거 면역세포들도 있어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몸속 장기가 사용할 에너지원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도 우리 몸은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만약 식사를 제때 하지 않고 불규칙하게 음식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영양소를 되도록 많이 흡수하기 위해 호르몬 분비를 늘리기도 합니다. 또 음식을 너무 적게 먹거나 편식을 하면 몸에 꼭 필요한 영양 성분과 콜레스테롤 합성을 늘려 필요한 것을 더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몸은 생존을 위해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 맞게 몸속 균형을 맞추고자 각 장기와 뇌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도 갑작스럽게 생길 수 있는 뇌혈관질환 몸이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실제적인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집에서 매일 저녁 위스키를 4~5잔씩 마시는 정도의 음주습관 이외에는 특별한 건강 위험이 없던 65세 남성이 갑작스럽게 뇌경색으로 응급 시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입원해 검사를 받던 중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소견도 발견되었습니다. 아무 이상도 없던 이 남성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이 남성의 뇌경색 발생 직전의 병력을 알아본 결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직업상 약간의 움직임이 있어 근육량과 체력도 해당 연령대에서 평균 이상은 되는 분이었습니다. 단지 최근 2~3년간 일로 인해 아내와 떨어져 지내면서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늘고 종종 식사를 거르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뇌경색이 발생하기 직전에는 동생 2명이 모두 췌장암, 간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동생들과 함께 병원에 다니느라 육체적으로도 매우 과로한 상태였습니다. 마음이 많이 상한 환자는 뇌경색 발병 하루 전에 평상시보다 과음한 후 자고 일어나 바로 동생의 병원으로 향하던 중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뇌혈관질환은 이분처럼 만성질환이 전혀 없는 건강한 경우에도 심하게 과로하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50세 이상 검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암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도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자신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다고 답한 경우보다 허약하다고 답한 경우 암 관련 사망위험은 1.5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2.5배가량 높았습니다. 반면 여성에서는 건강상태가 매우 좋다고 한 경우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적었지만,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증가했습니다. 또 체력상태가 좋은 남성이 운동을 과하게 하는 경우 심뇌혈관질환 사망위험이 오히려 약간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 연구 결과와 같이 일반적으로 스스로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거나 체력이 좋은 분 중 정신적·육체적 과로가 동반되는 시기에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체력의 한계를 넘을 정도로 휴식 없이 과로가 반복되는 순간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우리 몸 환자는 뇌경색 진단 후 금주했고, 주 3회 정도 규칙적으로 산에 오르는 등 신체활동을 늘리고, 세끼 식사를 충실히 했습니다. 또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물도 잘 복용했습니다.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해 혈전 예방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수술을 위해서 일시적으로 약을 끊어 재발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암이 있다고 해도 1년 정도 수술치료를 미루게 됩니다. 따라서 환자는 전립선암 수치와 MRI 검사를 통해 추적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놀랍게도 뇌경색 발병 6개월 후 전립선암 검사에서 환자의 혈액 내 전립선암 수치가 정상화되었고, 영상검사에서도 전립선암을 의심할 만한 소견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환자는 물론 의사도 놀라워했습니다. 실제로 임상에서 환자를 볼 때,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폐암 의심 병변이나 황반변성의 초기 병변 등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으로 없어지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환자의 생활습관 변화로 인해 체력이 호전되고 이와 더불어 약물치료로 인해 혈관 건강이 좋아진 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없앤 점 등이 환자의 초기 암 의심 병변을 없앤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건강상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해결할 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휴식과 함께 좋지 않은 생활습관 교정,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초기에는 중증질환으로의 진행을 막고 일부는 완치도 가능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 뇌경색 발병은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생활습관 교정 반면 중대한 질병에 걸렸을 때 그 원인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무시하면,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73세 남성은 세 번이나 폐 선암에 걸려 세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마지막에는 예후가 나쁜 폐암이 발견되어 현재 치료를 반복하고 있지만, 경과가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근에는 중대한 질병의 조기진단이 늘어나고 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중증질환 치료 후 생존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집단을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암 생존자의 이차암 발생 위험은 같은 나이와 성별을 가진 일반인의 약 1.1~1.6배 정도 됩니다. 암 생존율이 높은 국가들에서 이차암은 전체 암 발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미국은 16%, 스웨덴은 8.5%에 이르기도 합니다. 중증질환 경험자에서 다른 중증질환 발생 위험이 다소 큰 이유는 유전적인 원인, 치료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임상적으로는 특히 교정 가능한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비만은 유방암 환자에서 반대편 유방암(1.37배), 자궁내막암(1.96배), 대장암(1.89배)의 위험을 높이며, 흡연은 폐암 환자에서 이차암 발생 위험을 3~4배 높입니다. 이는 심뇌혈관질환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암, 심뇌혈관질환에 이환된 경우에는 흡연, 과도한 음주, 비만 및 당대사 이상(인슐린 저항성), 신체활동 부족, 영양 불균형 등 생활습관을 반드시 교정해야 합니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몸속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하는 우리 몸에 휴식과 함께 좋지 않은 것들을 조금만 없애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글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2년 건강소식 4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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