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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군청 산림과 사람들' 촌각을 다투던 96시간, 우리가 깨어 있었던 91시간
    유정연 합천군 산불담당 주무관 지난달 28일 오후 합천군과 경북 고령군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간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숲(675ha)을 태웠다. 진화를 위해 40여 대가 넘는 헬기가 투입될 정도로 큰 산불이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이 발생한 율곡면 주민들이 연신 고생한다며 지나가는 공무원들에게 손수 만든 곶감, 직접 딴 꿀을 주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산불은 2월 28일 14시 26분 율곡면 노양리 뒷산에서 발생했다. 2월 16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메마른 상태에서 순간최대풍속 7m/s의 강한 남서풍이 불면서 불은 빠르게 번졌다. 산림과 직원들과 산불진화대원들은 28일부터 불이 마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즉시 마을 주변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시설물을 보호하고 30kg이 넘는 물짐을 지고 올라 연기가 피어오르는 현장을 뛰어다니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일반 화재와 달리 산불은 진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 취수원 등 진화 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강풍을 동반하는 밤에는 헬기 진화가 불가능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 야간 진화는 오롯이 투입된 인원들에게만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림은 가파른 산악형으로 즉각적인 접근이 곤란하고 넓게 퍼진 연기와 재로 급변하는 불의 진행 방향에 근접 진화는 아찔한 위험을 동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방공무원이 산불까지 직접 끄는지 알지 못한다. 이번 산불에서도 합천군 산림과 산불 담당자가 중심이 되어 행정안전부, 산림청, 경남도청, 소방서, 경찰서, 함양 국유림 관리사무소, 한국전력, 상하수도, 도로교통, 문화재 관련 부서 등 하루 3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으며 긴박하게 현장과 소통하고 진화작업을 이어갔다. 지난 나흘간 합천군 산림과장을 포함한 25명의 직원들에게 몇 시간의 잠도 허락되지 않았다. 촌각을 다투는 산불 현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오는 연기를 재빨리 파악하고 정확한 곳에 물을 뿌려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한순간도 자리를 비워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불이 나면 가장 먼저 연락을 받고 지도를 보며 헬기를 보낸다. 헬기가 한 차례 물을 뿌린 후 현장에서 직원들이 물짐을 지고 출발한다. 30여 명이 출발하지만 연기가 피어오른 목적지 도착 인원은 10여 명 정도다. 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헤쳐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늦어지는 직원들을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지역에 넓게 퍼진 1,000여 명 넘는 진화작업 동원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세끼 식사와 간식을 챙기는 것 역시 산림과 직원들의 몫이며, 고된 진화작업과 열악한 근무 조건의 불평의 화살받이를 모두 감내하는 것 또한 산림과 직원들의 일이었다. 정대근 산림과장을 비롯한 유정연 산불 담당자와 산림과 직원들이 나흘간 사무실에서,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것은 산림과 직원으로, 산불 담당자로서의 사명감으로 묵묵히 그 책임을 다한 것이다. 이런 내막을 알면 주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감사 인사와 손수 만든 음식들을 전하는지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노력이 소방대원들의 수고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산불을 끄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며 진화작업에 힘썼다. 합천군 800여 명의 공무원, 50여 명의 진화 대원, 400여 명의 사회단체 등 이런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에 우리 모두가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끝으로 모니터 보고 있을테니 눈 잠깐 붙이라는 우리의 권유에 돌아온 산불 담당자의 말에 존경심을 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현장은 추운데 고생이다 아니가 나는 그래도 안에 있지...”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3-06
  • 항공우주청, 서부경남에 유치되어야 하는 이유(상공회의소 회장 서희영)
    스페이스X, 버진 갤럭틱,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에서 민간 우주산업의 시대를 열며 전세계적으로 우주산업의 열기가 뜨겁다. 서희영 상공회의소 회장 반면,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매출액은 3조 9,000억원으로 세계 우주산업시장의 1.1%에 지나지 않으며, 발사체 기술은 미국에 비해 18년 뒤처져 있고, 매년 그 격차는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정책은 연속성이나 장기적인 계획없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진행되었는데, 이는 우주산업을 주도할 전담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에 한발짝 다가서면서 우주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하루빨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항공우주청 설립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항공산업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걸음마 단계의 우주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항공우주청 설립이 필수적인 필요조건이다. 그렇다면 항공우주청의 위치는 어디가 최선인가? 최근 대선 정국과 맞물려 우리나라도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와 같은 항공우주청을 설립해야 한다는 공약이 세간의 이슈가 되면서 대전과 경남의 유치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정치적 논리에 휩쓸려서는 안된다. 정치적 논리보다 국익에 도움이 되고 국가균형발전, 항공우주산업의 시너지효과 창출과 미래성장 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 또, 항공우주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기반이 되는 항공산업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다는 조건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 경남은 항공우주산업 관련 연구 인프라가 가장 발달한 곳이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서 국내 항공우주기업의 60% 이상이 입지해 있으며, 누리호 발사에 기여한 업체의 80%가 경남에 집중돼 있다. 그리고 항공우주산업 중심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내 주요 대학교에는 항공우주 관련 학부 과정은 물론 대학원 과정까지 운영 중이다. 실제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시작이자 미래인 대한민국 대표 항공우주기업 KAI가 있고, KAI를 중심으로 KAI 우주센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우주부품시험센터, 국방기술품질원, 경남TP 항공우주센터 등 항공우주산업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연구․지원 기관이 밀집해 있다.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 종합업체인 KAI는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300여개 기업이 만든 부품 조립을 총괄했으며, 발사체의 기본이면서 가장 어려운 1단 추진체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다. 또, KAI는 군용 완제기부터 항공정비(MRO), 민수 기체구조물 제작까지 국내 항공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주 분야, 도심항공교통(UAM), 메타버스 시뮬레이터 개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 항공우주 신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경남은 항공우주산업을 국가주력사업으로 육성해 대한민국을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최적지이고, 그 중에서도 서부경남에 우주항공청이 설립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21
  • 산불예방 최선책은 주민들의 관심입니다.
    사천시 녹지공원과 산림보호팀장 윤용민 올해도 산불발생이 심상찮다.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연일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우리 도내에서만 벌써 약 20여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경남도 전역의 적설량이 전무한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부터 계속된 겨울 가뭄으로 조그마한 불씨에도 산불로 연결될 수 있는 긴박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원인 제공자를 조사해 보면 대부분이 산불 예방 홍보내용과 조심해야한다는 내용은 알고 있지만, 설마 내가 하는 행동이 산불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안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원인 중 90% 이상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산불의 시작은 자그마한 실수에서 비롯되는데, 주로 ‘논·밭두렁 태우기’와 ‘담뱃불’이 산불의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일부 무관심한 시민들에 의해 산불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5월말까지 약 7개월간의 산불예방 활동에도, 산불예방을 위한 지자체 산림당국의 노력에도 산불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다. 산림·소방당국과 지자체의 각별한 주의와 감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관심이 산불예방의 최선책이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산림 또는 산림과 근접한 100m안 지역의 밭두렁이나 폐기물 소각은 일체 금지해야 하고, 입산이 통제된 지역이나 폐쇄된 등산로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둘째, 취사·야영·흡연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산불 예방이나 감시활동은 특정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우리마을의 산불 예방 감시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산불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또,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지체없이 119나 지자체 산림부서 등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불길은 화마로 이어져 수십년간 가꾸어온 아름다운 푸른 산림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린다. 한순간의 부주의가 큰 산림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항상 불조심을 생활화하고, 늘 조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18
  • 거창군 부군수 김태희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만이라도’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른바 산불 시즌이 도래했다. 봄철 건조하고 따스한 바람이 지속되는 날씨는 추운 겨울 얼어있던 심신에 생기를 불어넣는 손길로 느껴질 수 있지만,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불청객이 될 수 있다. 거창군 김태희 부군수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불 중 60%가 봄철에 발생했다는 것이 산림청 통계이다.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와 청명·한식에는 성묘객에 의한 실화, 정월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행사 등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원인들이 봄철에 몰려있다. 특히, 2~3월은 농번기 이전 농부산물·쓰레기 불법소각, 4~5월에는 따뜻한 날씨로 등산객과 산나물 채취를 위한 입산객들의 증가로 산불 발생 위험이 가장 높다. 또, 산불의 발생원인은 △입산자·성묘객 실화(37%), △농부산물·쓰레기 소각(29%), △담뱃불 실화(5%)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우리군은 산림연접지역의 주택·문화재 등 주요시설물을 보호하는『대형 산불방지 안전공간 조성사업』과 논·밭두렁 무단 소각 방지를 위한 『목재파쇄기를 이용한 농부산물 파쇄 지원사업』을 무료로 지원하는 등 군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고 소중한 산림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각 마을 단위로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실천으로 군민의 산불 예방 직접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거창군의 12개 읍·면에서는 곳곳에 산불감시원을 배치하여 순찰 및 계도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산림보호법』에 의해 산림이나 산림연접지 논·밭두렁 소각, 입산통제구역 무단침입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통해 경각심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법적, 제도적 노력도 군민들의 참여와 의식 개선 없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 군민 모두가 노력하지 않으면 수십 년간 지키고 가꾸어온 거창군의 아름다운 산림이 한순간의 작은 실수로 순식간에 시꺼먼 잿더미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이 ‘나만이라도’ 하는 책임감으로 바뀌어야 한다. 거창의 산림을 거창군민이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는가. 거창군과 거창군민이 하나가 된 마음으로 산불 예방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군의 산불 발생 제로(zero)화 달성도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2-02-09
  • 적신호 켜진 거창 영화관, 전 군민의 관심 절실해…
    거창의 유일한 영화관이 폐관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 제한 등 때문에 자영업자 대부분이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영화관은 정부의 각종 지원에서 배제되어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알고 있다. 문화관광과 실무수습 이아현 주무관 거창의 영화관도 코로나19 이전에 매년 13만 명 이상이 영화를 관람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관람 인원이 75%가 줄어 지금 당장 임대료를 내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거창에서 나고 자란 내게 영화관은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다. 어린 시절 엄마의 손을 잡고 같이 간 중앙시네마에서 본 인생 첫 영화는 <타이타닉>이었다. 일곱 살이었던 나는 금세 잠들어 버려 어떤 내용이었는지 영화에 대한 기억은 없다. 그러나 암실에서 보물찾기 하듯 자리를 찾던 긴장감과 스크린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는 엄마의 젊은 날이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사라진 중앙시네마 앞을 지날 때면 엄마와 함께한 그날의 추억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거창에서 영화관이 사라진 일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도, 부모님이 젊었을 때도 영화관은 없어졌다. 하지만 곧 그 빈자리를 채울 영화관이 생겼고 학창 시절 영화 감상이 나의 취미가 될 만큼 가까이서 문화생활을 즐겼다. 그래서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영화관이 꼭 이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거창군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이 생각은 나뿐만이 아니라 거창군민 대다수가 공감할 거라고 믿는다. 지역에 영화관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거창군민의 문화적 자부심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 군의 유일한 영화관이 사라지게 된다면, 군민들이 상실감을 겪는 것은 물론 다른 지역과의 문화적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 걱정된다. 정부에서는 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영화관이 없는 지역에 작은 영화관 건립 및 운영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금에 대부분 의존해 운영되는 작은 영화관이 현재 거창의 영화관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창에 영화관이 없어지게 되어 영화를 보기 위해 대구나 다른 도시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불편하고 안타깝다.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관이 거창에 앞으로도 계속 존립할 수 있도록 군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많은 거창군민이 연말연시 영화 한 편과 함께 가족과 아름다운 추억도 쌓고, 거창 유일의 영화관 살리기에 동참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1-12-27
  • 함양군 농축산과 농정기획담당 홍중근
    풍요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웬지 여유롭고 낭만스럽게 느껴지는 가을의 수식어다. 함양군청 홍중근 농축산과 농정기획 담당 그러나 산골 오지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벼수확이 한창인 다랭이논에서 벼베기와 타작에 일손을 거들어야 하는 수고로 이 같이 낭만적인 가을의 수식어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었다. 어린시설 온가족이 함께 다랑이 논으로 출동하여 낫으로 벼를 베고, 벼를 세우고, 볏단을 이고 지고 아슬아슬한 논두렁을 타고 산비탈 오솔길을 지나 마당에 모아 타작을 해서 비로소 방앗간에 가서 쌀을 찧었다. 그야말로 아흔아홉번의 손을 거쳐 밥상 위에 올라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다랭이논에서 나온 쌀이 진짜 무공해·친환경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논물은 오염원이 없는 청정한 계곡수를 끌어 쓰고, 기계를 사용하지 않으니 기름 노출 걱정도 전혀 없으며, 귀하고 비싼 농약은 사용할 일조차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지금 이런 다랑이논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된 쌀을 판다면 얼마를 받아야 할까? 아흔아홉번 농부의 정성이 담긴 쌀은 얼마나 큰 값을 받을 수 있을까? 우리 함양군에서는 지리산 아래 ‘마천 도마마을 다랑이논 복원’을 위해 올봄 전통방식으로 모내기를 하고 몇일전 전통방식 벼베기 체험 행사를 실시하였다. 농촌의 고령화와 경제 논리에 밀려 휴경과 타작물 재배로 인해 점차 황금들판의 풍경이 사라져 가는 요즘 다랑이논 한가득 벼가 누르게 익어가는 가을의 풍경이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다운 장관인지 이제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벼 수확에 참여한 도시민 체험자들 역시 층층이 쌓인 다랑이논 한가득 황금 물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10월의 따스한 햇살 속에서 수확의 기쁨을 맛보았다. 모내기와 벼베기는 나에게는 힘든 노동에 불과한 것이었으나 다들 행복한 얼굴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함양군이 2023년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다랑이논 사업을 추진한다면 더 넓은 면적에 더 많은 체험객이 참여하여 아름다운 옛 추억을 되새기며, 우리의 전통농업인 다랑이논도 완벽한 복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오늘은 가을햇볕이 유난히 따갑다. 나는 얼마전부터 건강을 위해 타기 시작한 자전거로 그 시절 아버지가 바지게를 지고 걷던 다랭이논 산비탈 오솔길과 논두렁으로 라이딩을 한다. 다랭이논의 추억과 애환을 생각하며....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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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정부는 “서울표퓰리즘”을 철회하고 약속부터 지켜라!
    윤석열 정부는 “서울표퓰리즘”을 철회하고 <비수도권 권역별 메가시티> 약속부터 지켜라! 더불어민주당 로고 <국민의 힘>이 ‘김포’의 서울 편입을 필두로 ‘서울메가시티’를 내세우며 수도권 1극 체제를 더 공고히 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강서구 보궐선거 패배와 지지율 추락을 만회하기 위해, 마치 도박하듯 이슈를 던지며 각 지역의 국민을 대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입으로는 균형발전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얄팍한 서울표퓰리즘에 매달려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이라는 국가 중대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광역의원모임은 정부여당의 이러한 무책임한 행태를 규탄하며, 현 시점 가장 시급한 대책을 강력하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지방소멸을 막을 마지막 골든타임을 살리는 일에 먼저 역량을 집중하고 과감히 투자하라!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서는 ‘응급 환자’를 살리는 것이 언제나 먼저여야 한다. 2020년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 11.8%밖에 되지 않는 비좁은 수도권에 모여 사는 ‘불균형과 비대칭의 나라’가 되었다. 반면 2023년 2월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중에 소멸위험 지역은 118곳으로 무려 52%가 넘는다. 또한 이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 지방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은 그야말로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이다. 한쪽으로 무게가 쏠린 배는 결국 침몰할 수밖에 없다. 비수도권의 생존은 수도권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정부여당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지방소멸 문제에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 지방 인프라 건설에 과감히 투자하고 지역 청년들이 더 이상 떠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 때, 뜬금없이 ‘메가서울’을 먼저 내세우며 비수도권 유권자들에게 허탈감을 주지 말라. 둘째, 국민의 힘이 문재인정부의 ‘메가시티 정책’을 성급하게 무산시킨 것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권역별 메가시티 건설을 신속히 추진하라. 문재인정부에서는 지역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권역별 메가시티를 현실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반을 갖추었다. ‘특별자치단체’ 구성과 운용에 관한 안을 마련하여 지방자치법 개정을 이뤄냈고, 부울경을 필두로 단계적 절차를 거쳐 ‘특별연합’ 형태로 메가시티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을 단 3개월만에 뒤집어 무산시킨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의 힘 광역자치단체장들과 윤석열정부이다. 지역의 절박함보다 정파적 이익에만 몰두한 정부여당이 ‘다 된 밥에 재를 뿌려 놓고도 천연덕스럽게 시치미를 떼는 모습’을 지난 2년간 똑똑히 지켜보았다. 이제와서 그럴듯하게 ‘지방시대’ 약속을 한다고 해서 이를 믿을 국민은 더 이상 없다. 정부여당이 ‘서울메가시티’를 발표한 후 구색맞추기 식으로 ‘권역별 메가시티’를 다시 내세웠지만 반응이 시큰둥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민의 힘 지도부는 문재인정부에서 준비한 메가시티를 성급하게 무산시킨 것에 대해 먼저 진심으로 사과부터 하기 바란다. 말로만 사과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 정파를 떠나 각 지역 전문가와 메가시티 정책 입안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도록 파격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 한,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정치적 계산과 표퓰리즘을 버리고 부디 거시적 안목에서 ‘권역별 메가시티’ 정책을 신속히 추진하라. 마지막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지방시대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수도권 쏠림 현상과 지방소멸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종합계획을 세웠다’라고 말한 사람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다. 이런 와중에 ‘서울메가시티’ 계획을 띄우는 것은 심각하게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일 뿐 아니라 그야말로 조삼모사격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대통령 본인이 그간의 대혼란을 정리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켜 수도권 과밀로 인한 각종 문제를 해소하고 비수도권과 균형을 맞추는 일이 중앙정부의 다른 어떤 과제보다도 우선되어야 한다. 수도권 행정구역 내에서의 효율과 균형은 서울,경기,인천 자치단체장에게 맡겨도 충분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지도자로서 각 지역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들을 준비부터 갖추기 바란다. 일시적 표퓰리즘이 아닌 제대로 된 균형발전 전략에 따라 행동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3.11.13. 한상현 경남도의원 유형준 경남도의원 류경완 경남도의원 손덕상 경남도의원 김정기 전북도의원 김경숙 경북도의원 손명희 울산시의원 이귀순 광주시의원 장성숙 인천시의원 반선호 부산시의원 서임석 광주시의원 이지영 강원도의원 나광국 전남도의원 김민숙 대전시의원 이자형 경기도의원 현지홍 제주도의원 이병도 서울시의원 김현옥 세종시의원 전창성 강원도의원 박진희 충북도의원 장민수 경기도의원 더불어민주당 광역의원모임 일동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3-11-14
  • 노란봉투법·​방송3법 본회의 통과 환영한다!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이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진보당 로고 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세상, 공영방송이 정권에 의해 더이상 휘둘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이제야 한발짝 다가선 것이다. 진보당은 노란봉투법이야말로 민생법안이고 방송3법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법임을 꾸준히 외쳐왔다. 오늘 두 법안의 가결을 온 마음 다해 환영하는 바이다. 대통령 거부권, 필리버스터 운운하던 여당 의원들은 돌연 본회의에 불참했다. 지금까지의 잘못을 뉘우쳤나 싶었지만 필리버스터를 철회한 여당의 입장을 살펴보니 역시나 아니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오늘 이동관 위원장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국회에 불참했다는 뜻이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사건 아내 표결해야 하는데, 오늘 본회의를 빨리 끝내 탄핵 표결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술수였다. 여전히 국민과 싸우겠다는 여당의 악다구니는 꺾이지 않은 모양이다. 민의에 따라 정치하는 게 아니라 윤심따라 정치하는 여당의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이동관 지키기라는 정략 택했으니 여당은 더이상 노란봉투법·방송3법의 가치를 논할 자격조차 없다. 대통령 거부권 건의할 생각도 말라. 노란봉투법으로 노동권이 보호되고 방송3법으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세상에 이제 여당의 몽니는 통하지 않는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3-11-09
  • 부울경메가시티 버리더니 서울메가시티?
    정부여당에서 ‘서울메가시티, 메가서울’을 언급하면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화두로 던졌다.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단어이기도 하고, 분노와 조롱을 부르는 일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한상현(경남도의원) 대한민국 전체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국정 운영자들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생각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은 거리낌 없이 이슈 한복판에 던지고 있다. 강서 패배와 지지율 추락에 대한 성급한 반작용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우리 국토 면적의 11.8%밖에 되지 않는 수도권에 50%가 넘는 인구가 빽빽하게 모여 살고 있다.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쏠려 침몰 위기에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배를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미 사람과 짐으로 꽉 차 있는 구역을 어떻게 나눌지 ‘방 나누기’에 먼저 몰두하겠다고 한다. 무엇이 우선순위이고 어떻게 해야 국민을 살릴 수 있는지 고민조차 보이지 않는다. 지방의 관점에서 볼 때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든 서울이 김포에 편입되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대책 없고 무책임한 발언들이 오가는 사이 지방의 소멸시계는 빨라져만 가고 지역민들의 삶은 날로 힘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할 뿐이다. ‘메가서울’을 던진 정부여당은 지방을 달래듯 냉큼 ‘지방시대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지방에도 권역별로 7개 메가시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으나,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몇 가지 중요한 이유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3년여 간의 착실한 준비절차를 거쳐 추진하던 부울경메가시티를 억지논리로 단번에 뒤집은 것은 윤석열정부와 국힘 자치단체장들이다. 어느 정부가 추진하든간에 메가시티 조성에는 법적, 행정적 절차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정성들여 쌓아온 시간을 단숨에 짓밟을 수 있는 사람들임을 보여준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말로만 다시 지방메가시티를 추진한다는 약속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2· 지난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윤석열 대통령은 김경수도정에서 추진해 온 특별연합 형태의 부울경메가시티를 긍정적으로 수용하였고 초광역발전을 지향한다고 여러 차례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어느새 그 단어는 국힘과 대통령에게서 멀어졌다. 본인들 입으로 말한 것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키지 않은 일이 비단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렇게 뒤집어놓고 엉뚱하게 ‘서울메가시티’를 주장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뻔뻔하다,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3· 양쪽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비교적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경북 ‘군위’의 ‘대구’ 편입도 3년이 걸렸다. 연합 체제의 메가시티를 버리고 신속히 행정통합을 이루겠다던 경남 박완수 지사의 계획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던진 ‘메가서울’이 N년 후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동안 보여준 무책임한 모습으로 볼 때 다음 정권으로 넘기거나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이번 일을 보면 정부여당이 ‘메가시티’의 개념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가시티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권, 생활권 형성’이다. 선심 쓰듯 행정구역으로 편입시켜 주거나 무조건 합병하는 것은 메가시티 취지와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서울이 서울 인접 도시를 편입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연구도 안 된 상태’임을 지적한다. 이미 연구가 충분히 진행된 부울경메가시티도 무시한 정부인데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윤석열 정부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국민의 절반은 지방에 살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여기저기 함께 메가시티를 추진한다’라는 말 자체가 결국 지방을 버린다는 말을 의미하게 된다. 수도권 인구 집중을 분산시키고 지방을 살리는 것이 먼저다. 전국 최초로 출범을 앞두고 있던 부울경메가시티 약속을 지키는 것이 먼저다. 이미 ‘큰 곳’을 ‘더 크게’ 만들고 상대적으로 ‘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지방을 구색 맞추기로 이용하지 말라. 함부로 던진 ‘서울메가시티’를 당장 철회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균형발전을 고민해 줄 것을 촉구한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3-11-02
  • 의령군의회 입장문
    김규찬 의령군의회 의장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그리고 30만 내외 향우 여러분! 지방의회는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의거 구성되는 지방자치단체 주민의 대의 기관입니다. 즉 의회는 주민의 의사를 대표하고 입법을 담당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를 근거로 의회는 지난 2월 환경오염 사건을 인지하여 청정 의령을 지키기 위해 관련 사건을 실마리를 풀기 위한 행정사무조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사건진상파악에 나서 잘못된 사항은 바로 잡고 의령군의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 후대에게 깨끗한 의령을 물려주고 싶고, 다시는 심각한 환경오염이 의심되는 사건이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회와 집행기관과의 업무적인 갈등국면이 지속되어왔으나, 의령군 원로들과 사회단체의 중재로 2023년 10월 7일 의령군 노조와 의령군 상생 발전을 위한 합의를 하였습니다. 군민 여러분과 향우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늘 관심을 가지고 의령군의회를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9대 의령군의회는 군민을 위한 의회임을 잊지 않고 언제나 군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치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애정을 가지고 때로는 쓴소리로 꾸짖어주시고, 군민여러분의 따뜻하고 넓은 아량으로 지켜봐 주십시오. 존경하는 군민 그리고 향우 여러분! 군민 속으로 한발 더 소통하는 의회가 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며, 집행기관과도 상호 신뢰와 존중을 토대로 의정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저희는 의령군민을 위해 존재하는 의령군의원이며 의령군의회입니다. 군민의 말씀 하나하나 새겨듣고 더 발전하는 의회가 되겠다고 약속드리며, 의령군민과 의령군의 발전만을 위하여 의정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3-10-08
  • 민주당 탓이라고 덮어씌우면 지역 난제가 해결되는가?
    용산의 힘과 여의도 논리에 지역 정치가 언제까지 종속되어야 하나 경남도의회 한상현 의원 지난 3일, 경남지역 산업계·학계·시민단체 등이 연대하여 발족한 '우주항공청 설치 범도민 추진위원회'가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 촉구를 위한 범도민 궐기대회'를 열었다. 국민의 힘 소속 박완수 도지사와 김진부 도의회 의장 등 지역 정치인들도 참여한 대규모 행사였다. 거두절미하고 민주당 경남도의원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린다. 경남도민들의 간절한 바람인 우주항공청 설치는 여야 막론하고 지역 정치인들이 심혈을 기울여 노력해 왔던 과제다. 한쪽이 찬성하고 한쪽이 반대하는 문제가 아니며, 특별법 통과 역시 한마음 한뜻으로 기다리고 있는 일이다. 지역 문제만큼은 전 정부 탓, 상대 정당 탓을 하지 말고 정쟁을 벗어나 협력하자고 간절하게 외쳐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그것도 교묘하게 ‘민주당 탓’으로 밀어붙이려는 구호의 등장에 분노와 답답함을 표하지 않을 수 없으며,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도민들께 간략하게라도 실체를 알려야 할 의무감을 느낀다. ‘우주항공청’은 결코 특정 정당만의 공약이 아니었다. 대선 전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모두 우주항공청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2023년 4월 이재명 민주당대표는 사천시장과 만나 특별법 제정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 이전 문재인 정부 때부터 김경수 전 지사는 경남 사천을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했고, 2021년 5월 '경남 우주산업 클러스터 육성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에 참석했던 주요 인사들의 명단을 보면 지난주 궐기대회 참석자들과 상당히 겹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민주당은 표를 얻을 수 있는 텃밭이냐 아니냐를 따지지 않고 ‘지역균형발전’을 가장 우선적인 가치에 두고 편견 없이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와 같은 과정을 볼 때, 경남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중앙당이 사천 우주항공청 특별법 자체를 반대할 리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국회에서 벌어지는 공방의 실체를 똑똑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미 여러 곳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번 일은 ‘용산을 향한 충성 경쟁’에서 벌어진 일이다. 앞뒤 맥락 없이 언플 공세를 하고 가짜뉴스까지 동원하여 민주당에 뒤집어씌우려 한 사람은 바로 국민의 힘 소속 과방위원장 장제원 의원이다. 장 의원은 느닷없이 ‘사퇴 쇼’를 하며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식으로 혼자 흥분을 하더니, 일방적으로 의사일정을 통보하고는 ‘민주당이 협조 안 한다’라고 억지를 부렸다. 법안 통과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안건조정위원회’ 절차도 계속 방해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안건들과 엮어서 시간을 끌고 있는 것도 장제원 의원 쪽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일동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 2가지 참고) 1) 2023.7.25. 국민의 힘의 X맨 장제원 의원은 쇼하지 말고 사퇴하라 http://www.tnetimes.kr/news/view.aspx?serial=99567&m_code=MC09&s_code=&s_code2= 2) 2023.7.26. 과방위 파행 관련 기자회견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174712 더 안타까운 것은 바로 우리 지역 국민의 힘 정치인들의 태도다. 억지스럽고 알맹이 없는 정치쇼에 지역 정치가 그대로 끌려가면서, <기승전 민주당 악마화>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진심으로 우주항공청에 관심이 있고 경남 경제 살리기에만 힘을 쏟으려 한다면, 다수당인 민주당이 입법에 협조할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굳이 정치적 싸움에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 궐기대회에 참여한 모든 지역 인사들께 강력히 요청드린다. ‘윤핵관 자리 지키기’에 우리 지역 문제가 이용되거나 지역의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 상대를 악마화하면서 공을 세우는 방식에는 단호하게 일침을 놓아주시기를 바란다. 대화와 타협으로 지역을 살릴 길이 충분히 열려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대변인 한상현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3-09-06
  • 경남도의회 박성도 도의원, 배달음식점 다회용품 사용 권장, 인센티브 정책 서둘러야!
    배달의 민족은 목적물을 은밀하고 신속하게 목적지에 도착시켜야 한다. 이는 전장에서 다뤄야 할 절대수칙이다. 우리사회는 이제 1회용품 사용으로 환경적 재앙에 맞닿아 있어 거의 전쟁터나 다름 없을 것이다. 경남도의회 박성도의원 그저께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배달주문 하였는데, 1회용품에 담긴 음식수가 4개였다. 4명이면 16개고 10명이면 40개인 것이다. 배달음식을 주문하면 보통 이 이상 1회용품이 사용된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음식이 늘어나면서 1회용품 사용도 늘어나고 아울러 재활용 되지 않는 쓰레기성 플라스틱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경험하고 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대응은 너무 느리고 이기적이다. 나 혼자만이라면 별일 아닐 것이나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이다 보니 너무 쉽게 잊혀지는 것 같다. 1회용품을 줄이고 리사이클링 운동이 한창이나, 생활속에서 넘쳐나는 1회용품은 절대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편리성을 따르자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여겨진다. 환경캠페인도 중요하지만 1회 용품 사용업주가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적극 동참하게 하는 인센티브도 중요하다 보여진다. 배달음식점의 경우 1회용품 커피 사용보다 훨씬 많은 용품이 필요하다. 따라서 배달음식점주에게 다회용품을 사용토록 권장하되 이에 대한 행정적 보조가 필요하다 본다. 예컨대 다회용품 구매에 대한 지원이나 다회용품 회수에 따른 배달비 지원등이 골자라 본다. 그렇게 된다면 업주는 1회용품 구매원가를 절약할 수 있고 배달업체를 이용함으로써 연관산업 발전을 기하면서 환경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경상남도 1회용품 사용 저감 지원 조례」의 활성화를 도모할 때이다. 비오는 날! 무더운 날! 찬바람이 싫어질 때! 배달음식 주문 시, 환경문제가 머릿속에 떠올라 입맛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한번쯤 생각해야 할 생활실천 의지의 문제인 것이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3-08-12
  • 지리산 마천면사의 위엄!
    지리산 마천면사의 위엄!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 장 원 정말 놀랐다! 지리산 마천면사(馬川面史)를 보는 순간, 소박한 면지(面誌) 정도를 생각했던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표지 장정(裝幀)에서부터 거의 1천 쪽에 이르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세상에 이 정도 수준의 면사가 대한민국에 있었단 말인가! 필자의 업무 특성상 전국의 농촌을 다니면서 많은 자료들을 보게 되는데,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면사는 보지 못했다. 솔직히 웬만한 지역의 군지(郡誌)나 군사(郡史)보다 더 멋있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런 면사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을까 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간 마천면장이나 총무계장을 비롯한 관계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고, 또한 무엇보다 문호성 편찬위원장을 비롯한 편찬위원들, 그리고 마천면민들의 노고도 컸을 것이다. 필자가 마천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보는 내가 다 뿌듯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마천의 역사, 인물, 문화, 농업 들 지역의 서사(敍事)를 기술한 것도 좋았지만, 지리산의 중심인 마천의 생생한 생태 현황을 포함시킨 것도 아주 좋았다. 이런 자료는 마천면민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리산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내친 김에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이 압권인 함양군의 다른 9개 면에서도 빨리 이런 면사가 나왔으면 좋겠다. 아직 안 만들어졌다면 말이다. 그리고 이 면사가 바로 지난 달에 출간되었다 하는데, 이런 뛰어난 결과물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물론 누구보다도 마천면민들이 이 책의 내용을 속속들이 잘 알게 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자랑스럽고도 가치있는 지적자산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른바 지방소멸시대이다. 아니 어쩌면 지방멸종시대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확(的確)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정부에서 정한 지방소멸지역은 기초지자체로 보면 전국에 89곳이고, 면 단위로 본다면 대략 1,000곳 내외에 이른다. 그런데 사실상 군단위 사업계획으로 지방을 살리기는 쉽지 않다. 각각의 지역특성을 세부적으로 살릴 수 있는 면단위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필자는 올 초 마천초등학교에 1학년 신입생이 없다는 기사를 보고 정말 놀란 적이 있다. 아니 마천면이 어떤 면인가? 대한민국의 영산(靈山)인 지리산의 백무동과 칠선계곡을 품고 있는, 정말 엄청난 서사와 생태환경을 갖고 있는 참으로 유서깊은 지역 아닌가? 그런데 초등학교에 신입생이 없다니? 그야말로 마천면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이다. 마천을 살리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천의 지역적 특성을 제대로 살려낸 지방소멸대응 계획을 세우면 충분히 마천면이 이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 이렇게 하는데 지리산 마천면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다시 한번 마천면사의 발간에 부쳐 찬탄과 아울러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3-07-26
  • 산신령이 알려준 함양산삼축제
    이노태 함양산삼축제위원장 올해 함양산삼축제가 지향하는 것은 ①“저탄소 친환경축제”, ❷“3대무(3大無)축제”, ❸“절감한 비용을 군민에게 돌려드리는 축제”,④“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세대가 참여하는 축제”, ⑤”탄소중립 기금마련을 위한 소망등 판매“ 무엇보다, ⑥“함양군이 대한민국의 산삼유통단지로 나아가는 데 탄력을 주는 축제“, 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순서대로 연재)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한 함양산삼축제는 “3대무(3大無)축제”를 지향한다. 거기에서 “절감된 비용은 군민에게 돌려드리는 축제”가 되도록 할 것이다. 일정규모의 축제는 그에 상응하는 일정규모의 비용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줄이거나 없애려고 하는 세 가지 큰 것은 대형구조물(천막), 대형무대, 대형이벤트이다. 외형도 중요하지만 실속을 차린다는 이야기다. 우선 대형구조물(천막)을 설치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 시설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날씨에 상관없이 전시판매장이나, 식당을 운영하는데 편리하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규모만큼 설치운영비가 막대하게 소요된다. 또한 상림의 주변경관을 가리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흉물이 될 수도 있다. 함양산삼이 가지고 있는 신비함과 자연스러움은 축제장을 둘러싸고 있는 상림과 필봉산 등 자연환경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돋보인다. 자동차로 가득 찬 도로와 매연, 하늘을 가린 빌딩숲에서 숨막히다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제대로 된 함양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다음은, 대형 무대를 설치하지 않을 계획이다. 메인무대는 고운광장에 있는 기존 원형무대를 활용하려고 한다. 플라스틱이나 철재 대신 목재를 이용한다. 무대는 축제장을 구성하는데 있어 가장 크게 차지하는 시설물 중 하나이다. 사람들은 무대가 작아지면 축제도 작아지거나 내용물도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축제전문 업체에서는 트러스라는 철제구조물로 무대를 조립하기 때문에 비용이 절감되고 편리하다고 주장한다. 필봉산과 최치원역사공원의 아름다운 배경을 훼손하는 철제무대를 대신한 목재무대를 선보일 것이다. 다음은 특정 장르에 편중된 무대공연을 대신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많은 군민들과 방문객들은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절감한 비용은 군민에게 돌려드리는 축제로 만들겠다. 산삼축체는 일반 문화예술축제가 아니라 소득을 위한 산업형 축제이다. 산삼농가와 특산물 등을 판매하는 분들 중에서는 행사기간 동안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번 축제에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물론 시장원리에 맡겨놓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 참여하는 농가들이 힘들어 하는 부스임차비용을 대폭 줄일 것이다. 축제장에는 군민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어야지, 비용부담이라는 벽 이 있으면 축제의 품질은 떨어지기 마련이라 생각한다. 절감한 비용 일부는 축제장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권을 적극 활용하여 구매가 많이 일어나도록 할 것이다. 판매자도 방문객도 만족하는 축제가 될 수 있다면, 함양산삼축제가 진정한 산업형 축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형시설물을 설치하고, 축포를 터뜨리고, 요란한 소리를 내야 잘된 축제라고 평가하지 말자. 군민 스스로가 참여해서 실속을 채워가는 함양산삼축제가 되기를 기원한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3-07-01
  • 산신령이 알려준 함양산삼축제
    이노태 함양산삼축제위원장 올해 함양산삼축제는 “함양에서 힐링을 산삼으로 건강을” 주제로 9월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 함양상림에서 열린다. 축제는 지역을 알리는데 빼놓을 수 없는 방법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지난 2021년 세계함양산삼엑스포를 개최하기도 했는데, 2003년부터 산삼을 소재로 산업형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아 함양산삼축제도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는 해이다.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영약으로 불리는 산삼은, 희귀성과 뛰어난 약성으로 인해 전설이나 옛날 이야기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가끔 산삼을 발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는 하지만, 천종산삼이라고도 불리는 자연산삼은 지금도 일반인들은 감히 구할 수 없고 먹을 수 없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산에서 자라는 산삼의 생육환경을 사람이 만들어 생산하는 삼을 “산양산삼”이라고 하는데, 농업을 주된 산업으로 하면서도 영농여건은 수월하지 않은 함양군이, 2000년초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선택한 것이 산삼이었고, 대한민국의 산삼유통단지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정하면서, 산삼축제를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산삼의 함양화를 추구하고 있다. 산삼축제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보니, 관심 있는 분들께서 좋은 의견과 충고를 많이 해 주신다. 축제는 지역민 전체가 참여하고 지역의 자원을 총 동원하여 사방팔방에 지역을 자랑하는 자리이다. 위원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우면서도 군민들이 같이 만들어 간다는 생각을 하니 든든하기도 하다. 올해 함양산삼축제가 지향하는 것은 '저탄소 친환경축제', '3대무(3大無)축제', '절감한 비용을 군민에게 돌려드리는 축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세대가 참여하는 축제', '탄소중립 기금마련을 위한 소망등 판매' 무엇보다, '함양군이 대한민국의 산삼유통단지로 나아가는 데 탄력을 주는 축제', 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평생 삼을 캐는 것을 업으로 사는 사람들인 심마니들에게도 산삼은 산신령이 점지해야 한다고 했다. 죽어가는 사람도 일어나게 한다는 효능 때문에 산삼을 발견하게 되면 정성을 다해 절을 올렸다고 한다. 귀한 산삼을 만날 수 있는 곳 함양, 그래서 오시기만 하면 모두가 귀한 분들이 되는 함양, 함양군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이야기를 들려드리겠다.
    • 뉴스
    • 사회
    2023-06-15
  • 박완수 지사의 옹졸한 리더십, 국가기념행사를 반쪽 행사로 만들어
    박완수 지사의 옹졸한 리더십, 국가기념행사를 반쪽 행사로 만들어 더불어민주당 한상현 도의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에서 경남의 역할은 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이 매우 크다. 자랑스러운 우리 경남이 ‘부마 민주항쟁’으로 불씨를 당기고 그것을 ‘5.18 민주화 운동’이 이어받아 ‘6월 민주항쟁’으로 결실을 이뤄내게 되었다. 특히 6.10 민주항쟁은 엄혹했던 군부독재 체제를 청산하고 직선제,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 시대로 나아가게 되는 출발점이 되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3.15의거, 부마 민주항쟁, 그리고 6.10 민주항쟁까지 대한민국의 민주화의 산실이 바로 경남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36주년 6.10 민주항쟁 국가기념식 행사에 박완수 지사는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행정부지사조차도 보내지 않았다. 야당 인사 뿐 아니라 창원 시장을 포함하여 여당 인사들도 속속 도착했지만 역시 박완수지사는 보이지 않았고 행정부지사역시 보이지 않았다. 박완수 지사와 경남도는 1987년 6.10 민주항쟁이 헌정 체제의 산물이자 지방 정부가 존립하게 된 근본임을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그냥 모른 척하거나 잊고 싶은 것인가? 소속 정당인 국민의 힘 강령에도 ‘민주주의’라는 말은 분명히 등장하며, 이는 결코 특정 정권이나 정당에 한정된 단어가 아니다. 추측건대 최근 일련의 사건을 핑계로 한 용산의 입장이나 여의도 정치에서 벌어진 일들이 박완수 지사의 옹졸함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중앙의 정치를 그대로 따라가는 비겁한 모습들이 하루 이틀은 아니었으나, 이번 사건은 보수진영 대형 신문사들도 행사 불참에 대한 정부의 옹졸함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을 만큼 잘못된 조치였다. 그런데 박완수 지사는 경남의 지사로서 경남을 위한 판단을 하지 않고, 그저 수동적으로만 끌려간 것이다. 설사 정치적으로 중앙의 눈치를 본다 하더라도 ‘경남’과 관련된 국가기념행사의 격에 맞게 부지사라도 보냈어야 한다. 지사의 부재 시 행정부지사가 참여하는 것이 상식인데도 지난 제43주년 부마민주항쟁 때와 같이 부서국장을 참여시켰다.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자기 부정이나 다름 없다. 경남도지사가 경남의 민주 행사를 부정하는 것은 경남인으로서도 자기 부정이다. 이번 조치는 그야말로 자기 부정의 결정체이자 편협하고 옹졸하기 그지없는 행위였다. 박완수 지사에게 묻고자 한다. 자유 민주주의가 한쪽 진영만의 것인가? 수많은 이들이 지키고자 애써온 민주주의가 특정 정당을 위한 것인가? 지방정부의 수반으로서 더 성숙하고 포용력 있는 태도를 보일 수는 없는가? 마찬가지로 관련 공무원들 역시 책임을 통감하기를 바란다. 지사가 불참했다면 행정부지사가 상식적으로 참여해야 함을 잊지 말고 직언을 했어야 한다. 공무원이 도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오직 도지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박완수 지사는 기필코 경남도민에게 사과하길 바란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정치체제의 출발점이 되는 6.10 민주항쟁은 그 어떤 정치적인 논쟁도 필요 없는 대한민국의 역사이고 경남의 역사이다. 보수도 진보도 반드시 기억하고 의미를 살려 나가는 것이 미래를 위한 길인 것이다.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면 침몰하기 마련이다. 하늘의 새 역시 양쪽 날개로 날아야 한다. 한쪽 날개로 나는 새는 곧 추락함을 모르는 것인가? 자랑스러운 경남의 대표, 지방정부의 리더라면 통합과 화합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겠는지 부디 숙고하길 바란다. 박완수 지사의 응답과 행동을 지켜보겠다.
    • 칼럼.기고.기자수첩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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